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7일(현지시간) 오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3차전 대한민국-독일의 경기, 한국의 조현우 골키퍼가 공을 바라보고 있다.(사진=뉴시스)
6월 27일(현지시간) 오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3차전 대한민국-독일의 경기, 한국의 조현우 골키퍼가 공을 바라보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 전문가 칼럼=기영노 스포츠평론가] 러시아 월드컵의 조별리그 48경기가 만 놓고 볼 때 조현우 골키퍼는 13세이브를 기록, 조별리그에 출전한 32개국 40명의 골키퍼 가운데 3번째로 많은 선방을 했다.

조현우는 한국 골문을 향해 날아온 16개의 슈팅 중 13개를 막아내 81.2%의 세이브율을 기록한 것이다.

17세이브를 기록한 멕시코의 기예르모 오초아와 14세이브를 올린 덴마크의 카스페르 슈마이켈만이 조현우를 앞선다.

그러나 영국의 BBC 등 대부분의 언론매체들은 조별예선의 신데렐라를 조현우로 꼽고 있다.

조현우 골키퍼는 이제 K리그를 넘어 국제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 했다.

한국 골키퍼 계보를 잇게 될 듯

한국축구의 원조 골키퍼 홍덕영, 아시아의 거미라는 별명을 갖고 있었던 함흥철, 아시아의 구두쇠 이세연 그리고 공격하는 골키퍼 김병지 에이어 페널티 킥 방어의 명수 이운재에 이은 한국을 대표하는 골키퍼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홍덕영 골키퍼는 함흥출신으로 1945년 광복 때 남한으로 와서 정착했다.

홍덕영 골키퍼는 1948년 런던 올림픽 첫 경기에서 강호 멕시코를 맞아 3골만 허용 5대3 승리를 이끌어 냈다.

그러나 스웨덴과의 두 번째 경기에서 무려 48번의 소나기 슈팅 가운데 36개를 막아냈으나 12골을 허용, 한국 축구 국제대회 최다 골을 허용 했다.

홍덕영 골키퍼는 6년 후인 1954년 스위스 월드컵 예선 때 한국보다 한 수 위라는 일본과의 첫 경기에서 1골만 허용(5대1승, 2차전 2대2) 결국 스위스 행 티켓을 따냈다.

스위스 월드컵 본선에서 당시 세계최강 헝가리에 9골을 허용했다.

당시는 축구공을 한 개만 갖고 경기를 했기 때문에 볼을 잡으면 밖으로 쳐 내서 쉬는 시간을 벌기도 했다.

홍덕영 골키퍼는 2차전 터키와의 경기에서도 7골을 내 줘 1, 2차전에서 16골을 잃고 조기 귀국을 했다. 2005년 9월13일 당뇨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홍덕영 골키퍼는 골키퍼로서는 가장 중요한 투지가 좋았다. 상대 축구화에 배를 강타 당해도 전혀 아픈 기색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2세대 골키퍼인 함흥철 골키퍼는 1956년, 1960년 1, 2회 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를 2연패 할 때 주전 골키퍼였다.

국제대회 42경기에서 58골을 실점 했는데, 당시 세계적인 골키퍼 구소련의 흑거미 야신을 닮아서 ‘아시아의 거미’으로 불렸었다.

2000년 9월11일 설악산 등반도중 추락해서 69살을 일기로 사망했다.

아시아의 거미 아시아의 구두쇠

이세연 골키퍼가 전성기를 구가하던 1970년대는 한국축구의 암흑기였다. 그래서 이세연 골키퍼는 수문장으로 천부적인 기질을 타고났다는 평가를 받았으면서도 올림픽과 월드컵 본선에 한번도 출전하지 못하고 은퇴를 했다.

이세연 골키퍼는 위치선정, 판단력이 좋았고, 특히 주먹이 강해서 펀치력이 대단했다. 당시 아시아권 선수들은 한국팀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 공이 뜨면 이세연 선수의 주먹에 맞을 까봐 제대로 점프를 하지 못할 정도였다. 당시 아시아 최고의 공격수였던 일본의 가마모토도 이세연의 파이팅을 매우 두려워했다.

