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남선전 매체인 우리민족끼리 TV는 지난 2016년 4월 24일 홈페이지에 '집단탈북 사건의 비열한 음모를 까밝힌다' 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게재했다. 사진은 탈북한 종업원들과 같은 식당에서 일했다는 여성들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 (사진=우리민족끼리 TV 캡쳐)
북한의 대남선전 매체인 우리민족끼리 TV는 지난 2016년 4월 24일 홈페이지에 '집단탈북 사건의 비열한 음모를 까밝힌다' 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게재했다. 사진은 탈북한 종업원들과 같은 식당에서 일했다는 여성들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 (사진=우리민족끼리 TV 캡쳐)

[뉴시안=김도진 기자] 2016년 4월 총선을 불과 닷새 앞둔 날, 중국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의 북한식당인 류경식당에서 일하던 여성 종업원 12명과 남성 1명이 집단 탈북해 남한에 들어온 것이 박근혜 정부의 기획이라는 탈북자의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3명이 함께 탈북한 이 사건을 두고 북한은 유엔 등에서 납치라는 주장을 해왔지만, 지난 정부의 통일부에서는 자발적 의지로 탈북을 결심했고, 누구도 거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었다.

물론 선거를 닷새 앞둔 발표에 선거용 북풍 탈북 아니냐는 의혹도 일었지만 박근혜 정부는 부인했다.
 
진상 규명, 종업원 거취 두고 갑론을박 
 
이들의 탈북을 이끌었던 지배인 허모씨는 지난 10일 JTBC 방송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 집단탈북이 기획된 사건이었음을 폭로했다.

이 사건을 두고 12일 주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사람들의 뜨거운 반응과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져나오고 있다.

트위터 아이디 's*****'는 "사실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납치는 테러고 정상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 일로 북한과 수준이 같아졌다"고 비판했다.

 't*******'도 "만약 선거에서 이기려는 공작 차원에서 이들을 남한으로 유인, 납치했고 그런 국정원 직원이 아직도 근무하고 있다면 이 나라는 가망이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적었다.

  't********'는 "유우성 간첩 조작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 총선 직전 벌어진 북한 식당 종업원 집단 탈북 사건은 아직 시작도 안됐다"라고 했다.

 'c*******'는 "북핵 폐기 회담에 국정원이 큰 역할한 것으로 덮지 않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 계정 '오**'는 "정부와 언론은 여성들을 속여 대한민국으로 납치해오고 정치적으로 이용해 왔으며 회유, 협박, 감시, 구금해온 것을 밝혀야 한다"라고 썼다.

종업원들 어떻게 되나?
 
누리꾼들은 종업원들의 거취를 두고도 다양한 견해를 내놓고 있다.

당사자 의사에 따라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지금 북송해선 안 된다는 견해도 있어 서로 대립하는 모습이다.

 페이스북 계정 '신**'은 "가장 중요하고 존중해야 하는 것은 여성 본인의 의사"라고 주장했다.

 트위터 아이디 'U************'는 "탈북 여종업원은 한국 국민이다. 원하지 않는데 강제 북송한다는 것은 기본권 침해다. 원한다면 스스로 북한으로 갈 수 있다"라고 적었다.

 'k*********'도 "중립국인 스위스나 싱가포르 같은 곳에서 100퍼센트 자유로운 환경을 부여한 뒤에 자유의사로 남한이나 북한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엠엘비파크 아이디 'c********'는 "일부는 가고 싶다고 해도, 한국에 남길 원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강제로 보낸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난감한 사건이다"라고 우려했다.

 통일부의 달라진 태도

최근 통일부는 집단 기획 탈북 의혹을 2년 전과 달리 언급하면서 기획성이라는 의혹을 더욱 높이고 있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통일부는 “이들이 해외생활을 하며 텔레비전, 영화, 인터넷 등으로 한국의 실상을 알게 되어 북한 체제의 허구성을 깨달아 탈북을 결심한 것”이라고 해명했었다.
 
그동안 북한의 납치 주장과 일부의 의혹 제기에 대해서도 '자유의사에 따른 탈북'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런데 이번 기획 탈북 의혹이 나온 이튿날 통일부는 "확인해볼 필요성이 있다, 다만 면담을 시도했으나 원치 않아 사실 관계를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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