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노은지 편집 자문위원/KBS 기상 캐스터] 요즘 일교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오늘도 한낮엔 25℃ 안팎까지 오르겠습니다. 마치 초여름 같은 날씨에 낮엔 반소매 옷차림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인데요. 하지만 아침, 저녁엔 여전히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침과 낮의 기온차가 15℃ 가량 크게 벌어지는 만큼 얇은 겉옷을 챙겨 다니셔야겠습니다.

 큰 일교차가 반가운 곳이 있습니다. 이맘때면 세작(細雀)을 만드는 손길이 바쁩니다. 세작은 입하(立夏) 전후에 수확하는 찻잎으로 만드는 차인데요. 잎이 참새 혀 같이 생겼다고 해서 작설차라고도 불립니다. 

 차는 잎을 따는 시기에 따라 이름이 달라집니다. 곡우 절기(양력 4월 20일 경) 이전에 수확한 잎으로 만드는 걸 ‘우전차’라고 부르고요. 입하 절기(양력 5월 5일 경) 전후에 수확한 입으로 만드는 걸 ‘세작’, 세작 이후 5월 중순의 잎으로 만드는 걸 ‘중작’, 5월 하순 무렵에 딴 잎으로 만드는 걸 ‘대작’이라고 부릅니다.

 어린 찻잎으로 만들수록 고급차로 꼽히는데요. 일찍 수확할수록 떫은맛이 덜하고 감칠맛이 나기 때문입니다. 수확 시기가 늦어질수록, 햇빛을 많이 받을수록 감칠맛을 내는 성분은 줄고, 떫은맛을 내는 성분이 많아지는데요. 입하를 앞두고 있는 요즘, 차 농가는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맛있는 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잎을 따는 시기도 중요하지만 차나무가 자라는 기후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차나무가 잘 자라기 위한 필수조건은 안개와 큰 일교차입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차밭으로는 경남 하동과 전남 보성, 제주도가 꼽히는데요. 이 곳의 공통점이 바로 안개와 큰 일교차입니다.

하동 녹차 재배지를 보면 뒤로는 지리산이 있고 앞으로는 섬진강이 있습니다. 이렇게 계곡이 깊고, 하천이 있으면 안개가 자주 끼고 일교차도 크게 벌어지는데요. 천혜의 자연 조건을 갖춘 하동 녹차는 지난 2015년 국가 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됐고요. 올해는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이맘 때, 차 밭의 풍경도 아름답죠. 초록 차밭은 데이트 코스로 꼽힐 정도인데요. 차밭 축제도 개막을 앞두고 있습니다. 보성 다향축제는 다음달 18일부터, 하동 야생차문화축제는 19일부터 시작됩니다. 끝없이 펼쳐진 차밭을 제대로 즐기려면 날씨가 따라줘야 할 텐데요.

내일 근로자의 날(1일)엔 전남과 경남, 제주도엔 낮부터 비가 내리겠고 수요일(2일)엔 전국에 비가 내리겠습니다. 비가 내리면 때 이른 더위도 수그러들겠는데요. 주 후반엔 다시 맑고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겠습니다. 올봄엔 푸르른 녹차의 매력에 한번 빠져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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