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건시민센터가 16일 오후 서울 중구 환경재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진침대가 생산한 방사능 라돈침대에 대한 정부의 긴급 사용중단 및 강제리콜 명령, 사용자/피해자 건강영향 역학조사 실시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환경보건시민센터가 16일 오후 서울 중구 환경재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진침대가 생산한 방사능 라돈침대에 대한 정부의 긴급 사용중단 및 강제리콜 명령, 사용자/피해자 건강영향 역학조사 실시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신민주 기자] 대진침대의 매트리스에서 1급 발암물질인 '라돈' 검출이 발표된 후 그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지난 16일 라돈침대에 정부가 긴급 사용중단 및 강제리콜 명령하고 사용자와 피해자의 건강영향 역학조사 실시하기를 촉구한 이래 소비자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불안감과 불만에 휩싸인 소비자들의 집단소송 참여가 늘고 있고, 라돈 측정기를 구매하려는 움직임도 줄을 잇는다. 한편 다른 침대업계는 자체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파문 확산을 막는 데 주력하는 모양새다.

대진침대 집단소송 1900명으로 늘어나

'대진침대 라돈 사건 집단소송' 인터넷 카페에는 18일 현재 1만2000여명이 가입했고, 이중 1900명 넘는 이가 소송 참여의사를 밝힌 상태다.

특히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대진침대의 매트리스에서 방사선 피폭선량이 기준치를 최고 9.3배 초과했다는 결과를 발표한 뒤 동참 인원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

소송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태율의 김지예 변호사는 문의전화와 방문객이 몰리자 외부에 사무실을 별도로 얻어 업무를 봐야 할 정도다.

김 변호사는 소송 서류를 접수하기 위해 전날 '화난 사람들'이라는 이름의 별도 홈페이지를 개설했고, 오는 21일께 대진침대를 상대로 한 가압류를 신청할 계획이다.
 
김 변호사는 "변호사와의 상담한 뒤 결정하기 위해 아직 신청 안 한 이들도 많다, 상담이 끝나면 참여 인원은 더 늘 것“이라고 했다. 김 변호사가 예상하는 참가인원은 5천 명 정도. 

한국소비자원에도 소비자들의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18일 오후 2시까지 대진침대와 관련한 소비자 문의는 2320건에 이른다.

그중 집단분쟁조정 신청 참여를 밝힌 건수는 98건. 집단분쟁조정 절차는 비슷한 피해를 본 소비자가 50명 이상인 경우 신청할 수 있다.

라돈측정기 주문 폭증, 발주 밀려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라돈측정기 판매도 급증하고 있다.

측정기는 주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를 통해 구매하는데, 18일 인터파크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17일까지 라돈 측정기 판매량은 평월 대비 5~10배 가까이 늘어났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보통 한달 100~200개 수준이던 판매량이 이달은 17일 현재 이미 1000개 가깝게 팔렸다”고 전했다.

오픈 마켓에서 라돈측정기를 유통하는 업체들도 주문이 밀려 제품을 제때 배송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터넷 카페 등에는 라돈측정기인 '라돈아이'를 대여하겠다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라돈아이'를 판매하는 한 업체는 "공장에서 평상시 생산량만큼의 부자재만 준비해놓았다가 물량이 늘어나니 부자재가 달려 새로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입은 바로 되는 게 아니라 발주 넣고 통관하고 걸리는 기간이 있어 배송이 점점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침대업계 '파문 선긋기'…잇따라 자체조사 발표

'라돈침대' 파문이 일자 침대·가구회사는 잇따라 자체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대진침대와 선긋기에 나섰다.

시몬스침대는 18일 '최근 이슈에 대한 당사의 입장'이라는 보도자료를 내고 "라돈 성분을 방출하는 성분을 매트리스에 쓴 적이 없으며, 자체조사 결과 기준치 이하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라돈' 성분을 방출하는 것으로 알려진 '음이온 파우더'를 시몬스침대는 국내에서 생산하는 그 어떤 매트리스 제품에도 사용한 적 없다는 것. 

시몬스침대 측은 "당사는 그럼에도 재차 확인하기 위해 공신력 있는 외부 시험연구 기관에도 추가 검사를 의뢰했다. 결과는 한 달 뒤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에이스침대도 지난 10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자체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에이스침대 측은 정부 안전기준치인 4pCi/l=148Bq/㎥ 대비 0.007pCi/L = 0.259Bq/㎥로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한샘 역시 이번 주 초 외부 시험연구 기관에 검사를 의뢰해 결과가 나오는 다음 주께 결과를 공개하기로 했다.

한샘 관계자는 "아무래도 라돈 수치가 문제인 만큼 따로 외부기관에 의뢰해 조사 중인데, 외부기관도 워낙 조사할 물량이 밀려서 시간이 좀 걸리고 있다"고 했다.

이 외 에몬스가구 등도 자체 평가를 마치고 외부 시험기관에 검사를 의뢰 중이라고 한다.

에넥스침대 또한 내부 품질검사를 실시하고 있는 중이다. 까사미아 역시 침대 제품에 대한 검사를 내부적으로 마친 상태. 

침대업계 관계자는 "사실 문제가 된 '음이온 파우더' 방식은 2000년대식이고, 요즘은 스프링 방식을 쓰고 있지만, 문제가 된 만큼 앞 다퉈 자체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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