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서울 용산구 LG 유플러스 본사 업무용 PC에 정시 퇴근을 알리는 알림창이 열려있다. LG 유플러스는 지난 주부터 오후 6시 업무용 PC 자동 종료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송범선 기자]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주 52시간 근무제가 2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에 따라 각 업계가 52시간 근무제에 적응해 나가느라 분주한 상황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전반적으로 크게 문제 없이 정상적으로 시행됐다는 평가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2일 “이미 생산직군에 대해서는 2015년부터 4조 3교대를 시행하고 있다”며 이번 제도에 따른 큰 변화가 없음을 밝혔다.

이어 “그중 규모가 작아 이를 적용하지 못했던 일부 사업장 같은 경우에도 이번 계기로 인원을 충원해 완전한 3교대를 정착시키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근무시간이 명확히 구분되는 생산직군과 달리 영업·사무직의 경우 업무판단 기준 등이 모호한 상황이다.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는 아직 아리송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수의 기업들은 사무직에 ‘PC 오프제’를 도입해 기본 8시간 근무 이후에는 컴퓨터가 꺼지게 되는 운영체계를 마련했다. 또 연장근무를 하기 위해서는 미리 컴퓨터 입력을 통해 결재를 맡아야 하는 시스템으로 변해가고 있다.

롯데그룹 식품 계열사 관계자는 “생산직 추가 채용 등을 통해 인원을 맞춰놓은 만큼 특별히 어려운 것은 없는 것 같다”며 “사무직도 근무시간 PC 오프제를 적용해 시행하게 된다”고 전했다.

이처럼 이번 법 적용 대상에 포함되는 식품업계는 어느 정도 채비를 마친 만큼 법 준수에는 큰 무리가 없다는 분위기다.

건설업도 정상 시행 중

건설업계도 2일 '주 52시간 근무' 제도 시행 첫 날, 지난 한 달여간 계획해온 대로 차분하게 업무를 이행했다.

현대건설은 탄력근무제 등을 통해 현장에서 주52시간제 도입을 진행 중이라 밝혔다.

또 해외건설현장의 경우도 지역마다 현장 상황과 발주처의 컨디션에 맞춰 탄력 근무 등을 통해 주 52시간제 도입을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물산도 2일 국내외 현장 모두 시차근무제, 잔업사전허가제, 잔업초과사전관리제 등을 시행하면서 주52시간을 맞춰 진행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현장마다 탄력 근무제를 중심으로 한 제도 이행 계획이 개별적으로 마련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해외 건설현장의 경우 '4개월 근무-2주 휴가'에서 '3개월 근무-2주 휴가' 체제로 전환하는 등 근무 일정이 조정됐다"고 말했다.

대림산업도 본사에서 마련한 유연근무제, 탄력근무제를 현장에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다.

이에 현장 상황과 공정률에 맞게 이행계획을 수립해서 추진하도록 진행했다.

은행은 아직 회의적인 분위기

다만 모든 업종이 주 52시간 근무제를 적극 도입한 것은 아니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본격 도입된 가운데 특례업종으로 지정돼 내년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는 은행권에서는 이렇다할 움직임이 없다.

일부 은행이 적극적인 모습을 취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은 연내 도입에 대해 회의적인 분위기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가장 적극적인 곳은 IBK기업은행이다. 앞서 기업은행은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앞두고 '시차출퇴근제' 등을 전 영업점과 본점 부서에서 시행해왔다.

또 지난 5월부터는 시간외 근무가 주 12시간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피씨 오프(PC-OFF)제' 등을 시범운용했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부산은행의 경우 지난달부터 퇴근시간을 오후 6시로 앞당겼다.

6시가 넘어가면 PC가 자동으로 종료되며 그 이후 사무실의 불도 꺼지게 했다. 그밖에도 오전과 오후 각 1회씩 동안 '집중근무제'를 도입하는 등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제도를 여럿 도입한 상태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첫날 한화 본사를 찾았다. (사진=뉴시스)

2일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도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 됨에 따라 바쁘게 움직였다. 김 장관은 이날 노동시간 단축의 실질적인 첫날을 맞아 한화 본사를 찾아 노동시간 단축 시행 현장 점검에 나섰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한화는 노동시간 단축 입법 공포 당시인 지난 3월 20일에는 1주 52시간 초과근로자의 비율이 약 20%에 달했다.

하지만 그동안 준비 기간 동안 신규채용(36명 채용 완료, 17명 추가채용 예정), 근무형태 개편 등을 통해 법이 시행된 2일 현재 주 52시간의 노동시간을 준수하고 있다.

김 장관은 52시간 근로시간 준수를 격려하며 "나도 오늘 정시퇴근 하겠다"며 정시 퇴근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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