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열도에‘캡슐토이’ 복고풍 장난감 빅뱅
일본 열도에‘캡슐토이’ 복고풍 장난감 빅뱅
  • 김경철 도쿄 통신원
  • 승인 2018.06.0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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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맨’캐릭터 지우개는 4년 동안 1억8천만 개 팔려
-백화점 고객 대부분 22∼25세의 여성, 신규 고객 40%
캡슐토이의 1차 붐을 조성하는 데 기여한 ‘근육맨’애니메이션 캐릭터(사진=반다이 홈페이지 캡처)
캡슐토이의 1차 붐을 조성하는 데 기여한 ‘근육맨’애니메이션 캐릭터(사진=반다이 홈페이지 캡처)

[뉴시안 이슈 추적=김경철 도쿄 통신원] “가차가차~ 퐁!(드르륵~ 툭)”

자판기에 동전을 넣고 손잡이를 돌리면 직경 4~8cm 크기의 동그란 캡슐이 튀어 나온다.

캡슐 속에는 캐릭터 인형부터, 키홀더와 퍼즐, 피규어까지 다양한 미니추어 장남감이 랜덤으로 들어있다.

어린 시절 즐겨했던 ‘뽑기’를 연상시키는 미니 장난감, 캡슐토이가 일본에서 제3의 붐을 맞고 있다.

일본어로 ‘가차가차’ ‘가차퐁’ 등으로 불리는 캡슐토이는 1965년에 미국에서 수입된 풍선검 자판기가 기원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후 이를 흉내 낸 장난감 자판기가 만들어졌으며, 1977년부터 일본 굴지의 완구 메이커인 ‘반다이’가 시장에 참여, 산업으로서 본격 성장했다.

1회 20엔 정도의 조악한 장난감이 주류였던 시장에서, 반다이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TV 속 히어로를 담은 캡슐토이를 내놓으며 1회 100엔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승부수를 던져 대성공을 거두었다.

특히 ‘근육맨’이라는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 지우개는 4년 동안 1억8천만 개가 팔리는 대히트를 기록하며 캡슐토이의 1차 붐을 조성했다.

1990년대 중반에는 장난감에 색을 입히고 완성도를 높이는 한편, 다양한 장르의 내용물이 개발됐다.

특히 건담을 비롯한 인기 애니메이션의 피규어 타입의 캡슐토이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어린이에서 어른들까지 고객층을 넓히며 두 번째 붐을 불러왔다.

이후 캡슐토이 자판기는 장난감 가게 구석에 놓였던 틈새상품에서 벗어나, 대형 쇼핑몰에도 당당히 입성하는 인기를 누렸다.

오타구의 성지 아키하바라에는 500여개의 캡슐토이 자판기가 설치된 전문매장 ‘가차퐁 회관’이 들어서기도 했다.  

그리고 현재는 실용성과 디자인 성을 겸비한 다양한 아이템으로 젊은 여성과 일본을 찾는 외국인들에게까지 인기를 얻으며 제3의 붐이 도래하고 있다.

일본 전역의 국제공항에는 “쓰고 남은 동전으로 장난감을!” “왠지 일본에서 잘 나갑니다! 의문의 1승”이라는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2016년부터 캡슐토이 자판기가 설치되기 시작했다.

‘JAPANESE CAPSULE TOY GACHA’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다카라토미아트’는 일본의 관문인 나리타공항에 170대, 오사카의 간사이공항에 263대를 비롯, 하네다공항·후쿠오카공항·나고야공항 등 주요공항에 수 십대의 캡슐토이 자판기를 설치했다.

다카라토이아트에 의하면 공항에 설치된 자판기는 평균의 3배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일본 문화를 상징하는 섬세하고 깜찍한 분위기로 관광기념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200∼500엔 정도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과 귀국길에서 쓰다 남은 동전을 처분할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한다.

인스타그램 등의 SNS에 ‘레어 아이템’의 인증샷을 올리는 젊은 여성들도 캡슐토이 붐을 이끌고 있다.

후치코 시리즈는 컵 가장자리나 컴퓨터 위에 장식할 수 있는 OL 유니폼의 미니인형이 캡슐 속에 들어 있다.일주일 만에 10만개가 완판되는 기록적인 히트를 달성했다.(사진=기탄클럽 홈페이지 캡처)
후치코 시리즈는 컵 가장자리나 컴퓨터 위에 장식할 수 있는 OL 유니폼의 미니인형이 캡슐 속에 들어 있다.일주일 만에 10만개가 완판되는 기록적인 히트를 달성했다.(사진=기탄클럽 홈페이지 캡처)

 

 

젊은 여성들의 캡슐토이 유행에 불을 붙인 것은 2012년에 발매된 ‘후치코’ 시리즈다.

후치코 시리즈는 컵 가장자리나 컴퓨터 위에 장식할 수 있는 OL 유니폼의 미니인형이 캡슐 속에 들어 있다.

일주일 만에 10만개가 완판되는 기록적인 히트를 달성한 후, 현재까지도 새로운 제품이 속속 출시되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도쿄 디즈니랜드 등의 인기 유원지에서만 손에 넣을 수 있는 한정판 캡슐토이 역시 인스타그램의 인증샷 용으로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반다이는 2016년부터 여성들이 자주 찾는 패션몰과 백화점 등에 기간을 정하여 여성전용의 토이캡슐 자판기를 설치하는 ‘브릴리언트 캡슐(Brilliant Capsule)’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젊은 여성의 취향을 저격하는 아이템을 갖추고 새로운 고객층을 공략하려는 전략을 구사한다.

반다이에 따르면 매장을 찾는 고객의 대부분이 22∼25세의 여성들이며, 이 중 신규 고객이 40%에 이른다고 한다.

그밖에도 각 업체들은 여성사원을 중심으로 개발팀을 구성하여 여성을 타깃으로 한 아이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역 문화와 접목된 캡슐토이 개발도 활발하다. 피규어 전문업체인 ‘카이요도’는 각 지역의 전통 건축물, 풍습, 음식 등을 주제로 한 ‘캡슐피규어 시리즈’를 개발, 수집가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캡슐토이 자판기에서 구입한 아이템을 사용해 디지털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개발된 어플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일본의 캡슐토이 시장 규모는 연간 300억엔 정도로, 총 8000억엔에 달하는 장난감 시장의 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반세기 이상을 살아남은 캡슐토이 업체들은 끊임없는 변신으로 매번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캡슐토이의 성장전략은 저출산의 위기에 빠진 일본과 한국의 장난감 업체들에게 모범적인 성공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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