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 8일 오후 '건군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이 열린 가운데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가 등장한 모습을 조선중앙TV가 녹화 중계하고 있다.(사진=조선중앙TV 캡쳐)
】 지난 2월 8일 오후 '건군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이 열린 가운데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가 등장한 모습을 조선중앙TV가 녹화 중계하고 있다.(사진=조선중앙TV 캡쳐)

[뉴시안=김동현 보스턴 통신원] 북미정상회담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싱가포르 현지에서는 이미 삼엄한 경비가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만남을 지켜보는 이들 모두 기대 반 걱정 반의 마음일 것이다.

센토사 섬의 카펠라 호텔 현지 분위기, 트럼프와 김정은이 ‘햄버거 회담’을 할 것인지, 트럼프와 김정은의 전용기가 창이 공항에 내릴 것인지 공군 기지에 내릴 것인지 등의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미정상회담의 본질을 잊어서는 안 된다. 북미 정상회담은 북한의 불법적인 핵무기 개발 및 보유를 해결하기 위한 회담이다.

따라서 북미정상회담을 바라보는 데 있어 유심히 보아야 할 쟁점은 북한의 비핵화를 담보할 구체적인 조치에 합의를 이루었는가다.

첫째, 북한의 비핵화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있는 간단한 의제가 아니다. 미 행정부도 이 점을 인식한 듯하다.

새라 허커비 백악관 대변인은 기존의 입장과는 달리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첫번째’ 회담이라고 밝혔으며 트럼프도 김정은을 회담 진전 정도에 따라 백악관으로 초대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세계적 핵물리학자인 지그프리드 헤커 교수는 지난 5월 말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는 점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헤커 교수는 북한의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의 해외 반출을 단기 목표로 하되 핵 프로그램의 해체는 중·장기적으로 북한 핵과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6·12 미·북 정상회담 한 번으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할 수 없다는 점이 첫 번째 관전 포인트다.

둘째, 북한이 핵시설 강제사찰을 수용하는지의 여부를 주의 깊게 봐야한다.

미·북 정상회담은 정상 간 공동선언문 및 기자회견으로 마무리 될 가능성이 높다. 3,000 여명의 내·외신 기자들은 트럼프와 김정은의 악수, 포옹, 걸음걸이 등 면면을 보도할 것이다.

북한은 수십 차례에 걸쳐 대한민국, 미국, 일본을 포함한 국제사회를 기만한 전력이 있다. 매 합의 당시 모든 이들은 흥분했었고 새로운 미래가 열릴 것이라 예측했다.

국제사회의 강제사찰 수용 없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이루기 어렵다. 북한이 강제사찰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완전한 비핵화는 더욱 어려워진다. 미신고 시설과 군사시설에 핵물질 및 핵무기를 보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핵비확산조약(NPT) 가입국에 한해 군사시설을 제외한 평화적인 원자력 이용 시설을 사찰할 권한을 갖는다. 1993년 NPT를 탈퇴한 북한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권한이다.

이란 핵 합의인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과 같이 예외적으로 민간 및 군용 시설을 불시에 검문할 수 있는 강제사찰을 수용하는 것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첫 걸음이 될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의지를 밝힌 이후 실질적으로 진행된 조치는 풍계리 핵실험장의 검증되지 않는 폭파 뿐이다. 실질적인 비핵화가 이루어질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침착하게 미·북 정상회담을 지켜봐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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