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관들이 조양호 회장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검찰은 한진그룹 조사 과정 중 수상한 자금흐름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시스)

[뉴시안=송범선 기자] 한진그룹 일가의 상속세 포탈 의혹에 이어 비자금으로 의심되는 새로운 ‘수상한 자금 흐름’이 포착됐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이 한진그룹 전체에 ‘나비효과’처럼 커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10일 검찰은 조양호 한진그룹 일가의 상속세 포탈 의혹을 수사 중에 이와는 별도의 또 다른 수상한 자금 흐름에 대해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종오)가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비자금 조성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다.

한진그룹 문제 계속 커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로 시작된 파장이 한진그룹 일가 전체를 뒤흔드는 모양새다.

조씨는 11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될 예정이며, 조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도 지난 폭행·업무방해 혐의로 입건됐고 지난 8일 출국 금지 조치됐다.

여기에 대한항공 직원들의 한진그룹 일가의 경영진 퇴진 촉구 촛불집회와 한진그룹일가의 상속세 포탈, 그리고 새로운 수상한 자금까지 드러나며 사태는 진정되지 않고 있다.

검찰은 2016년 금융 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상속세 포탈 의혹 사실을 통보받아 현재까지 수사해 오고 있다.

또 지난달 30일에는 서울 지방 국세청으로부터 조양호 회장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해 추가적으로 조세포탈 혐의를 들여다보고 있다.

조 회장은 아버지인 조중훈 전 한진그룹 회장으로부터 해외재산을 상속 받았지만 상속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납부되지 않은 상속세는 500억원대로 추정된다.

이러한 논란이 중첩되자 최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진에어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진에어는 지난 10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권혁민 정비본부장을 새 대표이사로 신규선임했다는 사실을 공시했다.

표면상으로는 전문경영인에 의한 책임 경영체제 강화를 위해 자리에서 물러난다는 모양새다. 그러나 한진그룹 오너 일가에 대한 갑질 논란이 지속되자, 조 회장이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1일 진에어는 8.63% 상승한 3만3,3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흐름은 한진그룹의 악재에 크게 영향받지 않은 모습이다. (차트=하나금융투자)

한진그룹 주가는 장기적으로 긍정적?

이처럼 기업은 어려움에 직면했지만 장기적으로 한진그룹에 속한 대한항공과 진에어의 주식은 오너리스크로 인해 저평가되는 구간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대한항공의 PBR은 0.87, PER은 3.81로 저평가 구간이라 오너리스크가 과대하게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진에어는 PBR 3.97, PER11.28로  다소 고평가됐지만 조회장의 경영진 퇴진으로 이미지에 타격은 입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또 수익성도 좋아질 것이란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11일 진에어는 8.63% 상승한 3만3,3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흐름은 한진그룹의 악재에 크게 영향받지 않은 모습이다.

이에 대해 신민석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진에어가 1~2월 동남아 대형기 노선 탑승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해 1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인 431억원을 크게 상회했다"고 분석했다. 대형기는 지난 3월 이후 일본 오사카 및 오키나와와 국내선 김포~제주에도 투입되고 있어 2분기 실적 전망도 긍정적인 흐름이 예상된다고 그는 관측했다.

현재 진에어 주가는 양호한 실적임에도 오너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경쟁사대비 45.6% 할인 거래되고 있다. 신 연구원은 "전날 대표이사 변경 공시를 발표하면서 오너 리스크는 점진적으로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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