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인천공항 1터미널 내 면세점을 이용하는 승객들의 모습(사진=뉴시스)
지난 13일 인천공항 1터미널 내 면세점을 이용하는 승객들의 모습(사진=뉴시스)

[뉴시안=김지형 기자] 국내 면세업계 '빅3' 롯데ㆍ신라ㆍ신세계가 인천국제공항 제1 여객터미널(T1) 면세점 입찰을 두고 격돌했다. 국내 면세점 점유율 부동의 1위를 지켜 온 롯데면세점과 호텔신라, 신세계면세점의 싸움이 치열해 질 전망이다.

이번 입찰은 롯데의 사업권 조기반납으로 실시된다. 결과에 따라 국내 면세점 판도가 바뀔 수 있어 상위 업체 간 피 튀기는 싸움이 예고되고 있다. 사드(고고도미사일체계ㆍTHAAD) 보복조치에 따른 면세업계 수익악화 후폭풍이 향후 면세점 순위 변동으로까지 이어질지 시장의 이목이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 쏠리고 있다.

지난 4월 20일 인천공항공사가 진행한 제1터미널 면세점 사업권 입찰설명회에는 호텔롯데면세점, 호텔신라, 신세계디에프, 한화갤러리아, 현대백화점 면세점, HDC신라, 두산, 듀프리모나스쥴리코리아 등 9개 업체의 34명이 참석했다. 듀프리모나스쥴리코리아는 세계 1위 면세점 스위스듀프리의 자회사다.

지난 2월 롯데면세점은 제 1터미널의 일부 면세점사업권 포기를 선언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롯데 측은 면세점 산업의 위기 상황을 고려해 임대료를 최소보장액이 아닌 품목별 영업요율로 책정해달라고 인천공항공사 측에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롯데면세점은 제 1터미널 4개 사업권 중 주류ㆍ담배사업권(DF3)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사업권인 향수화장품(DF1), 피혁ㆍ패션(DF5), 탑승동 전품목( DF8)의 사업권 반납을 결정했다.

롯데면세점은 당시 면세사업자는 전세사업기간 5년의 절반이 지나면 계약해지를 요구할 수 있다면서, 위약금 1870억원을 납부하고 사업권을 조기 반납키로 했다.

인천공항공사는 롯데가 반납한 3곳의 사업권을 DF1과 DF8을 통합한 구역, DF5 구역 등 2곳으로 재구성해 입찰을 진행키로 하고 사업자 선정 입찰공고를 지난 4월 13일 게시했다.

하지만 롯데면세점은 사업권을 조기 반납한 뒤 한 달 만에 재도전 하겠다는 의사를 공식화했다.

롯데면세점 장선욱 대표는 지난 18일 서울 잠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2018 롯데 HR 포럼행사'에서 인천공항 1터미널 사업권 조기 반납으로 심사에서 일부 감정을 받지만, 이를 감안하고 입찰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내비쳤다.

이번 사업권은 오는 7월부터 5년간 신규계약으로 이뤄지고 임대료 최소보장액은 롯데가 지난번 입찰에 참여했던 2014년보다 30~48% 가량 낮아질 전망이다.

또한 롯데가 재입찰에 성공하면 국내 면세업계 1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점도 이번 재입찰 도전의 이유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5월 계약이 성사되면 7월부터 영업이 가능할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롯데ㆍ신라ㆍ신세계 빅 3중 한곳의 선정이 유력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롯데가 중도 계약해지를 한 상태여서 신라와 신세계가 최종 경합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잇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제 1터미널 2개 구역 입찰에서 사업권을 중도 포기한 업체에 대한 신뢰성평가항목에서 페널티는 1점 미만이 될 것"이라 밝혔다. 신뢰성 항목에서 사업을 중도 포기한 업체와 타 업체의 점수 차는 1~2점에 불과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로 인해 사업권을 중도 반납한 사례가 있는 롯데와 신세계는 이번 면세점 입찰에서 페널티 적용의 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은 5조 4539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0억원 가량 감소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5억원으로 집계돼 지난 2016년 영업이익(3301억원)의 1%에도 미치지못했다. 지난 2016년 박근혜 정부의 사드배치 강행에 따른 중국 정부의 사드보복 대응 조치 효과가 지난해 3월 이후 본격화 된 여파로 풀이된다.

'금한령'으로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발길이 끊긴 데다 높은 인천공항의 과도한 임대수수료ㆍ특허수수료가 면세업계 실적에 부담이 된 것이다.

한편, 신라면세점의 2017년 매출은 3조 5762억원으로 전년 대비 7.1%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83억원으로 26%나 급감했다.

신세계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 1647억원, 146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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