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 대한민국과 스웨덴의 경기를 하루 앞둔 17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의 모습. 왼쪽에 보이는 건물은 알렉산더 넵스키 성당.(사진=뉴시스)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 대한민국과 스웨덴의 경기를 하루 앞둔 17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의 모습. 왼쪽에 보이는 건물은 알렉산더 넵스키 성당.(사진=뉴시스)

[뉴시안 전문가 칼럼=기영노 스포츠평론가]   한국은 오늘밤 (18일) 밤 9시 스웨덴과 첫 경기를 갖는다.

우리와 같은 F조에서 스웨덴 외에 멕시코 독일은 워낙 강팀이기 때문에 스웨덴을 이기지 못하면 사실상 16강 진출이 어렵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반드시 이겨야 하는 스웨덴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예상을 해 보았다.

스웨덴, 유럽예선에서 네덜란드 8골 차 눌러

스웨덴은 유럽 예선에서 A조에 속했다.

A조는 프랑스, 네덜란드, 스웨덴, 룩셈부르크, 벨라루스, 불가리아 6개국이 포함되어 있었다.

당초 예상은 2016유럽 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프랑스와 2010남아공월드컵 준우승, 2014 브라질 월드컵 3위를 한 네덜란드가 출전권을 따내는 것으로 분석됐다. 

스웨덴은 ‘스웨덴의 차범근 또는 손흥민’이라고 할 수 있는 줄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선수가 사실상 은퇴를 해서(미국 프로축구 LA 갤럭시) 빠졌기 때문에 전력이 많이 떨어진다고 봤다.

그런데 네덜란드가 크게 부진했다.

네덜란드는 프랑스에게 0대4로 패한 것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불가리아에게 0대2로 완패를 당한 것이 결정타였다.

반면 스웨덴은 조 1위를 차지한 프랑스와 홈 앤드 어웨이 경기를 치러 1승1패씩을 기록했는데, 두 경기 모두 2대1로 홈팀이 이겼다.

스웨덴은 프랑스와 0대0 무승부를 기록했던 룩셈부르크를 홈에서 8대0으로 대파한 것이 결국 네덜란드와 2위 싸움에서 골득실(8골 차)에서 유리하게 작용했다.

스웨덴은 네덜란드와 6승1무3패로 승점 19점 동률을 기록 했지만, 골득실에서 8골이나 앞서 프랑스에 이어 조 2위로 이탈리아와 플레이오프를 벌였다.

스웨덴은 예선 10경기를 치르는 동안 줄 곧 4;4;2를 고집했고, 오른쪽 날개 에밀 포르스베리 선수가 오른쪽과 가운데를 왔다 갔다 하면서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했다.

사실상 4;3;3;인 것이다. 그리고 1m92cm의 장신 스트라이커 올라 토이보넨 선수와 1m78cm의 마르커스 베리 선수가 투톱을 이뤘는데, 마르커스 베리 선수가 8골을 터트리며 줄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빠진 공백을 훌륭하게 메웠다.

스웨덴, 이탈리아와의 플레이오프에서 1승1무로 강팀

스웨덴이 A조 2위, 이탈리아는 G조에서 7승2무1패를 기록해, 9승1무로 한 번도 패하지 않은 스페인어 이어 조 2위로 플레이오프에 나섰다.

스웨덴은 지난해 11월11일 홈에서 벌어진 이탈리아와의 플레이오프 첫 경기에서 후반 16분 야콥 요한손 선수의 결승골로 1대0으로 이겼다.

그로부터 3일 후인 11월14일 이탈리아에서 벌어진 2차전은 이탈리아로서는 반드시 골을 넣어야 하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나갈 수밖에 없었고, 스웨덴은 홈에서 1대0으로 이겼기 때문에 비기기만 해도 성공이었다.

이탈리아는 예상대로 파상 공세를 펼쳤고, 스웨덴은 4;4;2 포메이션의 장점인 4명씩 두 줄로 서는 견고한 수비로 탄탄히 걸어 잠갔다.

스웨덴의 두 줄, 8명 수비는 이탈리아의 전통적인 수비 가데나치오를 능가할 정도로 견고했다.

이탈리아는 3~4차례 결정적인 골 찬스를 놓쳤고, 운도 따르지 않았다.

2차전 주심 스페인의 안토니오 마테우스는 두 번이나 이탈리아에게 페널티킥 기회를 박탈했다. 그리고 이탈리아 수비수 키엘리니 선수를 레드카드로 내쫓기까지 했다.

어쨌든 스웨덴의 탄탄한 수비가 세계정상권인 이탈리아 공격을 1, 2차전 합계 180분 동안 한 골도 내주지 않고 견뎠다는 데 의미가 있다.

과연 이탈리아의 파상 공세를 180분 동안이나 견뎌낸 스웨덴의 막강한 수비를, 한국 공격진이 허물어트리고 골을 터트릴 수 있을 것인지.

