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자동차 제조사 다임러는 엔진결함 의혹을 받고 있는 유럽의 벤츠 상표 디젤차 300만대에 대한 자발적인 리콜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지난해 9월 발표한 바 있다.(사진=뉴시스)
독일의 다임러는 엔진결함 의혹을 받고 있는 유럽의 벤츠 상표 디젤차 300만대에 대한 자발적 리콜을 결정했다고 지난해 9월 발표한 바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이석구 기자] 독일 완성차 다임러의 메르세데스-벤츠 디젤 모델 다수가 배기가스 조절장치 불법 조작문제로 대규모 리콜 사태에 직면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은 독일 연방교통부가 배기가스 조절 장치가 불법적으로 조작된 GLC 220d 등 세단 차량과 비토(Vito) 밴을 포함한 23만 8000대의 메르세데스-벤츠 디젤 차량들에 대한 리콜을 명령했다고 전했다.

이번 배기가스 조절장치 불법 튜닝 자동차들은 독일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장착돼 총 77만대가 넘는 차량에 유통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2015년 미국에서도 독일의 또 다른 완성차인 폭스바겐 디젤 차량에서도 이 같은 불법 튜닝 배기가스 조절장치가 발견된 바 있다. 이후 다른 차 브랜드에서도 불법적으로 조작된 배기가스 장치를 달은 차량들을 적발하는 작업들이 주요국 당국에서 진행돼왔다.

폭스바겐 자회사인 아우디 차량 6만대도 불법적인 배기가스 소프트웨어 장착으로 최근 독일에서 리콜을 명령받은 바 있다.

외신에 따르면, 다임러 측은 배기가스 장치와 관련 어떠한 조작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다임러는 이번에 독일에서 벌금없이 해당 차량들을 리콜하는 선에서 양자 간 합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독일 당국은 지난달 다임러에 대해 이번 사안과 관련 과징금 부과를 경고하기도 했다.

안드레아스 쇼이어 독일 연방교통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디터 체췌 다임러 회장은 이번에 발견한 소프트웨어 결함을 가능한 빨리 제거하고 당국과 협력해 투명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엘즈비에타 비엔코브스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산업 담당 집행위원은 트위터에서 "디젤 스캔들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배출가스 제로 자동차를 향한 신속한 진전이 이뤄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다임러 등 불법 배기가스 조절장치를 단 차량들은 성능 시험시 미국 등의 배기가스 기준을 맞추기 위해 배기가스 오염물질이 낮게 배출되도록 조절한 뒤 실제 주행시 시험 때보다 최대 40배 가량 높은 대기 오염물질의 배출을 허용하도록 소프트웨어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 국내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독일에서 판매된 유럽 완성차의 디젤차뿐만 아니라 유럽과 중국, 미국 등지에서도 불법적인 소프트웨어 튜닝 제품들이 만연돼 있다"면서 "디젤차량이 배출하는 배기가스 오염물질이 일반 차량에 비해 인체에 심각한 해를 끼칠 수 있어 선진국에서부터 규제강화가 시행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프트웨어 불법적 튜닝 차량들은 배기가스 관련 부품들뿐만 아니라 엔진부품과 다른 전자장치에서도 중고차 시장이나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유통되고 있다"면서 "중국 등지에서 생산돼 국내로 반입돼 자동차 수리센터에서 설치되는 사례도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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