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열 삼성바이오로직스 상무가 2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금융감독원의 발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국제회계기준(IFRS)을 충실히 이행했고 해당 회계처리로 부당한 이득을 취한바 없다”고 금감원의 회계처리 위반 결론을 부인했다. (사진=뉴시스)
윤호열 삼성바이오로직스 상무가 2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금융감독원의 발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국제회계기준(IFRS)을 충실히 이행했고 해당 회계처리로 부당한 이득을 취한바 없다”고 금감원의 회계처리 위반 결론을 부인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김지형 기자] 분식회계 의혹에 휩싸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 들어 삼성그룹주 가운데 공매도 비중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주가 향배도 주목되고 있다. 주가 하락 시 저가매수 기회가 아니냐는 낙관도 있지만 상장폐지 가능성도 시장 일각에서 조심스스럽게 제기됐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초(1월 2일) 거래대금 중 공매도 거래 비중은 1.38%에 불과했으나, 이달 10일에는 13.71%로 4개월여 만에 12.33%포인트(p)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코스피에 상장된 삼성그룹 15개 계열사(보통주 기준) 가운데 이 기간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의 상승 폭이 가장 컸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은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분식회계 의혹을 발표한 지난 1일 전날인 지난달 30일 14.85%까지 치솟았다. 일주일 만에 4.07%p 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월별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은 지난 1월과 2월 각각 4.53%와 6.13%를 기록한 뒤 3월 5.9%로 상승하는 등 4~6%대를 유지하다 4월 들어 11.34%로 급등했다.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에 따른 주가하락을 예상한 세력의 단기차익을 노린 대차거래가 급증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금감원의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분식회계 의혹 발표가 사전에 유출됐다는 소문과 함께 거래정지에 이어 상장폐지까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시장 내 (삼성바이오로직스) 공매도를 회사 차원에서 방지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면서 "공매도가 최근 늘어난 것 맞지만 주가 방향을 예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발표 사전 유출설에 대해 "회사 차원에서 시장에 사전유출됐는지 여부를 알 수는 없다"면서 "금감원의 분식회계 발표도 1일 접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과 관련해 금융위원회 감리위원회는 오는 17일 개최될 예정이다.

감리위 안건 심의를 거쳐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위반, 이에 따른 거래정지 및 상장폐지 여부를 최종 심사할 예정이다.

만약 회계기준 위반으로 최종 결정난다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과정에서 15일 간의 거래정지 명령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감리위와 증권선물위원회에 회계처리 위반 사안에 대해 적극 소명해 나갈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 진홍국 연구원은 "실질적으로 상장폐지가 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면서 "만약 이번 건으로 회사가 상장폐지된다면 이는 제약ㆍ바이오 섹터뿐 아니라 우리나라 시장 전체에 대한 디스카운트로 확대될 수 있어 시장의 충격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 연구원은 "향후 상장폐지에 대한 불확실성에서 벗어난다면 저가매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각각 '매수(유지)'와 61만원으로 제시했다.

또한 상장폐지 가능성이 낮은 이유에 대해 회계처리 위반이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되지만 기업의 계속성ㆍ경영의 투명성ㆍ기타 공익과 투자자 보호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분식회계에 연루됐던 한국항공우주ㆍ대우조선해양 등의 케이스에서도 상장폐지로 결정나지 않았다고 진 연구원은 덧붙였다.

금융위 증선위의 회계처리 위반 심사는 이르면 다음달 최종 결론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금융위는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심의와 관련 삼성 쪽 이해관계자를 배제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해 4월 착수했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과 관련한 특별감리를 완료하고 지난 1일 '회계위반' 결론을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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