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시대/판카지 미슈라 지음/강주헌 옮김/464쪽/열린책들/2만2000원
분노의 시대/판카지 미슈라 지음/강주헌 옮김/464쪽/열린책들/2만2000원

[뉴시안=신민주 기자] 빈발하는 잔혹한 테러와 ISIS의 거침없는 질주, 복수심에 불타 반대편을 말살하려는 민족주의와 인종주의, 그리고 소셜 미디어의 여성 혐오에 이르기까지, 편집증적 분노의 파고가 전 세계를 덮치고 있다.

역사상 어느 시대보다 문해율이 높고,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며, 풍요로운 듯이 보이는 지금의 세계에서, 왜 이처럼 가공할 폭력과 증오, 분노가 폭발하고 있는가?

판카지 미슈라는 서구의 근대화가 아시아의 역사에 미친 영향을 독창적인 시각에서 분석하며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공적 지식인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

<분노의 시대>에서는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을 정신 이상자인 <외로운 늑대>의 소행이나 이슬람 근본주의의 탓으로 돌리는 서구 사회의 담론을 근시안적이고 위선적인 해석으로 질타하며 보다 근원적이며 심층적인 원인을 찾고자 한다.

판카지 미슈라는 근대 세계가 열리기 시작한 18세기 프랑스 계몽주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갔다가 다시 현재의 역사로 돌아오며, 그 자신이 분노의 시대로 규정한 현재의 역사가 근대 세계가 만든 역사의 논리적 결과임을 증명하려 시도한다.

미슈라는 오늘날 터져 나오는 분노의 사회경제적 원인은 근대 세계에 이미 내재해 있던 것이며, 유럽이 19세기에 근대화 과정에서 한 차례 경험한 역사를 오늘날 식민지에서 벗어난 비서구 세계가 뒤늦게 되풀이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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