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숙환으로 별세한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생전 모습
지난 20일 숙환으로 별세한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생전 모습(사진=뉴시스)

[뉴시안=김지형 기자] LG전자 구광모 상무의 4세 경영 체제에 대해 재계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3세 경영인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타계 소식이 20일 전해진 가운데 그동안 일선에서 LG전자 내 신성장동력 창출을 진두진휘했던 구광모 상무의 입지가 그룹 경영 전반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17일 (주)LG는 이사회를 열고 구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다음 달 29일 열릴 임시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되면 구 상무는 공식적으로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주총에서 이사로 선임되면 구 상무는 LG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게 된다.

구 상무는 그룹 지주회사인 (주) LG의 하현회 부회장을 비롯한 6명의 '전문경영인 부회장단'에게 계열사별 현장 경영을 맡길 전망이다. 

자신은 큰 틀의 경영 방향을 제시하면서 신성장사업 발굴에 계속 주력할 방침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업분석 전문업체 CEO 스코어 박주군 대표는 "구 회장이 이른 나이에 유명을 달리하셨지만, 그의 아들이 이미 그룹 중책으로 자리잡은 만큼 기존 경영 전반의 의사결정과 지배구조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구 상무가 관심을 가져 왔던 신성장사업분야는 자동차 전자장비(전장) 사업을 비롯해 인공지능(AI)ㆍ사물인터넷(loT)ㆍ로봇 등 4차 산업혁명 분야다.

사실상 그룹 총괄 경영을 맡았던 구본준 부회장은 당분간은 과도체제에서 구 상무에게 '조언자' 역할을 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그룹 경영에서 손을 떼고 계열 분리할 가능성이 크다.

구 상무(6.24%)는 현재 구 회장(11.28%)과 구본준 부회장(7.72%)에 이어 (주) LG의 3대 주주다. 고 구본무 회장의 외아들인 구 상무는 구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2004년 구 회장의 양자로 입양됐다.

구 상무는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으로 입사한 뒤 미국 뉴저지법인ㆍHE(홈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 선행상품기획팀ㆍHA(홈어플라이언스) 사업본부 창원사업장ㆍLG전자 경영전략팀을 거쳤다.

2015년 LG전자 상무로 승진한 이후 지난해 말 정기 임원 인사에서는 그룹 신성장사업 가운데 하나인 정보디스플레이 부문을 총괄하는 직책을 맡고 있다.

구광모 LG전자 정보디스플레이(ID) 사업부장 상무(사진=뉴시스)
구광모 LG전자 정보디스플레이(ID) 사업부장 상무(사진=뉴시스)

구광모 상무의 후계구도 작업도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 상무가 구 회장의 주식을 모두 상속할 경우 상속세가 최대 1조원 가량 될 것이란 분석도 재계 안팎에서 제기된 상태다.

증여나 상속 규모가 30억원 이상일 경우 과세율이 50%이기 때문이다.

주식 상승세는 고인이 사망한 시점을 기준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치 주가의 평균금액을 기준으로 삼는다.

한 재계 관계자는 "20일 구 회장의 별세로 향후 구 회장이 보유한 모든 지분을 구 상무에게 상속한다면 세금은 대략 9000억원 안팎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구 상무는 구 회장 지분만 물려받아도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구 상무가 구 회장의 일부 주식만 상속 받아 최대주주로 올라설 것이란 승계 시나리오도 있다. 구 상무가 구 회장의 지분 중 1.5%만 물려받아도 최대주주가 되기 때문이다.

구 상무가 1조원 대 상속세를 납부키로 결정한다면, 그동안 재계에서 낸 상속세 중 가장 높은 금액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