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이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육군회관에서 한미동맹재단 주최로 진행된 ‘제2회 한미동맹포럼’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이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육군회관에서 한미동맹재단 주최로 진행된 ‘제2회 한미동맹포럼’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김도진 기자]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이 당분간 북한에 대한 불필요한 자극을 중단하고, 연합훈련 중단 역시 같은 취지라는 뜻을 밝혔다.

북미회담 이후 브룩스 사령관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브룩스 한미 연합사령관은 27일 서울 용산국 육군회관에서 개최한 한미동맹포럼 초청연설에서 “신뢰 조성이 중요한 시기에 북한에 대한 불필요한 자극이나 도발적 면모를 보일 수 있어 연합훈련을 중단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역시 준비된 한미동맹에 맞서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회담 이후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공감한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북한의 핵 위협이 여전한데 훈련을 중단하는 게 맞는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브룩스 사령관은 이에 대해 “연합훈련 중단은 싱가포르와 판문점에서 있었던 정상회담에서 나온 결과를 이행하는 노력의 일환”이라며 “지도자들이 외교적 결심을 할 수 있도록 우리가 조정할 수 있는 부분은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자유는 거저 얻어지는 게 아니다. 평화도 거저 얻어지지 않는다”며 연합훈련 중단이 미래를 위한 포석이라는 발언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에 힘을 실었다.

다만 연합훈련을 중단한다고 해서 무방비 상태로 있는 건 아니라며 안보 위협 논란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연합훈련 중단은 군사적 차원에서 지침을 받들어 수행하지만 군 준비태세는 최상의 상태를 유지할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것.

그는 “칼을 칼집에 넣어놓고 쓰는 법을 잊으면 안 되기 때문에 모든 훈련 연습을 중단하는 건 아니다”라며 “때로는 저강도(로키(low-key) 훈련도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저강도 훈련방식에 대해서는 여러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히 훈련 유무만을 따지는 게 아니라 훈련의 규모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선 “연습 시점을 조정하거나 연습 내용에 변화를 주는 것도 가능하다”며 “재난 구조 훈련, 공격 계획 훈련 등 훈련 종류를 달리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브룩스 사령관은 “평창 올림픽 기간에도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 기간이 겹쳐서 연습기간을 분리해 좋은 결과를 얻기도 했다”며 “적에게 두려움을 안겨주기보다는 간접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해 긍정적인 변화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과거의 비극이 되풀이될 것이라고 예단하지 말고, 새로운 역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북한이 체면을 살릴 수 있도록 해주고, 그들이 변화하면 우리도 변화한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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