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전문가 칼럼=기영노 스포츠평론가]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일인 지난 2월9일 남, 북 여자아이스하키의 단일 팀 구성을 앞두고 "남북은 내일 관동하키센터에서 하나가 될 것이고, 남과 북의 선수들이 승리를 위해 서로를 돕는 모습은 세계인의 가슴에 평화의 큰 울림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선수들은 이미 생일 촛불을 밝혀주며 친구가 되었다. 스틱을 마주하며 파이팅을 외치는 선수들의 가슴에 휴전선은 없다"고 말했다.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 뿐 만 아니라 남, 북한 8000만의 가슴에도 ‘휴전선 개념’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휴전선이 남북한 대치상황의 상징이 아니라 남북한이 공동 개발의 여지를 남겨둔 천혜의 보고(寶庫)가 되고 있는 것이다.

 

휴전선은 1953년에 만들어져

한반도의 군사분계선은 한반도의 남과 북을 분단하여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의경계를 이루는 지도상의 선이다.

이를 휴전선(休戰線)이라고 부른다.

1953년 7월27일부터 발효된 한국전쟁이 정전 현정 체결 당시 임진강에서 동해안 까지 모두1,292개의 말뚝을 박았다 그리고 그 말뚝을 이은 약 240 km의 가상의 선을 군사분계선으로 설정하였다.

군사분계선에서부터 남북으로 각각 2km 범위에는 군사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완충 지대인 비무장지대(DMZ)가 설정되어 있다.

군사분계선(MDL)을 기준으로 하여, 북쪽으로 2km 떨어진 비무장지대의 경계선을 "북방한계선"(NLL)이라 하고, 남쪽으로 2km 떨어진 비무장지대의 경계선을 "남방한계선"(SLL)이라고 한다.

북방한계선과 남방한계선에는 철책이 쳐져 있고, 남, 북한의 군대가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다.

 

1963년부터는 비무장 지대로

1963년 부터 북측이 요새와 진지, 철책을 구축하면서 한반도의 비무장지대는 비무장지대(非武裝地帶)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남북 양측의 무장 군인들이 상시 주둔하는 전방감시 초소(GP)가 곳곳에 있다. 그리고 일부 GP와 GP 사이에는 '추진철책'이라는 이름의 철책이 설치되어 있다.

북측은 '민경대'(民警隊), 남측은 '민정경찰'(DMZ Police)이라고 자처하지만, 실질은 양쪽 모두 무장한 군인들이다.

비무장 지대 내의 민간인 거주 마을로는 우리 남측의 대성동과 북측의 기정동이 있다.

 

국제올림픽 위원회 IOC의 “아젠다 2020”

지난 2014년 12월9일 IOC 만장일치로 통과된 ‘IOC 2020’은 올림픽의 개혁을 의미한다.

그 가운데는 올림픽의 막대한 개최비용으로 인기가 시들해 지자, 올림픽의 분산개최 또는 공동 개최를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있다.

올림픽의 남북한 공동개최는 IOC에서도 적극적으로 권유할 만한 사항이다.

우선 공동 개최로 남, 북한의 천문학적인 개최비용이 절반으로 줄어들고, 아무래도 공동개최로 통일에 더 가까워지기 때문에 IOC의 정신에도 부합된다.

‘아젠다 2020’은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일본이 가장 먼저 혜택을 받았다.

예산절감과 환경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를 걷어찬 평창과는 달리 도쿄 올림픽위원회는 개최국 선정 시 제출했던 원안을 수정해 IOC의 승인을 얻어냈다.

도쿄 올림픽의 원래 계획은 선수촌 반경 8km 이내에서 모든 경기를 치루겠다며 경기장을 무려 22개나 새로 짓는 안이었다.

그러나 아젠다 2020으로 바뀐 근대올림픽의 변화를 발 빠르게 받아들여 무려 400km 떨어진 오사카에서 농구예선전을 치루는 등 기존의 경기장을 이용한 분산개최를 통해 10억 달러 정도의 예산을 절약하게 되었다.

심지어 2022년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려고 중국의 베이징과 경쟁했었던 카자흐스탄의 알마티마저 예산을 대폭 줄인 변경 안을 제시했었다. 새로 짓겠다던 두 개의 활강 장 건설계획을 철회하고 기존에 있는 시절을 활용한다는 제안이 었었다.

