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워즈니악은 가상화폐에 대해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송범선 기자] 애플의 공동 창립자 스티브 워즈니악은 지난해 가상화폐(암호화폐) 비트코인이 금보다 낫다고 말한 것으로 유명하다. 또 그는 비트코인을 직접 매수한 투자자로 가상화폐 예찬론자였다.

그러나 최근 스티브 워즈니악은 가상화폐에 대해 다소 비판적인 태도로 바뀌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티브 워즈니악은 스티브 잡스와 함께 애플 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유명하다. 스티브 잡스는 마케팅 쪽의 인물이었다면, 스티브 워즈니악은 기술 개발을 하는 엔지니어였다. 애플 컴퓨터 초창기의 실질적이고 과학적인 업무는 스티브 잡스가 아닌 워즈니악이 담당했다고 봐야 한다.

이에 스티브 워즈니악의 말에 과학 기술적인 측면에서 힘이 실리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스티브 워즈니악의 행동과 말이 다소 쉽게 바뀌는 부분이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까지 비트코인 예찬론자였던 워즈니악은 올해 가상화폐의 큰 상승 이후 대부분의 비트코인을 매도했고 1코인만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을 장기적으로 투자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다는 분석에 따른 행동이다.

그런데 올해 6월 4일 워즈니악은 또다시 “비트코인은 순수한 금과 같다"라고 말했다.

워즈니악에 앞서 잭 도시 트위터 CEO는 “비트코인이 글로벌 단일통화가 될 것이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말을 인용해 워즈니악도 잭 도시의 말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워즈니악은 다시 비트코인을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

27일(현지시간) 워즈니악은 뉴욕시에서 개최된 NEX기술컨퍼런스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과거 인터넷 초창기 시기에 수많은 인터넷 닷컴 회사들이 생겨났지만, 그들은 투자자들에게 했던 약속을 제대로 실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인터넷을 통해 인류의 미래를 바꾸겠다고 선포했던 대다수의 기업들이 빠르게 파산하고 말았다”고 밝혔다.

미국뿐만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2000년 3월 당시 코스닥 지수는 3000포인트에 육박하는 2925포인트를 나타냈다.

그러나 이 버블은 얼마가지 못했다. 코스닥 지수는 3년도 채 못가서 90%이상 곤두박질쳤다.

이에 2008년에 코스닥 지수는 245포인트까지 하락했다. 또 현재는 807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18년이 지났지만 3분의 1 이상이 하락한 채 지수가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2000년 3월 당시 코스닥 지수는 3000포인트에 육박하는 2925포인트를 나타내다가 급락했다. (차트=하나금융투자)

나스닥 지수도 닷컴 버블이 사라지면서 폭락이 나타났다.

이에 대해 워즈니악은 “이는 분명한 버블이었고 현재 블록체인 및 가상화폐 시장에서도 거품이 없어지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직 초기 단계인 가상화폐 및 블록체인이 2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인터넷과 같은 수준까지 올라오기까지는 아직 멀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암호화폐에 대한 희망을 져버린 것은 아니다.

이날 스티브 워즈니악은 닷컴 버블과 블록체인을 빗대며 비판했지만 이더리움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사실상 가상화폐 중 많은 종류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더리움이 가장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더리움의 활용 가치가 높기 때문이며, 이더리움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코인들이 ICO에서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더리움은 스마트컨트렉트 등의 높은 활용도 때문에 프로그래머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상황이다.

가상화폐를 바라보는 스티브 워즈니악의 시선이 어떻게 변할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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