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250만원에서 52,000원이 되었다. (차트=하나금융투자)

[뉴시안 맛있는 주식=송범선 기자] 삼성전자의 ‘액면분할 효과’가 신통치 않은 모습이다.

액면 분할을 끝내고 재상장한 첫날인 4일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250만원을 넘는 높은 주가 때문에 한국 증시를 대표하는 황제주(皇帝株)로 불렸다. 하지만 몸집이 너무 비대하기 때문에 자금 여력이 부족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를 받을 수 없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액면분할이 결정됐다.

액면분할은 단순히 액면가를 낮춰 주식 수를 늘리는 것이기 때문에 시가총액(유통되는 주식 수×주식 현재가)도 그대로고, 기업 가치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분할을 통해 유통 주식 수가 늘면 주당 가격이 떨어져 거래량 증가로 이어진다. 거래량의 증가는 대체로 주가에 긍정적으로 평가되기에 삼성전자 주가 상승이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동안 비싸서 사지 못했던 개인들이 싼값에 매수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주가 상승에는 별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수급상황을 보면, 개인 투자자들이 한 주당 250만원대에서 5만원대로 떨어진 삼성전자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 그러나 기관들이 대규모로 내놓으며 삼성전자 액면분할 효과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 신통치 않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주의 액면분할은 주가 상승에는 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업계 전문가는 “개인들의 경우 250만원은 비싸서 사기 힘들었지만, 5만원이면 부담 없이 매수가 가능하다는 논리가 작용된다”며 “기관이나 외국인은 큰 돈을 보유해서 투자하기 때문에, 250만원이든 5만원이든 투자하는 데에 크게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개인들의 매수에 따라 거래량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그러나 250만원을 50분의 1로 쪼갰기 때문에, 거래량이 늘어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중요한 것은 현재가와 상관없는 절대적인 기준인 거래대금이다. 이날의 거래대금이 조금 늘긴 했지만, 역대 최고치는 아니다.

이날 거래대금은 지난 1월 31일의 수량에 못미치는 수준으로 형성되고 있다.

거래량이 높아도 거래대금은 비슷한 수준이며, 여기에 액면분할이라는 호재가 주가에 미리 선반영 되었기 때문에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삼성전자의 역대 최고가는 종가 기준으로 2017년 11월 1일의 286만1000원으로 액면분할 주가로는 5만7000원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1.89% 가량 하락해 5만2,000원을 기록중인 삼성전자는 최고가에 5,000원가량 못 미친다.

삼성전자의 거래량은 역대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PBR은 고평가 상황이다. (표=하나금융투자)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개인들이 삼성전자가 포함된 전기전자업종에서 약 3200억원을 순매수하고 있고 기관은 3000억원 순매도, 외국인은 110억원 순매도하고 있다"며 "개인들이 삼성전자를 대규모로 사고 있지만, 기관이 팔면서 주가가 보합세를 띠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경우 개인 투자자들의 저변이 확대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시에 유진투자증권은 이날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6만6000원으로 새롭게 제시하고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월 31일 주당 액면가액을 5000원에서 100원으로 줄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액면 분할 작업을 위해 지난달 30일부터 전일까지 3거래일간의 거래정지 기간을 거쳐 이날 다시 거래를 다시 시작했다.

삼성전자의 PBR은 1.88, PER은 8.84다. 자산 고평가 수준이라 단기적으로 싸다고 말할 수 없는 구간이다. PER은 현재 저평가 수준이지만, 매 분기마다 달라지므로 장기적으로 가져가기에도 리스크가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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