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의 문화 포커스] ‘상어가족’과 ‘아기상어’의 소송전 승자는?
[김성수의 문화 포커스] ‘상어가족’과 ‘아기상어’의 소송전 승자는?
  • 김성수 평론가
  • 승인 2018.05.03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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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안 전문가 칼럼=김성수 시사문화평론가] 정치권에서 난데없이 상어가 논란이다.

자유한국당이 이번 선거에서 활용할 로고송을 발표하면서 시작된 이 논란은 콘텐츠업체 스마트스터디가 법적 대응을 예고했고, 자유한국당 역시 “표절자가 적반하장”이라며 소송불사를 천명하면서 결국 법정으로 가게 될 전망이다.

문제가 된 노래는 유투브 조회수 15억뷰를 돌파하고, 영어, 일본어, 중국어를 비롯해 다양한 언어로 소개되어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스마트스터디의 히트작 ‘상어가족’이다.

반복적인 멜로디와 특히 중독성 있는 후렴구 때문에 초등학교 저학년 이하 아이들은 물론 부모들까지도 흥얼거리는 노래다. 한 번 머릿속에 떠오르면 지울 수 없다고 해서 시험 볼 때 삼가해야 되는 '수능 금지곡'이라는 별칭도 얻은 곡이다.

스마트스터디의 ‘상어가족’
https://youtu.be/761ae_KDg_Q

자유한국당은 육아기에 있는 부모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 이 곡을 선정하고 스마트스터디에 저작권 사용 요청을 여러번 했다. 하지만 업체에서는 “당과 상관없이 동요가 정치적인 이슈에 개입되는 게 부정적”이라며 선거 로고송 사용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은 ‘아기상어’의 원작자로부터 허락을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선거 로고송을 만들어 발표한 것이다.

1. ‘아기상어’의 원작자가 있는가?
‘상어가족’은 구전민요라고 소개되어 있는데, 정확히 말하면 구전되어 온 챈트(chant)다. 이는 자유한국당이 ‘아기상어’의 원작자라고 말하는 조니 온리(Johnny Only)도 자기 콘텐츠 밑에 설명해 둔 내용이다.

챈트는 사전에는 구호나 성가로 번역되어 있는데, 연세대 응원 구호 ‘아카라카’ 등을 떠올리면 될 것이다. 기본 성격은 단어들을 기억하게 하는 일종의 말놀이로서, 핵심이 되는 단어들을 확장하면서 반복하는 구조로 가사가 형성되고, 이를 잘 기억하기 위해 특유의 리듬과 동작을 붙인다.

그래서 유아영어를 가르치는 곳에서는 흔히 챈트를 “노래와 달리 멜로디가 없고 단조로운 말로 반복되는 문구를 리듬에 맞춰 부르는 것”으로 규정하는 것이다. 우리도 예전에는 ‘곤지곤지 잼잼’과 같은 일종의 챈트로 말문을 틔우게 했다. 쉽게 말하자면 랩에 가까운 것이 챈트인 것이다.

물론 멜로디를 가지는 경우도 있는데, 그것은 우리말에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강세(accent)와 억양(intonation)을 가르치기 위한 것으로, 'song'에서 사용되는 창의적인 멜로디를 의미하지 않는다.

즉 챈트에서의 멜로디는 강세와 억양을 강조하다 자연스레 형성되는 것이기에 단순한  음의 높낮이 전개만으로도 충분하며, 따라서 반복되는 주 단어가 같은 강세와 억양이 있다면 비슷한 선율로 다른 챈트가 얼마든지 가능하다. 뜻이 없는 후렴구를 가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단어의 리듬이나 강세를 반복 기억하기 위한 것으로 여기선 특히나 리듬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이런 챈트에 원작자가 있을까? 근래에 영어 교재를 만들면서 언어학자나 교사들이 새로운 챈트를 만들었고 이를 밝혀두었다면 원작자가 있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아기상어’의 경우는 원작자가 누군지 모르는 구전된 챈트이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조니 온리 역시 이 사실을 자신의 동영상 채널에 명확히 밝혀놓았기에 자유한국당이 조니 온리를 원작자라고 한 것은 의도적인 왜곡이다. 정확한 팩트는 “‘아기상어’의 원작자는 없다”인 것이다.

2. 그렇다면 챈트도 저작권 등록이 가능한가?
가능하다. 챈트를 자신만의 멜로디를 입히고, 자신만의 편곡을 가해서 완성된 콘텐츠로 만들었다면, 그 버전에 한해서 저작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는 ‘불후의 명곡’이나 ‘나는 가수다’ 등을 통해서 리메이크된 곡도 저작권을 행사하는 것을 보면 충분히 알 수 있다.

실제로 ‘아기상어’는 스마트스터디의 ‘상어가족’이나 자유한국당이 원작자라고 주장한 조니 온리의 버전 외에도 다양한 버전의 멜로디와 다양한 편곡본들이 존재한다. 그들 중에는 호주 ABC Kid TV 버전처럼 저작권을 명기해 놓은 곳이 대다수다.

수퍼심플송 버전
https://youtu.be/GR2o6k8aPlI

조니 온리 버전
https://youtu.be/hkHdx0yWaow

하우디툰 버전
https://youtu.be/EiFbaYThZ4o

호주 ABC KidTV 버전
https://youtu.be/ebesiHkdZvk

그런데 자유한국당은 왜 콕 찍어서 조니 온리의 버전을 선택하고서 원작자의 허락을 받았다고 주장했을까?

