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관 건축물을 재해석한 하태석 작가(건축가 겸 미디어아티스트)의 신작.(사진=주미영 기자)
덕수궁관 건축물을 재해석한 하태석 작가의 신작 '건축무한 증식기하'.(사진=주미영 기자)

[뉴시안=주미영 기자] 미술관 자체가 곧 작품으로 탄생하는 창조적인 컨셉트의 전시회가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덕수궁관 개관 20주년이자 이왕가미술관 건립 80주년을 맞이해 개최한 '내가 사랑한 미술관: 근대의 걸작'展이다.

서울 중구 덕수궁관에서 5월 3일부터 10월 14일까지 열린다.

사진은 전시의 에필로그 작품으로, 덕수궁관 건축물을 재해석한 하태석 작가(건축가 겸 미디어아티스트)의 신작 '건축무한 증식기하'다.

작품은 정육면체의 미술관 중앙홀을 중심으로 수학적 체계의 기하학적 증식을 통해 완성된다.
 
작가는 미술관 건축의 각 요소를 해체한 후 이를 다시 증식, 확장함으로써 관객은 새로운 시공간적 체험에 빠진다. 
 
정교하게 설계된 미술관의 건축 콘셉트를 바탕으로 덕수궁관의 건축적 가치를 탁월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기자가 전시회를 찾은 6월 19일, 마침 이 작품 앞에 4명의 남녀 고교생이 앉아 이 황홀한 직선의 향연에 넋을 잃었다.
 
청년의 미래가 이 정직한 직선처럼 훤히 뚫리고, 밝은 빛이 이들의 삶을 에워싸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건립부터 근대미술 소장품의 역사, 1998년 덕수궁관 개관으로 본격화한 근대 소장품의 발굴과 수집 이야기 등을 소개한다.
 
1938년 개관 무렵 미술관 앞 계단에서 독특한 포즈로 서서 단체사진을 찍은 미술관 관계자들.
미술관 건물이 준공된 후(연도미상) 설계자인 나카무라 요시헤이(가운데)와 관계자들이 미술관 앞 계단에서 단체사진을 찍었다. 이번 전시회에 공개된 이 사진 원본을 촬영했다.(사진=주미영 기자)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은 1998년 개관 이래 수많은 한국 근대작가들을 재조명하는 전시를 지속적으로 기획했다.

채용신, 배운성, 이응노, 이중섭, 유영국 등의 개인전을 열어 주요작가들을 중점 연구·전시했다. 
 
이 전시를 계기로 수집된 근대미술 소장품을 다시 만나볼 수 있다는 게 이 전시회를 찾는 보람과 즐거움이다.
 
기쁨보다 슬픔이 승했던 근대사 흐름 속에서도, 우리 민족이 더 새로운 삶과 영감 가득한 예술적 이상을 추구했다는 점을 덕수궁 미술관은 웅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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