2000년대 한국 최고의 골키퍼 김병지는 공격하는 골키퍼로 잘 알려졌다.

1998년 10월24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울산 현대 대 포항 스틸러스의 플레이오프 2차전은 프로축구 사상 최고의 명승부 가운데 한 경기로 남아 있다.

결승전에 오르기 위해서는 꼭 한골이 필요한 상황, 그리고 경기종료 휘슬이 울리기 직전인 후반 45분, 울산 현대가 포항 스틸러스의 오른쪽 코너에서 코너킥을 얻었고, 김현석이 코너킥을 차기 직전, 울산 현대의 골키퍼 김병지가 골문을 비우고 쏜살같이 달려 나와 포항 스틸러스 골문 앞에 섰다.

그리고 김현석 선수가 코너킥을 찼고, 꽁지머리 김병지가 공중으로 뜨더니 포항 골문을 향해 공의 방향을 바꿔 놓았고, 결국 그 골은 울산 현대가 포항 스틸러스를 제치고 결승전에 오르는 천금같은 골이 되었다.

골키퍼 김병지의 헤딩 결승골은 CNN을 비롯해서 여러 외신에서 톱으로 다룰 정도로 극적이었다.

김병지 골키퍼는 1998 프랑스 월드컵 E조 예선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5골을 내주는 등 멕시코(1대3패), 벨기에(1대1 무승부) 등과의 경기에서 9골을 허용 했지만, 그래도 김병지 때문에 그 정도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순발력에 관한 한 역대 최고의 골키퍼였다.

조현우 골키퍼가 골키퍼로서의 꿈을 키우기 시작한 것도 김병지 골키퍼의 프랑스 월드컵 선방을 보고부터였다고 한다.

이운재 골키퍼는 안정성이 높은 데다 예지능력이 뛰어나 페널티킥(승부차지)에서 엄청난 승률을 보였다.

이운재 골키퍼는 K리그에서 승부차기 승률이 9할(13전12승1패)이 넘고, 특히 2002 한일월드컵 8강전 스페인과의 승부차기에서 호아킨 선수의 킥을 막아내서 한국 축구를 사상 처음 월드컵 4강까지 끌어 올렸었다.

조현우 골키퍼, 선배들의 장점만 모아놓아

조현우 골키퍼는 판단력, 순발력, 점프력이 모두 뛰어나고 킥력과 펀치력도 수준급이다. 선배들의 장점만을 모아 놓은 셈이다.

다만 이운재 골키퍼가 갖고 있었던 페널티 킥에서의 예지력 즉 상대 키커가 어느 쪽으로 찰 것인지 예측하는 능력만 갖춘다면 한국 축구사상 최고의 골키퍼가 될 것 같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은 멕시코의 기에르모 오초아 골키퍼를 위한 대회였다.

오초아는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멕시코의 팀의 주전 골키퍼였고, F조 예선에서 한국의 조현우와 맞대결을 벌였었다.

벨기에 스탕다르 데이즈팀에서 뛰고 있는 오초아는 브라질 월드컵 A조 예선 카메룬과의 조 예선 첫 경기에서 수중전이라 공이 미끄러웠는데도 불구하고 전혀 아랑곳 하지 않고 공중 볼, 땅 볼을 모두 잡아내며 팀의 승리(1대0)를 이끌어 냈다.

브라질과의 2차전에서는 무려 8개의 슈퍼 세이브를 기록하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결국 브라질은 오초아가 지키는 멕시코의 골문을 열지 못하고 무승부(0대0)를 받아들여야 했다. 당연히 오초아는 맨오브더 매치(MOM)으로 선정되었다.

오초아는 크로아티아와 세 번째 경기에서 1골을 실점했지만(3대1승), 만약 오초아가 아니었다면 3~4골을 허용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오초아는 네덜란드와의 16강전에서 2골을 허용(1대2패)해 멕시코는 16강에 머물러야 했다. 오초아는 예선 3게임과 16강전까지 모두 4게임을 치르면서 3골을 허용했다.

브라질 대회에서 뜬 별이 오초아 골키퍼라면, 러시아 대회에서는 조현우라는 골키퍼가 새로운 별로 뜬 셈이다.

