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TV가 북한 강원도 동해안 지역 신설 철도인 '고암-답촌 철길 다리' 개통식이 열렸다고 31일 보도했다. 사진은 조선중앙TV에 보도된 '고암-답촌 철길 다리' 건설현장의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조선중앙TV가 북한 강원도 동해안 지역 신설 철도인 '고암-답촌 철길 다리' 개통식이 열렸다고 31일 보도했다. 사진은 조선중앙TV에 보도된 '고암-답촌 철길 다리' 건설현장의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뉴시안=김지형 기자] 우리 경제의 건설업이 둔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 가운데 남ㆍ북ㆍ미 연쇄 정상회담이 남북경제협력사업의 물꼬를 틀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건설업의 신규 투자가 우리나라 고용시장과 경제 회복에 중요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2018년 상반기 경제전망'에 따르면 내년 우리나라 취업자수 증가폭은 서비스업의 완만한 개선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건설업 둔화로 인해 20만 명대 초반으로 하향될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건설투자는 국내 주택건설이 빠르게 둔화하면서 올해 0.2% 위축에서 내년(-2.6%) 더 악화될 것으로 관측됐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발표된 건설업 지표에 따르면 국내 건설업계 체감경기는 낮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이달 초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주택건설 사업의 체감경기 동향을 나타내는 전국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의 5월 전망치는 72.1로 기준선인 100을 크게 하회했다.

HBSI는 한국주택협회ㆍ대한주택건설협회 소속 회원사 500여 곳을 대상으로 건설 사업자 입장에서 주택사업 경기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조사하는 지표다. 이 전망치가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건설사의 비율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다.

주택산업연구원 박철한 부연구위원은 "5월 전망치가 전달에 비해 다소 상승했지만 이는 4월 전망치가 전월 대비 28.8포인트 급락한 데 따른 기저효과"라면서 "(5월 전망치는) 기준선에서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건설사의 체감경기는 회복 국면으로 돌아섰다고 보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남북정상회담과 북ㆍ미정상회담의 성과로 남북경협사업이 재개된다면 국내 건설업계와 고용시장의 회복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설업자들이 느끼는 경기는 4년 연속 최악"이라면서 "남북사업이 재개된다면 국내 건설업계 부진의 돌파구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전망했다.

남북정상회담의 후속조치로 남북경협이 조만간 활성화될 것이란 분석도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대북 전문가에 따르면 북한은 현재 도로ㆍ철도ㆍ공항ㆍ주택 등 여러 사회간접자본(SOC)의 노후화 및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

이로 인해 오는 6월 13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북ㆍ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미국과 남한에 대한 답례 형식으로 대대적인 SOC 투자를 허용할 것이란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북ㆍ미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평양과 워싱턴 사이에서 셔틀외교를 하고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최근 미 TV방송에 출연,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완전히 포기하고 미국과 동맹들에 대한 호전 행위를 멈추겠다는 약속을 지킨다면 미국 기업들이 지원이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는 엄청난 양의 전기가 필요하다"면서 "인프라 개발과 북한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들을 위해 그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이후 발표된 '판문점 선언'에서도 철도ㆍ도로 등 남북 간 SOC 협력 방안이 포함됐다.

이로 인해 남ㆍ북ㆍ미 연쇄 정상회담의 성사가 남북경협의 재개뿐 아니라 국내 건설업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한 경제전문가는 "북ㆍ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실무회담의 결렬과 재개가 반복되는 등 남북경협의 재개는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면서 "하지만 남ㆍ북ㆍ미 정상회담이 북한의 비핵화를 도출한다면 그에 따른 보상으로 '북한판 마샬플랜'이 발표될지 국내 건설업계뿐 아니라 관련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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