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의 국경 지역에 있는 랴오닝 성의 항구 도시 단둥은 ‘트징후이’ 개최가 결정된 이후, 땅값이 폭등하면서 시민들 사이에서 웃음소리가 멈추지 않고 있다.(사진=뉴시스)
북한과의 국경 지역에 있는 랴오닝 성의 항구 도시 단둥은 ‘트징후이’ 개최가 결정된 이후, 땅값이 폭등하면서 시민들 사이에서 웃음소리가 멈추지 않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콘도 다이스케 일본 주간현대 편집위원] 중국에서는 ‘트징후이’(特金会)라고 불리는 ‘特朗普’(트럼프) 대통령과 ‘金正恩’(김정은) 위원장의 미북정상회담.

‘세기의 이벤트’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 ‘트징후이’가 코앞으로 닥친 요즘, 중국에서 두 정상의 만남을 누구보다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김정은의 막후 후견인을 자처하는 시진핑 주석? 천만의 말씀이다. 정답은 240만 명의 단둥 시민이다.

북한과의 국경 지역에 있는 랴오닝 성의 항구 도시 단둥은 ‘트징후이’ 개최가 결정된 이후, 땅값이 폭등하면서 시민들 사이에서 웃음소리가 멈추지 않고 있다.

단둥지역에 거주하는 필자의 지인은 다음과 같이 증언한다.

"내가 거주하는 지역은 단둥 신구로, 우리 아파트는 북한과 수교 60주년을 기념하여 중국이 새로 만든 길이 2㎞의 새 압록강 대교 밑에 위치하고 있다. 지난해 말 내가 아파트를 구입했을 당시만 해도, 북한과 가까운 ‘위험 지역’이라는 이유로, 땅값이 1㎡당 5000위안(약 85만원)에도 못 미쳤다. 그런데 지금은 순식간에 7000위안을 돌파했다. 지금도 다롄과 선양을 비롯해서, 멀리 베이징에서까지 사겠다는 사람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주변에서는 올해 안에 1만 위안 고지까지 달성하는 것도 문제없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모든 것이 ‘트징후이’의 덕분이다. 직접 싱가포르까지 날아가서 회담의 성공을 빌고 싶은 기분이다."

북한 노동자들이 돌아온다

중국 측의 단둥과 북한 측의 신의주를 잇는 다리는 일본이 식민지 시대에 세운 압록강 대교가 유일했다.

그런데, 2009년 10월에 수교 60주년을 기념하여 원자바오 총리가 북한을 방문한 자리에서 새로운 압록강 대교 건설을 결정했다.

새 압록강 대교의 총 공사비 180억 위안은 전액 중국 측의 부담하기로 하고 건설이 시작됐다.

2014년 경에는 거의 완성되었지만, 김정은 위원장 시대에 들어와서 악화일로로 치달은 북중 관계의 영향으로 아직까지 개통식조차 가지질 못했다.

북한 측이 “중국이 자국의 인민해방군 탱크가 건너갈 수 있도록 설계한 것 아닐까"하는 의구심에 빠졌기 때문에, 이 새로운 대교의 개통을 미뤄 온 것이다.

중국과 북한의 관계의 상징물인 조중우호교.(사진=뉴시스)
중국과 북한의 관계의 상징물인 조중우호교.(사진=뉴시스)

현재 단둥에서 즐거운 비명을 올리고 있는 시민들은 아파트 보유자뿐만이 아니다. 단둥에 거주하는 이 지인은 계속해서 이렇게 설명한다.

"단둥의 공장에서 과거 ‘황금 알’이라고 불렸던 북한 노동자들이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북한 노동자의 임금은 중국인 노동자의 4분의 1정도에 지니자 않는다. 더구나, 한 자녀 정책의 영향으로 응석받이로 자란 귀한 몸의 중국 젊은이들보다 2배는 열심히 일한다. 즉, 노동생산성에서 8배 정도의 차이가 난다. 지난해 한층 강화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결정으로 인해 그들은 일단 귀국했지만, 이제 ‘트징후이’로 인해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그들이 차례로 돌아오고 있다."

북중 국경 평화는  한국, 일본에 좋은 일

지난해 9월 및 12월의 유엔 안보리 결의에 의해서, 중국은 신규 북한 노동자를 고용할 수 없게 되었다. 또 현재 중국에 남아 있는 북한 노동자도 2년 이내에 귀국시키지 않으면 안되게 되어 있다.

하지만 한번 중국에 파견되었다가 북한으로 귀국했던 북한 노동자를 다시 불러들이는 것은 엄밀한 의미로는 ‘제재 위반’에 해당되지 않는다. 중국의 비즈니스 용어로 말하자면 ‘짜비엔추’(擦辺球 =그레이 존이라는 의미)이다.

북중국경의 총 길이는 1300㎞나 되며, 이 국경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조선족은 200만명이나 된다.

단둥 시민뿐만 아니라 그들도 기대감이 가득한 표정으로 4000㎞ 가까이 떨어진 싱가포르에서 열리게 될 6월 12일의 ‘트징후이’를 지켜보고 있을 것임에 틀림없다.

북중 국경이 평화롭게 되는 것은 한국은 물론, 일본에게도 바람직한 일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여러 차례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다"며, 후속회담을 예고했지만, 아시아가 평화롭게 될 수만 있다면, 앞으로 몇 번을 만나도 좋을 것이다.

이미 문재인 대통령은 2번, 시진핑 주석도 2번이나 만났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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