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전광판에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만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악수하는 모습이 생중계되고 있다.(사진=뉴시스)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전광판에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만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악수하는 모습이 생중계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 이미 남북한은 2007년 10·4 정상선언을 통해 “현 정전체제를 종식하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지역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는 노무현 대통령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태였고, 다음 정부인 이명박 정부는 10․4선언에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남북관계 악화와 함께 2009년에 북한이 제2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종전선언’ 추진 합의는 곧 파기되었다.
 

그런데 2017년 7월 문재인 대통령은 베를린에서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구조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종전과 함께 관련국이 참여하는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다시 ‘종전’에 대한 논의를 부활시킨 것이다.

하지만 2017년에만 해도 북한의 계속적인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실험으로 ‘종전’에 대한 논의는 더 이상 진전되지 못했다.
 

그러다가 올해 김정은 위원장이 한국과 미국에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하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종전선언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임으로써 10․4정상선언에서의 종전선언 추진 합의가 다시 탄력을 받게 되었다.

지난 4월 1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사람들은 한국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걸 깨닫지 못한다”며 “그들(남북한)은 (한국전쟁) 종전 문제를 논의하고 있으며, 나는 이 논의를 축복한다. 이 논의를 정말로 축복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다시 지난 4월 19일 언론사 사장단과의 오찬에서 “65년 동안 끌어온 정전체제를 끝내고 종전선언을 거쳐 평화협정의 체결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국무부도 지난 19일(현지시간) 6·25전쟁 정전협정에 대한 공식적 종식을 지지한다고 밝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7일 언급한 ‘남북한 간 종전논의’ 지지 입장을 공식적으로 재확인했다.
 

이처럼 문재인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거쳐 평화협정의 체결로 나아가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고 미국도 종전선언 논의에 긍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어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는 앞으로 비핵화의 진전과 함께 남북미중이 ‘종전선언’을 추진하는 방안에 대한 의지 표명 정도가 공동선언문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향후 북미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포괄적 합의가 이루어지고 북한의 핵무기 폐기가 상당히 진전되면 평화협정 체결 전에 남북미중 정상이 한반도에서 만나 종전선언을 하는 방안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향후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면 올해 다시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논의가 더욱 진전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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