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소득주도 성장론, 3% 성장률에 발목 잡히나
문재인 소득주도 성장론, 3% 성장률에 발목 잡히나
  • 정윤기 기자
  • 승인 2018.05.28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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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수출과 소비 증가세 주춤
-설비·건설 투자 부진과 고용이 떨어질 가능성 제기
문재인 대통령이 4월 24일 오전 청와대 세종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김동연(앞줄 왼쪽 두번째) 경제부총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4월 24일 오전 청와대 세종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김동연(앞줄 왼쪽 두번째) 경제부총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정윤기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3.1%였다. 이 수치는 2014년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문재인 정부 2년차 경제의 핵심 이슈 역시 3% 성장 여부와 함께 경제 회복 원천을 가계 소득 증대에 두는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이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3% 벽을 넘기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하지만, 이를 두고 '오판'이라는 시각이 있다.

경기 흐름, 회복이냐 하강이냐

경기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두고 직접 논쟁이 촉발된 것은 지난 11일 기재부가 '최근 경기동향(그린북)' 5월호를 발표 3시간 만에 번복하면서다.

경제 상황에 대한 정부의 공식 견해를 담은 이 보고서에는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간 명시했던 '회복 흐름 지속'이라는 표현이 빠졌다.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0.2% 감소했고, 이후 회복세를 보여 오다 주춤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일으키는 대목이다.

이를 두고 정부도 경기가 하강 국면이라고 판단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고, 부랴부랴 '전반적으로 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는 문구를 추가해 수정본을 내놨다.

정부는 여전히 회복이라고 판단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었다.

그러나 시장은 이 판단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았고, 경제학자들의 경기 침체 진입론과 민간연구소 측의 성장세 둔화 진단이 뒤따르면서 논쟁을 지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에 반박하고 나섰다.
"경제는 심리다. 전반적으로 목표한 3%대로 가고 있고 현재로선 3% 목표를 수정할 계획이 없다."

소득주도 성장의 결과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012년 2.3%를 기록한 이후 2013년 2.9%, 2014년 3.3%로 높아졌지만, 2015~2016년 각각 2.8%에 그쳤다.

지난해 민간소비와 수출이 증가하는 가운데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경제 성장을 이끌었다.

지난해 민간소비도 2.6% 증가하며 전년 증가율(2.5%)보다 상승했다. 지난해 민간소비 증가율은 2011년(2.9%) 이후 6년 만에 최고 수준이었다.

수출 역시 2.0% 늘었다. 건설투자는 7.5% 늘어난 가운데 설비투자가 14.6% 큰 폭으로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2010년(22.0%)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IT 부문 설비투자가 급증한 영향이다.

이런 호조에 힘입어 문재인 정부는 중하위 계층의 소득을 끌어올려 '소비 증가→생산 확대→투자 증가→일자리 확대→소득 증가'의 선순환 고리를 ‘소득 주도 성장론’을 내세워왔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재정지원, 건강보험료 보장성 강화, 기초연금 인상 등이 소득주도 성장론에 뿌리를 둔다. 이는 경제가 성장하면 소득이 자연스레 늘어난다는 주류 경제학과는 차이가 난다.

정부는 올해 429조원의 슈퍼 예산과 3조8317억 원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집행하고 있다.

나랏돈을 풀어 경기를 끌어올리면 세수가 늘어나고 여기에 지출 구조조정을 병행하면 재정건전성을 양호한 수준으로 유지시킬 수 있을 것이란 게 정부 판단이다.

그러나 올 들어 수출과 소비 증가세가 주춤하고 설비·건설 투자 부진과 고용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주류 경제학자들은 지적한다.

거기다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유가 상승과 같은 대외 위험요인도 상존한다. 향후 경제 흐름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세수 거두기가 힘들어지면 재정 건전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통화 정책이 잘 되어야 성공

주류 경제학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혈세 투입 말고 경기를 살릴 대응책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재정 투입은 새롭게 시장에 돈을 푼다기보다 예정된 예산 집행을 서두르거나 다른 곳의 재원을 가져다 시급한 곳에 쏟아 붓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통화정책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정부가 시장에 돈을 푸는 확장적 재정정책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면 통화당국이 금리를 내려 시장의 돈이 순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논리다.

최창규 명지대 교수는 "진단을 잘못하면 해답도 잘못 나오게 돼 있다. 3% 성장에 집착하고 검증되지 않은 소득주도 성장론을 밀어붙이기보다 경기(침체 내지 하강 국면)를 바로 보고 소득주도 성장의 부정적 파급 효과를 최소화하는데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분석실장은 "최근 생산·고용·수출 지표를 볼 때 경제성장세가 약해졌고 앞으로 더 약해질 가능성이 높다. 돈을 푸는 정책 부작용을 고려해 기업 경쟁력 제고와 노동생산성 향상 등을 고려한 중장기 성장잠재력 제고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조업 성장으로 경제 흐름은 견실한 상승세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호조를 보인 것은 제조업이 4.2% 증가하면서 전년(2.3%)보다 증가했고 건설업(7.2%) 역시 증가세를 유지한 덕택이다.

제조업과 건설업의 지속적인 성장은 경제 구조를 튼튼하게 밑받침하는 요소로 환영할 만하다. 이에 반해 서비스업은 2.1% 증가에 그쳐 전년(2.3%)보다 다소 낮아졌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3분기 높은 성장률에 따른 기저효과와 추석 연휴에 따른 조일 일수 감소가 반영된 결과”라면서 “경기의 견실한 상승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정부와 보수적 경제학자들의 견해가 대립되면서 올해 경제 흐름이 어떻게 이어질지, 결과는 어떻게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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