음바페는 타고난 기술에 유럽선수로는 이례적으로 양발을 모두 사용하고 있고, 축구 아이큐가 200을 넘는다. (사진=뉴시스)
음바페는 타고난 기술에 유럽선수로는 이례적으로 양발을 모두 사용하고 있고, 축구 아이큐가 200을 넘는다. (사진=뉴시스)

프랑스 음바페 전설을 쌓아 나가기 시작

러시아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와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지는 해라면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는 뜨는 해라고 할 수 있다.

음바페는 1998년 12월 생으로 이제 만 19살이다. 음바페는 프랑스가 1998 프랑스월드컵에서 우승을 할 때 아직 어머니 배속에 있었다.

음바페는 프랑스 선배 티에리 앙리, 축구계 전설 펠레, 마라도나 등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기량이 미약하지만 스피드에 관한 한 역대 최고 선수 가운데 한 명이다.

음바페 선수가 이번 러시아월드컵 스페인과 16강전 전반 10분 경, 페널티 킥을 얻을 때 순간 가속이 시속 32km를 넘어섰다고 한다.

음바페는 이후 2골을 더 넣어 프랑스가 아르헨티나에게 4대3으로 역전승을 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0대 선수가 월드컵 본선에서 멀티 골을 넣은 것은 브라질의 펠레(1940년 10월13일 생 당시 만 17세)가 1958년 스웨덴 월드컵 프랑스와 준결승전(5대2승)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것이 처음이었다. 그리고 펠레는 홈팀 스웨덴과의 결승전에(5대2승)에서는 2골을 넣어 두 경기 연속 멀티 골을 기록 했었다.

역대 축구 가장 빠른 축구선수는 네덜란드의 아르연 로번

그렇다면 축구역사에서 어떤 선수가 가장 빠른 발을 가졌을까?

분데스리그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고 있는 로번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스페인(네덜란드 5대1승)과의 경기에서 순간 속도가 무려 시속 37km나 나왔다.

축구선수는 100m 스피드보다는 2~30m 순간 스피드가 더 중요한데, 로번은 순간 스피드가 평균 35km, 최고 37.5km나 나와 역대 축구 선수 가운데 가장 빠른 선수로 기록되어 있다.

브라질 월드컵 당시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로번은 하프라인에서 공을 이어 받은 뒤 세르히오 라모스 선수를 제친 뒤 이케르 카시야스 골키퍼까지 농락하며 골을 성공시켰다.

로번은 만 34살이기 때문에 1년 연장 계약한 바이에른 뮌헨에서는 볼 수 있지만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국가대표로 발탁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로번은 2006 독일, 2010 남아공 그리고 2014 브라질 월드컵에 네덜란드 대표로 출전했었다. 그러나 이번 러시아 월드컵은 네덜란드가 유럽예선에서 스웨덴에 밀려 탈락해서 출전하지 못했다.

일부 축구팬들은 웨일스의 가레스 베일(레알 마드리드)의 스피드가 아르연 로번 못지 않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가레스 베일은 극단적인 왼발잡이로 레알 마드리드의 왼쪽 공격을 맡고 있는데, 빠른 발을 이용한 돌파는 역대 급이다.

음바페, 펠레 마라도나  스피드 능가

음바페는 타고난 기술에 유럽선수로는 이례적으로 양발을 모두 사용하고 있고, 축구 아이큐가 200을 넘는다. 그리고 자로 잰 듯한 골 결정력에 로번이나 베일 못지 않은 스피드까지 갖췄다. 스피드는 축구의 기술 가운데 가장 따라잡기 어려운 기술인데, 움바페는 빠른 발을 갖고 태어난 것이다.

카메룬 출신으로 아프리카 이민자인 움바페는 지난해 AS 모나코에서 파리 생제르망으로 옮길 때 2200억원(네이마르의 2800억원에 이어 역대 2위)의 이적료를 발생시킬 정도로 유망주였다.

그러나 이번 러시아월드컵을 치르고 나면, 그의 몸값은 역대 최고를 경신할 것이 확실시 된다.

생제르망 팀에서는 1조원을 줘도 움바페를 내주지 않겠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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