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5월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추가경정예산 배정계획안 등에 관한 임시 국무회의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사진=뉴시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5월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추가경정예산 배정계획안 등에 관한 임시 국무회의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김도진 기자] 김부겸 행정안전부(행안부) 장관의 차기 대권 행보가 분수령을 맞았다.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압승한 후 전망되고 있는 개각설과 맞물려서다.

민주당은 차기 대표를 뽑는 당권 경쟁으로 향하고 있다. 20명에 육박하는 자천타천의 대표 후보군 중 김부겸 장관은 가장 유력하고도 가능성 높은 인사 중 하나다.

이번 당권 경쟁의 의미는 심장하다. 평화 체제 구축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 중반기 목표를 함께하면서 2020년 21대 총선 공천권을 행사한다. 차기 대권 구도와도 물론 밀접한 관계가 있다.

김 장관의 당대표 가능성은 여론조사 결과가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지난 16~17일 전국 성인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표본오차 95%·신뢰수준 ±3.1%p) 민주당의 차기 당대표 적합도에서 김 장관이 16.7%로 1위를 차지했다.

 박영선 의원(10.3%), 이해찬 전 국무총리(9.3%), 송영길 의원(4.0%), 김진표 전 국정기획 자문위원장(3.9%) 등 쟁쟁한 후보들을 따돌렸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김 장관이 결국 사퇴 의사를 밝힐 것이란 설이 무성하다.

김 장관이 당대표 출마를 위해 조만간 여의도에 선거사무소를 열 예정이며, 사무실 명칭도 김 장관의 공식 후원조직인 '새희망포럼'으로 할 것이라는 일부 매체의 보도까지 나왔다.

물론 김 장관 측은 이같은 보도 내용을 일축한다.  "당대표 출마에 대해 하나도 결정된 것이 없다"는 것이다. 최근 주소지를 이전하는 과정을 선거 사무실 개소로 오해를 한 것 같다는 해명이다.

친문 측에서는 김 장관이 행안부 업무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어 당대표 출마를 안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비문 측에서는 김 장관이 출마 준비를 끝마쳤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김 장관이 출마 의지를 밝혔지만 청와대에서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불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김 장관은 최근 행안부 장관으로서의 직분에 충실하게 복무하겠다는 행보를 보였다.

지방선거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 등을 통해 "새로 선출된 지역대표들과 함께 자치분권과 재정분권·균형발전을 힘차게 추진하겠다", "국회에서 다시 개헌이 추진되길 기대한다", "장관직 걸고 몰카 뿌리 뽑겠다", "자치경찰제를 조속히 도입해 경찰 비대화 우려를 불식시키겠다"고 밝히는 등 장관으로서의 행보에 의욕적인 발언을 내놓고 있다.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김 장관의 입지는 상당하다. 무엇보다 현 여권 영남 지역의 지지세를 인상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 그의 강점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친문 세력 입장에서는 그의 급부상이 경계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도 김 장관은 친문 세력의 견제를 온 몸으로 느꼈다고 한다.

장기적으로 김 장관은 친문 세력을 원거리에서 포위하면서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를 받는 대권 주자로서의 입지를 강화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차기 당권 향방은 김 장관의 대권 도전과 밀접한 함수관계에 놓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나 차기 대선은 무려 4년 가까이나 남았다. 당 대표로 적극 행보에 나서기엔 그토록 긴 시간 적들의 표적이 되어야 하는 것이 부담스럽다.

그 타이밍은 언제가 좋을까. 한국 정치의 역동성을 감안할 때 정치의 신도 알 수 없는 블랙홀의 영역이다.

이같은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 바로 김 장관이다. 그래서 그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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