스웨덴에게 먼저 골을 허용 하면 막바로 패배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

얀 안데르손 감독의 축구 철학은 선 수비 후 공격

스웨덴의 얀 안데르손 감독은 스웨덴 대표팀을 맡은 지 20개월이 채 안 된다. 그런데 늘 선수비 후공격을 강조해 오고 있다.

상대팀이 질릴 정도로 끈질기게 수비를 한다. 볼 점유율은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러다가 볼을 빼앗으면 빠르게 역습을 한다.

역습 찬스의 주인공은 주로 왼쪽 날개 에밀 포르스베리 선수가 맡는다. 에밀 포르스베리는 빠르게 공을 치고 나가다가 페널티 에어리어 안쪽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현란한 테크닉으로 상대 수비수 한명을 제치거나 여의치 않으면 키가 큰 올라 토이보넨의 머리 쪽으로 올리거나 골 결정력이 뛰어난 마르쿠스 베리 선수에게 어시스트를 한다.

포르스베리 선수는 지난시즌 19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해 분데스리그 어시스트 왕을 지냈을 정도로 패스가 창의적이고 날카롭다.

포르스베리는 스웨덴에서 3세대 축구선수로 유명한데 할아버지의 기술과 아버지의 스피드 장점의 유전자만 물려받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웨덴과의 경기는 어설프게 공격을 하다가는 역습을 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공격을 할 때도 항상 수비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그리고 에밀 포르스베리 선수에게 전담마크를 붙이면 어느 정도 공격의 날카로운 예봉을 꺾을 수가 있을 것이다.

스웨덴의 약점은 중앙수비와 양쪽 윙백의 부조화

스웨덴의 약점은 몇 가지가 있다.

첫째는 해결사 즉 걸출한 스트라이커가 없다.

스웨덴은 월드컵 본선에 12번 올랐는데, 4강 3번, 준우승 한번 등 좋은 성적을 올릴 때마다 유럽의 정상권 스트라이커가 있었다.

1958년 스웨덴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할 때는 4골을 넣은 시몬손 선수가 있었고, 1994년미국 월드컵에서 3위를 차지할 때는 장신 공격수 안데르손이 있었다.

안데르손은 미국 월드컵에서 5골로 득점 2위를 차지했고, 스웨덴은 안데르손 등의 활약으로 15골을 넣어 출전국 가운데 최다득점국가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최근까지 1m95cm의 장신 공격수 줄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있었지만, 만 37살로 노쇠기미를 보이며 미국 LA 갤러시 팀에서 선수로서의 황혼을 보내고 있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 스웨덴 팀 공격진에는 에밀 포르스베리, 마르커스 베리 그리고 올리 토이보넨 선수가 있지만 무게감에서 줄라탄 이브라이모비치나 시몬손 그리고 안데르손 선수에게 많이 떨어진다.

두 번째는 중앙 미드필드진이 사실상 붕괴됐다는 점이다.

스웨덴이 유럽예선에서 좋은 성적을 올린 이유는 8골을 넣은 공격수 마르커스 베리와 함께 미드필드에서 그리스 아테네 팀에서 뛰고 있는 야콥 요한손, 독일 함부르크의 알빈 엑달 선수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야콥 요한손 선수는 이탈리아와 플레이오프에서 이탈리아 스웨덴 두 팀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골을 넣은 선수다.

야콥 요한손과 알빈 엑달 선수가 부상으로 빠져서 스웨덴의 미드필드진이 매우 헐거워 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심지어 전력의 20퍼센트는 줄어들었다고 말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세 번째로 수비진의 피지컬 즉 체격 조건은 좋지만 상대의 빠른 공격에 허점을 드러내곤 했다.

유럽 지역예선에서 스웨덴이 복병 불가리아에게 2대3으로 패할 때 불가리아의 마놀레프, 코스다디노프 선수에게 잇따라 골을 내줬는데, 그 때 불가리아의 빠른 침투 패스에 스웨덴의 포백이 일시적으로 무너졌다.

네 번째 중앙수비수와 윙백 간의 호흡이 매우 부자연스럽다.

스웨덴의 포백은 1년 가까이 호흡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안드레아스 그란크비스트와 빅토르 린델로프 두 중앙 수비수와 루드윅 아우구스틴손, 미카엘 루스티 등 양 쪽 코너 백들 간의 호흡이 맞지 않아 위험을 초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양 쪽 윙백들의 오버래핑이 잦아서 유럽예선에서 아우구스틴손은 4개, 루스티는 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는데, 결국 두 선수가 오버래핑 하기위해 우리나라 진영으로 올라 왔을 때 그 공간을 파고드는 빠른 침투 패스로 득점 찬스를 노려야 한다.

스웨덴은 지난 6월11일 벌어진 페루 전 등 4번의 평가전에서 2무2패를 기록 했는데, 4경기에서 모두 중앙 수비수와 윙백간의 호흡에서 허점이 보였다. 만약 부상으로 빠진 권창훈 선수가 있었다면 그 허점을 잘 파고들 텐데 이제는 이승우나 이재성 선수에게 기대를 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다섯번째, 스웨덴은 독일 스페인 브라질 같은 특급수준의 팀에 비해 밸런스 면에서 부족하다.

