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자유한국당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위한 준비위원회 3차 회의에서 안상수 준비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자유한국당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위한 준비위원회 3차 회의에서 안상수 준비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이준환 기자] 자유한국당을 살려낼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의 위원장 후보군이 연일 화제다.

면면이 너무나 화려하고 광범위해서 일각에서는 ‘아무나 찔러보는 것이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혁신비대위원장 후보 가운데 눈에 띄는 인물은 소설가 이문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으로 귀순한 북한 병사를 치료한 이국종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 철학자 도올 김용옥 교수, 전원책 변호사, 진보진영 정치학자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이정미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김종인 전의원,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등 각계각층을 망라하고 있다.

마흔 명 가까운 후보군에 국민공모까지

안상수 준비위원장은 지난 2일 연 3차 준비위원회 자리에서 "지금까지 마흔 명 가까운 분이 추천됐다"며 "이번 주말까지 인터넷 등을 통해 국민 공모를 실시해 의견을 듣고 후보를 대여섯 명으로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준비위원회는 2시간 40분가량 진행된 비공개회의에서 위원장 후보자 36명에 대한 의견과 토론을 한 것으로 보인다. 회의에 참석한 준비위원들에 따르면 후보자 대부분은 원외인사였고, 일부 원내인사도 이름을 올렸다고 한다.

이문열, 전원책은 거절, 이회창은 불쾌감 표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쓴 소설가 이문열이 후보에 오른 것은 한 준비위원의 말에 따르면 "이문열 선생이 보수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고 판단했기 때문.

그러나 4일 이문열 쪽은 한 신문과 전화통화에서 “생각해본 적 없다. 평범한 구경꾼으로 지켜본다”고 사실상 거절을 표했다.

보수 진영 대표 논객으로 방송에 출연해 인지도를 높인 전원책 변호사도 명단에 올랐으나 “총선을 앞둔 의원들이 외부 비대위원장을 받아들이겠느냐”며 거절의사를 밝혔다.

김종인 전 의원은 “그쪽(한국당)과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연락을 받은 적도 없다”고 했다.

박근혜 탄핵 판결로 유명세를 떨친 이정미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반기문 전 총장은 명단에서 빼달라는 요구를 해왔고,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측근을 통해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사전에 동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이름을 거론한 것에 심히 불편해 한 것으로 보인다.

원외인사로 언론에 가장 많이 거론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연락받은 바 없다”고 했다. 그 외 원외인사로는 이석수 전 청와대 특별감찰관,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가 물망에 올랐다.

지방선거 낙선한 김태호, 남경필도 후보에 올라

김황식 전 총리, 박관용·김형오·정의화 등 한국당 출신 전 국회의장도 명단에 올랐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인사도 대거 명단에 포함됐다. 김태호 전 최고위원, 남경필 전 경기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후보군에 포함됐다.

원내인사로는 초재선 의원 중 일부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희경·주광덕 의원 등이 거론된다.

국민공모제를 거치고 나면 후보군은 지금보다 늘 수 있다. 안 위원장은 현재 검토 중인 36명 을 제외하고도 새로운 인사가 영입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준비위원회가 모든 정보를 갖고 있지 않기에 얼마든지 새로운 사람이 있으면 추가할 수 있다“며 ”다음 주쯤엔 대여섯 명으로 압축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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