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 커들로 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1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TV 인터뷰를 하고 있다. 커들로 위원장은 18~19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중 무역협상에 미국측 대표단원으로 참석했다. 양국은 19일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사진=뉴시스)
래리 커들로 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1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TV 인터뷰를 하고 있다. 커들로 위원장은 18~19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중 무역협상에 미국측 대표단원으로 참석했다. 양국은 19일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사진=뉴시스)

[뉴시안 '중국경제통신'=콘도 다이스케 일본 주간현대 편집위원] "이번 미국과의 무역 전쟁은 비유하자면 한국전쟁과 같다. 중국은 이번에 미국과 휴전협정을 맺은 것이다. 이는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휴전이지, 종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종전에 이르려면 아직도 긴 여정이 남아있다."

이렇게 말하는 당사자는 한 중국 경제지 기자다.

미국 시간으로 지난 17일과 18일, 이틀 동안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중 무역 협상은 하루 늦은 19일에야 공동 성명이 발표되었다. 

합의된 사항은 모두 6항목이지만 “어떻게든 출혈을 막았다"고 하는 정도로 만족할 수밖에 없는 형편없는 내용이다.

가장 먼저 중국 측은 미중 무역 격차를 줄이기 위해 미국 상품의 수입을 확대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고기, 곡물, LNG(액화 천연 가스)등이다. 

그런데 중국은 내년에 러시아로부터 대량의 천연 가스가 들어올 예정이기 때문에 LNG의 수입확대는 어디까지나 임시변통적인 조치다. 

콩 등의 곡물에 관해서도 이미 중국 농가에 대한 보조금을 늘려서 국산품을 늘리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한편, 브라질 등 다른 나라로부터의 수입을 늘리는 조치도 시작했다.

둘째, 중국은 미국 상품을 존중한다는 내용이 명시되었다.

그리고 이 두 달 동안 미국을 강력하게 비난해 왔던 중국 상무부가 18일 갑자기 "미국산 수수의 덤핑 조사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역시 ‘눈에는 눈’이라고 줄곧 외쳐오던 중국이 일시적으로 주먹을 내리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중국 상무부는 기본적으로 대미 강경파의 소굴이기 때문에 언제든 다시 주먹을 치켜들 수 있다.

셋째, 서비스 분야에 관해서는 논의를 계속한다. 

넷째, 지적재산권 문제에 대해서 중국이 특허법 개정을 추진한다.

다섯째, 투자 분야는 양측이 서로 공평한 투자 환경을 장려한다. 

그리고 여섯번째로, 이 무역 협상을 정례화시킨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중국 경제지 기자는 이런 말을 들려줬다.

"특히 5번째의 공평한 투자 환경에 관해서 중국 측은 미국이 ZTE(중흥 통신)을 상대로 한 강력한 제재를 해제하고, 화웨이의 미국에서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그동안 CFIUS(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는 ‘국가 안전상의 이유’라는 명목으로 이 중국 최첨단 기업의 2곳을 표적으로 삼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CFIUS 위원장인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은 끝내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고 결국 이 문제는 ‘계속 협의한다’고 마무리된 것이다."

미국 상무부가 4월에 발동한 ZTE에 대한 제재로 인해, ZTE의 스마트폰은 생산 중단을 피하지 못했고 기업이 부도위기에 빠졌다. 

선전시 정부의 가장 모범적인 국유 기업이 트럼프 행정부의 한 방에 넉 아웃이 될 위기에 빠진 것이다.

더구나 ZTE의 타격은 ‘중국의 실리콘 밸리’라고 불리는 선전의 타격이며, 선전의 타격은 중국의 최첨단 기업 전체의 타격이다.

결국 2일 간의 교섭을 마친 ‘시진핑의 특사’ 유허(劉鶴) 국무원 부총리는, 미완성의 합의서를 들고 피로가 역력한 안색에 흰머리가 더 늘어난 모습으로 귀국했다.

그런데 이 미중 무역 전쟁을 일본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가 말했다.

"우리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점은 ‘트럼프 고질라(일본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일본영화에 나오는 괴수 ’고질라‘에 비유하는 유행어가 있다)’가 주먹을 치켜들고, 얼마나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의 장벽을 부수어 주는지 하는 점이다. 

이달 초 ‘한중일 3개국 정상회담’을 위해 리커창 총리가 방일했을 때에도 일본은 중국의 눈치를 살피느라 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지난 세기는 중국이 일본의 눈치를 보며 부탁을 해 왔지만, 이제 양국의 입장은 역전되어 버렸다. 

그래서 일본은 북한 문제와 마찬가지로 중국 문제에 대해서도 트럼프 정권이라는 ‘호랑이의 위세’를 빌리고 있는 것이다."

이 점은 한국도 비슷할지 모르겠다. 

트럼프 정부는 문재인 정부에게 한미 FTA의 재검토를 요구해 왔으며 한국은 응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한국은 사드 배치 문제로 크게 위축된 대중 비즈니스의 상황에서 반전을 꾀하고 싶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무역장벽을 깨주길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어쨌든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거인들의 무역 전쟁으로 ‘표류’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일본도 한국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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