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철도협력 분과회의 북측 수석대표인 김윤혁(왼쪽) 철도성 부상이 26일 오후 경기 파주시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종결회의에서 공동보고문을 발표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남북 철도협력 분과회의 북측 수석대표인 김윤혁(왼쪽) 철도성 부상이 26일 오후 경기 파주시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종결회의에서 공동보고문을 발표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김도진 기자] 4.27 판문점 선언 후 경제 분야에서 처음으로 남북이 만났다. 26일 남북은 '철도협력 분과회담'을 갖고 동해선·경의선 철도를 연결하는 실천 방안을 협의하고 공동보도문 초안을 교환했다.

이날 회담에 참석한 남측 인사는 이주태 통일부 교류협력국장과 손명수 국토교통부 철도국장, 북측 인사로는 계봉일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국장과 김창식 철도성 대외사업국 부국장이다.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철도협력 분과회의는 오전 10시부터 전체회의와 2대2 대표접촉을 진행하며 공동보도문 초안을 작성, 교환했다.

이후 남북 대표단은 각자 점심 식사를 마친 후 오후 3시50분께부터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2대 2 대표접촉을 재개했다. 당초 오후 2시30분께 대표접촉을 재개하기로 얘기되었으나 연락관을 통해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늦춰졌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양측은 판문점선언의 '철도·도로 연결·현대화'를 위해 효과적이고 실천적인 조치들에 대한 입장을 교환했다"며 "판문점선언을 이행하도록 노력하자는 게 양측의 기본 입장인 만큼 진지하고 성실한 태도로 회의에 임했다"고 밝혔다.

북측 단장인 김윤혁 철도성 부상은 점심 식사를 하러 북측으로 넘어가는 길에 만난 취재진이  오전 회의에 관해 질문을 하자 "남측에 물어보라"고만 대답하고 말을 아꼈다.

남북 모두 철도사업 의지 확인

앞서 남북 대표단은 오전 전체회의에서 이번 분과회의를 성과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

북측 단장인 김 부상은 모두발언에서 "북남 철도협력 사업에서 쌍방의 마음과 의지는 변함없다고 생각한다"며 "두 줄기 궤도에 곡선이 있을 수 있지만 민족이 동맥을 하나로 이어나가는 쌍방의 마음과 의지에는 곡선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철도는 경제의 선행관"이라며 "북남 철도협력 사업이 견인기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남측 수석대표인 김정렬 국토교통부 차관은 "오늘 단비가 흠뻑 내리고 강물도 불어나고, 그래서 남북 사이 좋은 일이 있을 것 같다"며 "오늘 회의도 철도 연결에 대해, 또 철도 현대화에 대해 좋은 성과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라고 화답했다.

대북 제재로 구체적인 사업보다 공동조사부터

현재 북한 경제제재가 아직 풀리지 않고 있어 당장 사업을 시작하기는 힘들다. 유엔 안보리 결의 2375호는 북한과 어떤 합작 사업도 할 수 없다고 금하고 있다.

물론 공공 인프라 사업은 제재위원회 심사에 따라 승인할 수 있다는 예외규정이 있어 추진이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번 남북 철도회의는 구체적인 사업을 착수하기보다 대북제재가 풀렸을 때를 대비해 미리 할 수 있는 일을 마련하는 준비회담과 같았다.

우리 측 수석대표 김정렬 차관은 "여건이 성숙될 때 착공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점검하는 조사 등을 하기로 했다. 실질적으로 제재에 위반되는 부분은 없다"며 “현지 공동조사부터 실효적인 기반을 마련하는 모든 일정을 다 합의해  매우 기쁘다"고 했다.

이번 철도분과회의 합의로 남북은 우선 북측 구간(금강산-두만강, 개성-신의주)을 현지 조사하기 위해 공동연구조사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또 7월 중순에는 경의선 철도 연결구간(문산-개성)과 동해선 철도 연결구간(제진-금강산)도 공동 점검한다는 데 합의했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