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싱가포르 도시철도(MRT) 래플스 플레이스역에서 시민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시스)
13일 오전 싱가포르 도시철도(MRT) 래플스 플레이스역에서 시민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 북미정상회담의 공동성명에 트럼프 행정부가 그동안 강조해온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표현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러자 다수의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이번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실망감을 드러내면서 매우 혹독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런데 이처럼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의 문구만 가지고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를 판단하려는 것은 매우 성급하고 부적절하다.

그것은 이번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에 구축된 신뢰와 김정은 위원장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가 공동성명에는 충분히 반영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북미 정상이 발표한 공동성명뿐만 아니라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이 주고받은 발언과 공동성명에 들어가 있는 북미 화해와 대화의 정신까지 고려해 종합적으로 평가를 내리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접근이다.

북미 정상의 관계개선 의지와 신뢰구축

어렵게 성사된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상호 깊은 신뢰를 형성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합의문 서명식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틀림없이 초청할 것”이라며 후속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공언했고, “김 위원장과 특별한 유대관계가 형성됐다”며 김 위원장에 대해 “그의 나라를 아주 많이 사랑하는 유능한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에 형성된 ‘돈독한 유대관계’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에 필요한 동력을 제공할 것이다.

북미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 전망

남한이 북한과 관계를 개선하고 싶어도 북한이 미국과 적대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면 남북관계 개선도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에서 미국과의 관계 개선 및 비핵화 의지를 분명하게 밝힘으로써 향후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동시에 진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

북미정상회담 전까지는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에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평가를 둘러싸고 이견이 존재했다.

그러나 북미정상회담 이후 한미 정상 모두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가지고 있고 협상이 가능한 인물이라는데 인식을 같이 하게 되었다.

따라서 향후 대북정책 방향을 둘러싸고 한미 간에 더욱 긴밀한 대북정책 공조가 이루어질 수 있게 되었다.

북한이 진정성을 가지고 비핵화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조건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결정을 내림으로써 앞으로 한미연합훈련으로 인해 남북대화가 중단되는 상황을 피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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