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에 대한 애정과 미련을 버리지 못한 유시민은 방송에 나와 인기를 얻으면서도 늘 ‘방송은 부업이며 본업은 작가’라고 말해왔다.(사진=뉴시스)
글쓰기에 대한 애정과 미련을 버리지 못한 유시민은 방송에 나와 인기를 얻으면서도 늘 ‘방송은 부업이며 본업은 작가’라고 말해왔다.(사진=뉴시스)

[뉴시안=신민주 기자] JTBC의 인기 프로그램 '썰전‘에서 진보진영 정치비평가로 활약해온 유시민(59)씨가 '썰전’을 그만두기로 했다.

JTBC에 따르면 유씨는 28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썰전'에서 하차한다.

제작진의 만류를 뿌리치고 하차를 결정한 유씨는 제작진을 통해 "이제 정치에서 더 멀어지고 싶어 정치 비평의 세계와 작별하려 한다"며 "앞으로는 자유로운 시민으로 본업인 글쓰기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2년 반 동안 ‘썰전’ 인기몰이 1등 공신

학생운동권 출신으로 16·17대 국회의원과 44대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유씨는 2016년 1월부터 약 2년 반 동안 진보 측 패널로 '썰전'에 출연해 보수 측 패널 전원책(63) 변호사, 박형준(58) 동아대 교수와 논리싸움을 벌여왔다.

유씨는 MBC ‘백분토론’에서 처음 텔레비전 토론에 나섰을 때 날카로운 언변으로 상대를 제압했지만, '썰전'에서는 한결 유연해진 태도로 '썰전'의 인기에 한몫해왔다.

이런 인기로 그동안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무한도전’, tvN ‘알쓸신잡’에도 출연하는 등 방송에서 활발하게 얼굴을 비쳐왔다.

‘항소이유서’로 유명한 등단한 작가

평소에도 정치인이나 정치비평가보다는 ‘작가’로 자신을 내세워온 유씨는 실제로 1988년 중편소설 '달'로 등단한 문인이며 한때 텔레비전 드라마 작가로도 활동했다.

'달'은 전방 철책선에서 근무하는 사병의 사고사를 통해 병영문화를 그린 작품이다.

드라마 작가로는 MBC 미니시리즈 8부작 각본을 쓰고 단만극의 각본을 각색했다.

그동안 소설보다는 경제 정치 문화와 관련된 책을 수십 권 써낸 유씨의 글 솜씨는 1984년 그가 서울대학원프락치 사건으로 구속되어 재판부에 써낸 ‘항소이유서’에서 이미 널리 알려졌다.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자는 조국을 사랑하고 있지 않다"는 러시아 시인 네크라소프의 시구로 끝맺는 이 항소이유서는 논리정연하면서 감성적인 설득력도 갖고 있는 명문장으로 당시 학생들 사이에서 널리 읽혔다.

“쓰임새 다하면 내려와야”

글쓰기에 대한 애정과 미련을 버리지 못한 그는 방송에 나와 인기를 얻으면서도 늘 ‘방송은 부업이며 본업은 작가’라고 말해왔다.

그는 ‘무한도전’에 출연했을 때 “내가 쓰임새가 없다는 판단이 들면 그 자리를 벗어나는 게 본인에게도 좋다고 본다. 내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차이가 없다면 내려와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번에 ‘썰전’을 그만두는 것은 그동안 방송을 통해 진보진영을 대변해온 그의 쓰임새가 이제 다했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일 수 있겠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그는 ‘어용작가’로 활동하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쳐왔다.
 
유씨의 하차를 아쉬워하는 일부 시청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유시민 씨를 입각시켜달라"라는 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유씨가 떠난 ‘썰전’의 진보 진영 패널 자리는 노회찬(62) 정의당 원내대표가 이어받아 '썰전'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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