정확한 사실을 확인할 수 없지만 추측은 가능하다. 우선 조니 온리는 자기 유투브 채널을 통해서, 이 노래가 구전된 챈트고 어린이들을 위한 노래이기 때문에 자신이 만든 편곡 버전과 다듬은 가사, 정리한 율동에 대해서 저작권을 주장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다시 말해서 일종의 'copyleft' 선언을 한 콘텐츠인 것이다. 따라서 자유한국당에서도 이 버전을 ‘어린이들을 위한’ 용도로 사용한다면 얼마든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또 하나 여러 버전을 들어보면 알 수 있겠지만 조니 온리의 버전이 스마트스터디의 ‘상어가족’과 가장 유사하게 들린다. 물론, 호주 ABC Kid TV 버전도 유사한 편이지만 동영상 등록일수는 ‘상어가족’보다 늦다. 따라서 원작자에게 허락을 받았기에 맘껏 쓸 수 있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서는  조니 온리의 버전이 안성맞춤이었던 것이다,

3. 스마트스터디는 조니 온리의 버전을 표절한 것일까?
자유한국당은 스마트스터디의 법적 대응 메시지가 발표되자, ‘상어가족’이 ‘아기상어’의 원작자인 Johnny Only버전의 유사저작물이며 스마트스터디에서 원작자 허락 없이 표절해 놓고 저작권을 주장한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에서 사용하고 있는 편곡은 조니 온리 버전이 아니다.

자유한국당의 로고송 ‘아기상어’
https://youtu.be/gO4t5LI0QV0

위의 영상에 소개된 ‘아기상어’ 개사곡은 조니 온리 버전의 중요한 특징을 따라하지 않고 오히려 ‘상어가족’이 중요하게 부각시킨 차이점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상어가족’은  조니 온리 버전과 편곡이 완전히 다르다. 죠스 주제가를 인용한 앞부분에서부터 악기 배치 등은 물론 가장 중요한 리듬이 다르다. 조니 온리 버전은 미국에서 익숙한 엇박 리듬을 당김음을 사용해서 훌륭히 구사하고 있다.

특히 후렴구에서 두드러진 이 특징은 수많은 영어 버전에서 다 공통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리듬이다. 멜로디가 서로 다르다고 해도 이 리듬은 영어 버전에서는 다 똑같은데, 이는 이 ‘baby shark'라는 챈트가 가진 고유성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상어가족’의 한글 버전에선 후렴구가 정박에 시작한다. 흔히 말해 뽕짝 리듬에 가까운 네 박자 정박을 구사하는 것이다.

가사를 붙일 때도 역시 한글에 맞는 가사 붙이기를 하고 있는데, 조니 온리 버전처럼 강박에서 리듬을 쪼개지도 않고 당김음을 사용하지도 않는다. 수식어는 약박에 붙여도 핵심단어는 강박에 첫음절이 오게 하는 이런 가사붙이기는 아이들이 노래를 쉽게 부르게 하는 배려다.

영어와 한글은 기본 구조가 다르고, 한글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가사를 붙이는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 따라서 영어 뮤지컬 넘버들을 한글로 바꿔 부르면 주요 내용들이 망실되기도 하는데, 그것은 서로의 언어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스마트스터디는 이 사실을 충분히 알고 콘텐츠를 제작한 듯 보인다. 그래서 영어로 된 다른 버전과 심지어 자신들의 영어 버전과도 한글 버전은 중요한 차이를 두고 제작되었다.

그렇다면 스마트스터디의 ‘상어가족’이 조니 온리 버전의 ‘아기상어’를 표절했다는 주장과  자유한국당의 로고송이 스마트스터디의 ‘상어가족’을 무단 인용했다는 주장 중에 어느 것이 더욱 타당한 주장일까? 

의도와는 달리 중요한 판례가 나올 수도 있다.

스마트스터디가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하고 자유한국당이 강력하게 반발한 것을 보면 둘 사이에서 남북정상회담과 같은 감동적인 화해의 장면은 없을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소송에서 무엇이 관건일까?

우선 이 소송에선 조니 온리의 버전을 스마트스터디가 표절했다고 하는 주장을 법원에서 직접 판단하는 일이 빠질 것이다. 첫째, 표절은 친고죄이기 때문에 조니 온리 본인만 소를 다툴 수 있다.

둘째, 이미 그는 자신의 글을 통해서 'copyleft'를 선언하고 있고, 그의 버전을 활용해서 2차적 저작물을 만드는 일을 금지하는 단서조항조차 제시한 바 없기에 법적으로는 2차 저작물 모두 문제를 따질 수 없을 것이다.

2017년에 버전을 만든 호주 ABC Kid TV도 이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조니 온리 버전과 상당히 유사한 콘텐츠를 제작하고도 저작권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소송에서 자유한국당은 자신들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단지 조니 온리 버전을 편곡했음에도 결과적으로 스마트스터디의 버전과 유사해지고 말았다는데 그 이유가 조니 온리 버전을 스마트스터디가 표절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증명해야 할 것이다.

스마트스터디에서는 자신들 버전과 자유한국당의 로고송의 유사부분을 입증하고, 그 유사부분들을 자신들이 어떤 고민을 통해서 만들어 내었는지를 입증할 자료를 제시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누가 유리할까?

이 소송을 통해 자유한국당은 의도치 않게 2차적 창작물에 대한 유의미한 판례 하나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원작자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2차적 창작물은 누구나 만들 수 있지만, 이미 한 번 만들어 놓은 저작물을 토대로 그 2차 창작물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새롭게 편곡한다거나 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라는 판례를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에서 만든 짝퉁 ‘상어가족’이 한국 사업을 할 수 없게 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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