 

2024년 파리, 2028년 LA 동시에 개최지 확정

이미 확정된 올림픽은 4개다.

2020도쿄 하계올림픽,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그리고 2024년, 2028년 파리, LA 하계올림픽이다.

IOC는 2017년 9월13일 페루 리마에서 131차 총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2024년, 2028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를 패키지로 묶어서 결정했다.IOC가 올림픽 개최지 두 곳을 동시에 선정한 것은 처음이었다.

그날 총회 결정에 앞서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비용 대비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올림픽이 되게 할 것”이라고 유치 희망 연설을 했으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화상 연결을 통해 IOC위원들에게 파리 올림픽 개최를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보냈었다.그리고 에릭 가세티 LA시장도 “가능한 한 많은 도시들에게 영감을 주고 싶다”는 내용의 유치 연설을 했었다.파리는 당시 올림픽 선정 전 엔 올림픽 개최 도시 경쟁에서 3번이나 고배를 마셨었다. 파리에서는 1900년과 1924년에 올림픽이 개최된 바 있으며, 오는 2024년에 올림픽이 개최되면 꼭 100년 만에 올림픽 개최를 하는 셈이다.LA에서는 앞서 1932년과 1984년에 올림픽이 개최된 바 있다.

 

2032년 하계 올림픽이 남북 공동 올림픽 적기

따라서 앞으로 남, 북한이 올림픽 공동 개최를 하려면, 2026년 동계, 2030년 동계 그리고 2032년 하계 올림픽 개최권을 따오는 것이 현실적이다.

그러나 2018년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대한민국(북한)이 10여년도 지나지 않아 또다시 동계올림픽을 개최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

그리고 2026년 동계 올림픽은 이미 오스트리아 그라츠, 캐나다 캘거리, 이탈리아의 토리노, 밀라노와 코르티나담페초, 일본 삿포로, 스웨덴 스톡홀롬, 스위스 시옹, 터키 에르주룸 등 7개국 9개 도시가 IOC에 의향서에 이름을 올렸다.

2026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는 2019년 9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IOC 총회에서 결정된다. 또한 2030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는 밀라노 총회에서 2위로 밀리는 도시가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하계올림픽 유치가 바람직한데, 가장 가까운 하계올림픽이 2032년 하계올림픽이다. 사실 2032년 하계올림픽은 1932년 LA 하계올림픽을 개최 했었던 LA가 개최 100주년 기념으로 유치하려고 했었지만 이미 2028년 하계올림픽이 확정되었기 때문에 물 건너 간 상태다.

대한민국은 1988년 하계올림픽을 개최 한 바 있다. 따라서 2032년 하계올림픽을 유치하게 되면 44년 만에 열리기 때문에 시기적으로도 적당하다.

그러니까 2032년 하계올림픽을 서울과 평양 그리고 일부종목을 휴전선에서 치르자는 것이다.

서울에서는 육상 등 일부종목, 평양에서는 수영 등 또 다른 종목들 그리고 휴전선에 만들어질 메인스타디움에서는 개막식과 축구 종목 등을....

휴전선의 경기장 건설비용은 이미 7년 전에 로드맵이 짜여졌다.

정부는 2011년 7월 접경지역 발전 종합계획을 만들어 2030년까지 18조8000억 원을 들여 비무장지대 즉 DMZ 일대를 생태 관광벨트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발표 한 바 있다.

휴전선 메인스타디움을 접경지역 발전종합계획 예산의 일부로 만들면 된다.

아~ 서울과 평양이 공동으로 치르는 2032년 서울, 평양, 휴전선 아니 ‘평화 올림픽’,

‘평화 올림픽’ 개막식에서는 1988년 개막식 때 ‘비둘기 화형식’이후 금지되었었던 비둘기가 휴전선 위로 훨훨 날아올라 자신들의 취향에 맞게 자유롭게 남, 북한으로 흩어지고,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몰려온 올림피언과 관광객들이 천애의 보고(寶庫) 휴전선의 수 십 년 동안 간직했었던 자연그대로의 모습을 즐기는, 그래서 휴전선이 분단의 상징이 아닌 ‘세계 평화의 상징’으로 거듭 태어나는 일이 전혀 꿈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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