스웨덴의 전력은 왼쪽라인에 비해 오른쪽 라인이 약하고, 수비보다는 공격의 무게감이 떨어진다. 그리고 전반전 보다 후반전의 경기력이 뒤진다. 특히 70분 이후 체력 저하 현상을 보여주곤 한다.

스웨덴전  이재성 또는 손흥민의 골 기대

스웨덴의 수비가 아무리 견고 하더라도 우리에게 한 두 번의 찬스가 올 것이다.

만약 그 찬스를 놓치면 기회가 없을 것 같고, 스웨덴에 먼저 골을 내 준 다면 바로 지옥을 맞보게 될 것이다.

우리로서는 스웨덴 진영에서 창조적인 플레이 즉 상대 수비가 예측하지 못하는 플레이로 골을 넣어야 한다.

먼저 신태용 감독이 갈고 닦고 있다는 코너킥 또는 프리킥 같은 세트 피스 상황에서 골을 터트리는 방법이 있고, 그 다음에 상대팀으로부터 마크를 덜 당하고 있는 이재성 선수에게 기회가 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성 선수는 스웨덴으로부터 경계를 덜 받고 있는 데다 페널티 에어리어에서의 창조적인 움직임이 좋고, 또한 전북 현대 팀에서도 가장 영리한 플레이를 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골을 터트릴 기회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손흥민의 빠른 스피드와 강력한 중거리 슈팅은 월드클래스이기 때문에 스웨덴 선수들이 알고도 막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 11명 모두가 수비수 되어야

축구에서 3;5;2 4;4;2 같은 기본 포메이션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스웨덴의 4;4;2는 사실 위장이다. 스웨덴의 왼쪽날개 즉 에밀 포르스베리는 쓰리톱 가운데 하나로 보면 된다. 포르스베리는 8~90 퍼센트 이상 중앙에서 플레이를 한다. 그러니까 스웨덴은 4;4;2라기 보다는 4;3;3 이라고 봐야 되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스웨덴의 스리 톱에 대비해서 포백으로 가야 한다.

수비의 기본은 상대 선수보다 한명이 더 많아야 하고, 항상 예측하는 수비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포백으로 결정되면 부상 선수가 나오지 않는 한 ‘베스트 11’이 그려지는데, 투톱에 손흥민, 황희찬 왼쪽 날개 이승우 가운데 기성용, 정우영 오른쪽 날개 이재성 포백은 박주호, 김영권, 장현수, 이용 그리고 김승규 골키퍼가 장갑을 끼게 된다.

‘베스트 11’은 상대 팀이 골을 소유할 때부터 손흥민, 황희찬 투톱은 물론 김승규 골키퍼 까지 모두 적극적인 수비를 해야 한다.

출전 선수들은 공격 미드필드 수비 포지션에 구애 받지 말고 내가 막지 못하면 바로 골이라는 생각으로 온 몸을 던져 수비를 해야 한다.

그리고 상대 팀 선수로부터 골을 빼앗는 순간에서부터 슈팅을 날릴 때 까지 ‘빌드 업 ’과정이 계획적이고 창의적이어야 한다.

맹목적으로 볼을 차거나 줄 때가 없어서 백패스를 남발 하거나 심지어 골키퍼에서 볼을 돌리면 절대로 스웨덴 골 망을 흔들 수가 없다.

한국, 그동안 월드컵 첫 경기 성적 3승1무5패

그동안 한국의 월드컵 본선 조 예선 첫 경기 성적은 9전 3승1무5패로 그다지 나쁘지 않다.

11골을 넣었고, 21골을 허용 했다. 그러나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서 헝가리에 0대9로 참패당한 것을 빼면 11골을 넣었고, 12골 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한국이 9번 본선에 올라서 월드컵 첫 경기에서 3승을 올렸는데, 한국이 조 예선 첫 경기에서 이길 때마다 그 대회 성적이 좋았다.

첫 경기에서 처음으로 한 승리는 역시 2002 한일월드컵 때 폴란드 전 2대0으로 이긴 경기였는데 결국 4강까지 올랐다.

두 번째 2006 독일월드컵 토고 전 2대1 승리는 ‘원정 월드컵 첫 승’이었고, 프랑스와도 1대1 무승부를 기록 했지만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업사이드 논란 끝에 0대2로 패해 16강에 오르지 못했다.

그리고 2010 남아공 월드컵 그리스에게 2대0으로 이긴 이후 ‘원정 월드컵 첫 16강’에 올랐다.

그러니까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스웨덴과 첫 경기 결과가 좋으면 역시 16강을 바라볼 수 있다.

스웨덴 전에서 출전할 선수들은 70년 전 1948년 런던올림픽 때 스웨덴에게 12대0으로 참패한 축구선배들의 원한을 갚아 준다는 심정으로 경기에 임한다면 더욱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