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겸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원산 갈마 해안관광지구 건설현장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TV가 5월 26일 보도했다. 사진은 공사가 진행 중인 갈마 해안관광지구의 모습. (사진=조선중앙TV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겸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원산 갈마 해안관광지구 건설현장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TV가 5월 26일 보도했다. 사진은 공사가 진행 중인 갈마 해안관광지구의 모습. (사진=조선중앙TV 캡처)

[뉴시안=정윤기 기자] 북한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원산 갈마 해안관광지구 건설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겸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건설 현장을 시찰(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TV가 26일 보도했다.

명사십리로 유명한 아름다운 해안을 자랑하는 원산 갈마 해안에는 군인과 건설인원들이 지대를 고르며 하부망 공사를 끝내고 건축물 골조공사를 준비하는 중이라고 조선중앙TV는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명사십리 해변가를 따라 다양한 건축물이 솟아오른 건설장 전경을 바라보며  여기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장에 또 다시 새로운 건설기적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사업은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최단 기간 안에 완공해달라고 주문할 정도로 북한 정부가 중점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이달 초에도 북한 당국은 원산갈마해안지구에서 대규모 군민 궐기모임을 열어 건설을 내년 태양절인 4월 15일까지 완공한다는 각오를 다진 바 있다.

원산을 국제 관광도시로 구상, 미국 측에 투자요청도

북한은 원산을 국제 관광도시로 만들어 경제 건설의 원동력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미국 측에 원산에 대한 투자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안관광지구에 미국 투자를 받아 카지노까지 조성할 경우 매년 5000만 달러(약 530억 원) 안팎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많은 국내 기업 역시 북한이 최대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사업에 기회가 되면 참여할 의사가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국내 산업계에서 북한의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사업을 바라보는 대체적인 견해는 '안전과 사업 지속성이 보장된다는 전제 아래 사업 투자를 위해 인프라가 깔리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제반 상황이 조성된 이후라야 실제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다. 다만 일부 기업들의 경우 기회가 되면 참여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열어뒀다.  

인프라 먼저 깔려야 실제 투자 가능성 높아

A기업 관계자는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사업을 북한 정권 차원에서 추진한다고 하더라도 아직 사회기반시설(SOC)이 턱없이 모자라는 것이 사실"이라며 "관광과 관련된 업종보다 철강, 건설 등 SOC와 관련된 회사들이 관심도가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B기업 관계자는 "호텔을 하나 세웠다고 관광지구 사업을 펼칠 수는 없다"며 "관광객이 원산을 방문했을 때 묵을 수 있는 숙소는 물론 먹을 수 있는 식당, 즐길 수 있는 오락시설 등 인프라가 먼저 구축돼야 한다. 만약 제반 사항을 갖춘 상황에서 안전과 지속성이 보장된다면 많은 기업이 사업에 참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부 업체 관계자는 국내 전력 사업자들이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사업에 가장 먼저 참여할 수 있다고 점쳤다.

인프라 사업 참여에 포스코와 현대 가능성 높아

재계 관계자는 "북한의 전력 상황이 심각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며 "일부 기업에서는 벌써부터 태크스포스(TF) 팀을 만들어 대북 경협 사업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포스코그룹의 경우 에너지, 건설, 철강 등 다양한 사업 분야를 가지고 있는데 발전소를 설치하기 위해 포스코에너지와 건설, 철강 기업이 먼저 진출할 수 있을 듯하다"며 "이후 포스코대우 등 트레이딩 분야도 진출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 7대 SOC 사업권 계약을 맺은 현대그룹 측은 신중을 기할 것이라는 태도를 보였다. 현대그룹은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등 예전에 추진했던 사업 재개가 우선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프라가 전무한 원산갈마지구에 막대한 금액을 선행 투자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금강산 관광도 정상궤도로 올려놓는 데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며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사업도 단기적으로 뛰어들어서 성공할 수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인프라가 충분히 깔린 다음 사업을 전개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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