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14일 테슬라 전기자동차들이 충전소에서 충전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전기자동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지난 4월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14일 테슬라 전기자동차들이 충전소에서 충전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전기자동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콘도 다이스케의 중국경제통신] 지난해 판매량 2887만대를 기록한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 바로 중국이다. 4월 25일부터 5월 4일까지 중국의 이 거대한 수도에서는 ‘베이징 모터쇼’가 열리고 있다.

매년 11월 광저우에서 열리는 ‘광저우 모터쇼’가 세계 3대 모터쇼로서 이미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그러나 매년 이맘때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번갈아 개최되는 모터쇼도 광저우 모터쇼에 뒤지지 않을 만큼 성황을 이룬다.

올해 베이징 모터쇼는 22만㎡의 광대한 전시 공간에, 중국과 해외의 약 1200개 업체가 1000가지가 넘는 신형 모델을 전시하고 있다.

중국의 인터넷에서는 연일 ‘동영상 기자’라고 불리는 파워 블로거들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대회장을 누비며, 실시간으로 신형모델의 특징 등을 중국 전역에 보도한다.

전시장을 직접 찾아올 수 없는 중국의 ‘차미(車迷=자동차 매니아)’들은 이 동영상을 보면서 신차의 매력에 빠져드는 것이다.

올해 베이징 모터쇼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완전한 EV(전기차)로의 이행이다. 최근 일본을 방문한 중국의 한 고위경제관료는 나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20세기에 기술이 확립된 엔진 자동차는 미국 독일 일본 3대국의 독무대였다. 우리나라(중국)는 지금부터 꼭 40년 전인 1978년 개혁개방정책을 계기로 GM, VW(폭스바겐), 도요타 등 빅3를 비롯한 선진국 자동차 업체와 중국 업체와의 합작 기업을 추진함으로써, 선진국 기술이 중국으로 이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40년이 지난 현재 그 기술의 95%까지는 넘어왔지만, 나머지 5% 엔진과 관련된 최첨단 기술은 아직도 따라잡지 못했다. 21세기에도 계속 엔진 분야에서 경쟁하다 보면 여전히 독일, 미국, 일본을 이길 수 없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

그래서 시진핑 정부는 정책 대전환을 도모하기로 한 것이다. 즉 엔진 자동차의 60% 정도의 부품으로 완성시킬 수 있는 전기차를 중국의 차세대 자동차의 주종으로 삼아, 전기차의 세계 패권을 노리기로 한 것이다. 우리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라는 점을 활용해 중국 규격을 세계 규격으로 만들어 갈 것이다."

중국 정부는 내년 2019년부터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카(전기모터와 석유엔진을 함께 사용해 달리는 자동차) 등, 이른바 NEV(신에너지 차)를 생산하지 않으면 자동차 회사가 손해를 보게 되는 제도를 시작한다.

이같은 정책적인 측면도 가세해, 이번 베이징 모터쇼에서는 전기차 신형 모델의 독무대가 되었다.

엔진이 없는 만큼, 설계의 자유도가 커지면서 독특한 디자인의 차가 백화만발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이번 베이징 모터쇼의 두 번째 특징은 ‘Apollo’다.

중국 제일자동차 그룹(이치), 중국 치루이자동차, 한국 현대자동차 그룹 등 중국 국내외의 많은 자동차 업체의 전시 부스에 ‘Apollo’라는 로고 마크가 표시되어 있다.

이는 ‘중국의 구글’이라고 불리는 바이두가 지난해 7월에 설립한 ‘아폴로 플랫폼’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라는 뜻이다.

아폴로 계획은 1960년대에 NASA(미 항공우주국)가 처음으로 달 착륙에 성공한 항공우주 프로젝트이다.

그 아폴로 계획을 기념하여 바이두가 ‘21세기의 아폴로 계획’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2020년 말까지 세계 최초로 완전한 자율주행 차를 완성한다는 프로젝트다.

구체적으로는 AI(인공지능)에 의한 자율 주행, 차량 내부의 AI화, EV용 베터리, 그리고 내비게이션 시스템의 4가지 분야에서 차세대의 패권을 잡겠다는 것이다.

‘베이징 모터쇼’를 취재하는 중국의 일간지 기자가 중국 자동차업계의 상황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올해의 주역은 GM도, VW도, 도요타도 아닌, 바이두를 비롯한 IT업계와 중국의 전기 차 회사다. 미래의 차를 선점하는 것이 전통적인 자동차 기업일지, 아니면 신흥 IT 기업일지의 논란이 있지만, 적어도 베이징에서의 결론은 후자다. 그렇기 때문에 바이두가 주도하는 ‘아폴로 플랫폼’에 100개가 넘는 기업이 참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4월 시진핑 주석은 하이난 섬에서 주최한 ‘보아오 아시아지역 경제포럼’에서 “개방의 문호를 대폭 확대 하겠다”고 선언했다. 올해 안에 자동차 수입관세를 인하하고, 2022년까지 중국 자동차 산업에 대한 외국투자자의 투자제한을 철폐한다는 방침을 발표한 것이다.

이것은, 전기차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더 이상 외국 업체를 견제하지 않아도 된다는 자신감에서 온 것이다.

실제로 베이징 모터쇼에는 도요타·닛산·혼다를 비롯한 일본 자동차 업체도 모두 참가하고 있지만 존재감이 미약하다.

‘외국투자자의 투자제한 철폐’에도 기쁨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세계 최대 시장에서 시작된 ‘대진격’으로 일본 자동차 메이커의 고뇌가 시작되었다.

어쩌면 한국의 자동차 업체도 같은 입장일지 모르겠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