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리의 상장폐지는 많은 가치투자자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뉴시안 맛있는 주식=송범선 기자] 완리가 21일 21원에 쓸쓸히 퇴장을 맞이해 충격을 주고 있다. 양호한 재무제표를 자랑하던 완리라, 가치투자도 맹신할 수 없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코스닥에 상장했던 중국 법인 완리는 회계법인의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가 결정되면서 21일 국내 시장에서 물러났다. 장외 시장으로 가져갈 수는 있지만 미래가 불투명한 상태다.

이에 주주들은 울분을 토하고 있다.

완리의 한 주주는 “이 회사를 상장시킨 주관사에 꼭 책임을 물어야 하며, 거래세금만 밝히며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힌 거래소도 책임져야 한다”며 거센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공개된 완리의 재무제표를 보면, 4년 연속 흑자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계속해서 흑자를 기록하며, 부채비율은 43%밖에 안되는 안정적인 회사다.

이에 많은 가치 투자를 신봉하는 이들이 이 회사에 투자했다. 그러나 '버핏의 후예'를 자처하던 이들, 가치투자자들은 완리에서 실패했다.

완리의 재무제표를 보면 3년 연속 흑자로 양호하다.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 적자를 기록했지만, 이 정도는 기업 운영에서 통상 있는 일로 간주돼 위기로 보기 힘들다. (표=와이즈에프엔)

완리는 한진해운이 4년 연속 적자에 허덕이다가 1000%가 넘어가는 부채에 부도처리를 낸 사례와는 다르다.

또 대우조선해양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가 분식회계로 지적받아 급락한 것과는 다른 사례라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완리는 2017년 상반기까지 한국회계법인으로 재무제표 검증을 받아왔다. 그러나 회사 대표가 결산 보고서를 내고도 고의상장폐지 시키기 위해 회계법인에 백지를 제출했다.

또 주주총회에 참석해서도 대표 본인이 시가총액을 넘는 전환사채(CB)를 받겠다고 한 것이 부결되자, ‘배 째라’는 식으로 고의 상장폐지를 실시했다.

문제는 완리가 예전에 공개한 회계정보보다 실제 부채가 더 많을 경우, 파산절차를 거친 자산을 매각해도 주주들이 돈을 돌려받기 힘들다는 평가다.

완리의 재무제표가 정상적이지 않기 때문에, 이를 믿은 투자자들만 속을 썩이게 됐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와 회계법인의 감사도 100% 믿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완리는 중국 1세대 종목이다”며 “1세대 종목은 웨이포트 등 상장폐지가 많은 실정이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러나 모든 중국기업이 그런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컬러레이는 국내상장 중국기업 2세대 종목”이라며 “컬러레이는 우리나라 감사원이 직접 컬러레이 회사에 찾아가서 조사한 것으로 알려져 비교적 안전한 회사”라고 밝혔다.

완리는 21일 21원에 마감해 사라졌다. (차트=하나금융투자)

완리는 국내 상장을 거치긴 했지만 회사의 본사가 중국의 홍콩에 있다. 이에 국내 주식을 홍콩에 상장된 주식과 교체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는가 하는 점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는 “완리는 홍콩에는 상장이 안됐다”며 “중국 기업들은 대부분 중국 본토 또는 홍콩, 미국 등에 상장을 하지 못해서 마지막으로 어쩔 수 없이 한국행을 택한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의 경우 믿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업계 전문가는 “불성실 공시 법인으로 지정된 중국 기업 투자는 조심해야 한다”며 “앞으로 모든 중국기업의 국내 상장 시에, 회계 감사원이 중국에 직접 가서 회사와 공장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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