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김도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첫 2018 남북정상회담이 판문점 남측 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27일 개최된다.

두 남북 정상은 이날 오전 9시30분께 판문점 군사분계선 위에서 처음 마주하는 정치 이벤트를 전 세계에 생중계하는 주인공이 됐다.

김 위원장은 북한 최고지도자로 6ㆍ25 전쟁 이후 남한 땅을 처음 밟았다.  그는 판문점 북측 판문각에 도착,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T2)과 소회의실(T3) 건물 사이로 난 폭 4m의 길을 따라 남북 분단의 상징인 군사분계선(MDL)을 도보로 통과했다.  이 광경은 전 세계에 TV로 생중계됐다.

의장대 사열을 포함한 공식환영식은 오전 9시40분부터 시작됐다.

우리 정부는 2000년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방북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인민군 의장대 사열을 한 바 있다. 이에 대한 답례로 남측 지역의 자유의 집과 평화의 집 사이, 판문점 광장에서 우리 국군 전통의장대 사열을 약식 진행한 것이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육ㆍ해ㆍ공군 의장대 사열을 사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장소가 협소하고 인력 배치에 대한 한계로 국가연주나 국기게양, 예포발사와 같은 의전은 생략됐다.

의장대 사열 후 두 정상은 양측 공식수행원들과 인사를 나눈 후 평화의 집으로 이동했다. 1층에서 김 위원장은 준비된 방명록에 서명을 하고 문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했다.

양 정상은 접견실에서 사전환담을 나눈 뒤 평화의 집 2층에 동시 입장해 정상회담을 오전 10시30분부터 진행한다.

회담장 면적은 대략 16m×10m 크기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타원형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게 된다. 두 정상 간 거리는 2018년을 상징하는 2018mm다. 두 정상이 앉을 의자 등받이의 한반도 지도 문양에는 제주도와 울릉도, 독도까지 표기했다.

회담장에 전시된 그림은 한라산 그림이었지만, 신장식 작가의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으로 바뀌었다.

오전 회담 종료 뒤 양측은 각자 오찬을 갖고 휴식을 취할 것으로 전해졌다. 오전 회담 후 양측이 개성으로 이동해 오찬을 갖는 파격적 행보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이번 1차 회담에서는 양측 따로 점심을 하면서 오후 일정을 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만찬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신안 가거도의 민어와 해삼초가 활용된 '민어해삼 편수',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 봉화마을에서 오리농법 쌀로 지은 쌀밥도 상에 오른다.

문 대통령이 유년 시절을 보낸 부산의 생선요리인 '달고기 구이'와 정주영 회장의 '소떼 방북'으로 유명한 서산목장 한우로 만든 한우 숯불구이도 차려질 예정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유년시절을 보낸 스위스 음식인 '뢰스티(감자전)'와 평양의 대표적 식당인 '옥류관' 냉면도 만찬 메뉴에 오를 예정이다. 이를 위해 북한은 회담 당일 평양 옥류관  수석요리사를 판문점으로 파견했다. 만찬주로는 '면천 두견주'와 '문배술'이 선정됐다.

오후에는 남북 정상의 공동 기념식수 행사와 산책도 예정돼 있다. 양 정상은 '평화와 번영'을 상징하는 소나무를 심을 예정이며, 식수표지석에는 '평화와 번영을 심다'라는 문구와 함께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서명이 포함된다.

공동식수를 마친 두 정상은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까지 친교 산책을 하면서 담소를 나눌 예정이다. 도보다리는 정전협성 직후 중립국 감독위가 판문점을 드나들 때 동선을 줄이기 위해 판문점 습지 위에 만들어 유엔사에서 '풋 브리지(Foot Bridge)'로 명명했다.

이어 오후 공식 회담이 진행되고 두 정상은 합의문에 서명한 후 이를 발표할 예정이다.

저녁 6시30분부터는 양측 수행원이 참석하는 환영만찬과 환송행사가 평화의 집 3층 연회장에서 열린다.

남측 수행원으로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장관, 정경두 합참의장 총 7명이 참석한다.

북측의 수행원은 총 9명이다.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 1부부장을 포함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영철 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최휘 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국가체육지도위원장, 리수용 당 중앙위 당 중앙위 국제담당 부위원장, 리명수 총참모장, 박영식 인민무력상, 리용호 외무상,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배석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배석자 수는 북측과 협의해 최종 결정될 것"이라면서 공식 수행원 규모는 유동적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김 위원장의 부인 이설주 여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정상회담 등 공식 일정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저녁 만찬에 비공식 참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리설주 여사 참석 시 김정숙 여사와 사상 첫 판문점 내 남북 '퍼스트레이디' 회동이 성사될 지 여부도 주목된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26일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이 다음 날까지 연장될 경우를 대비해 개성에 김 위원장 숙소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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