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전경.(사진=뉴시스)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전경. 한수원의 투트랙 전략은 원전산업의 하강에 따른 불가피한 적략으로 풀이된다.(사진=뉴시스)

[뉴시안=김지형 기자] 한국수력원자력 정재훈 사장이 앞으로 모회사 한국전력공사가 아닌 한수원이 사업을 주도할 것이라면서, 더 이상 한전의 하도급 위치가 아닐 것임을 강조했다.

정 사장은 신재생에너지와 원전 수출 등으로 수익원을 창출하는 등 독자적인 재생력을 키우는 종합에너지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비전을 내놨다.

정재훈 사장은 지난 7일 한 식당에서 열린 행사에서 향후 종합에너지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국내에서 신재생에너지를 활성화하고, 해외에서는 원전 컨설팅 등 소프트웨어로 돈을 버는 이른바 '투트랙 전략'을 시행할 것이란 포부를 밝혔다.

정 사장은 한수원 관계자들과의 행사에서 "사우디 원전 수출까지는 '팀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하나로 움직이기로 하고 대외창구를 한전으로 했지만, 앞으로 한수원이 주도하도록 하겠다"고 발언했다.

그는 "사우디의 경우에도 아랍에미리트(UAE) 수출처럼 한전과 한수원이 공동사업자인데 약간 한전이 위에 있고 우리가 하도급 같은 그런 분위기가 싫다"고 지적했다.

정 사장은 앞으로 한수원을 원전 기업이 아닌 종합에너지솔류션기업으로 만들겠다는 약속도 전했다.

그는 "에너지 전환을 두려워하지 말자"면서 향후 신재생에너지ㆍ원전 수출ㆍ원전 해체 역량 확보 등을 강조했다.

또한 "한수원이 과거 원전만 운영하며 앉아서 돈 놓고 돈 먹는 회사였는데 외부에서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충격을 줬다"면서 "튜닝을 강제로 당하니까 거꾸로 이제 자유로운 바다로 가서 먹거리를 골라 먹을 기회가 왔다"고 주장했다.

정 사장은 미국의 엑셀론(Exelon)처럼 원전 건설과 '하드웨어'가 아닌 원전 컨설팅 등 소프트웨어로 돈 버는 회사로 키우겠다면서, "지금은 하드웨어가 캐시카우인 회사이지만 나중에는 소프트웨어로 먹고 사는, 지난 35년 간 노하우를 미국처럼 컨설팅 자료와 빅데이터로 만들어 개도국에 컨설팅하고 돈 벌 수 있는 회사로 가기 위해 지금부터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취임 4개월째인 이번 정 사장의 공개 연설로 향후 한수원이 국내서 탈원전ㆍ신재생에너지로 경영 전략이 더 이동할 수 있을지 여부를 두고 관련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이같은 한수원의 투드랙 전략은 원전가동률이 50%대 수준으로 올 들어 낮아지면서 국내서 원전 가동만으로 한수원의 입지를 강화할 수 없다는 전략적 판단이 내부적으로 힘을 얻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또한, 해외 원전수출을 위해 세계 1위 원전회사 프랑스전력회사(EDF)와 엑셀론 등의 성장 방식을 벤치마크 해 신성장 동력 창출에 총력을 기울이기 위한 대책 중 하나로 풀이되고 있다.

한수원은 해외 원전 수출 전략시장으로 체코를 비롯해 슬로바키아, 폴란드, 필리핀 등 기존 중동지역 외에도 유럽과 동남아 등지에서 해외시장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정 사장은 "한수원이 독자적인 수출 역량과 프로젝트파이낸싱(자금 조달) 능력이 있어서 체코 이후 벌어지는 대부분 수출 전선에서 우리가 맨 앞에서 뛰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찬밥 더운 밥 가리지않고 다 '태핑(tapping)'해서 수출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는 "해외시장은 큰 시장ㆍ미들시장ㆍ틈새시장이 다 있다"면서 "한수원이 어떻게 해외 원전수출 지도를 그리는지 지켜봐주시면 확실히 깃발을 꽂아보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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