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500억 달러(약 54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승인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미중 무역전쟁 재점화 우려가 고조됐다. 베이징 중심가에 건설 중인 이 도시의 가장 높은 '준 타워'를 배경으로 이날 톈안먼 광장에서 오성홍기가 펄럭이는 모습.(사진=뉴시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500억 달러(약 54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승인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미중 무역전쟁 재점화 우려가 고조됐다. 베이징 중심가에 건설 중인 이 도시의 가장 높은 '준 타워'를 배경으로 이날 톈안먼 광장에서 오성홍기가 펄럭이는 모습.(사진=뉴시안)

[뉴시안 이슈 추적=콘도 다이스케 일본 주간현대 편집위원] 7월6일,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드디어 루비콘강을 넘었다.

한국 시간 오후 1시 5분,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미국이 340억달러 상당의 중국 특산품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한 것에 대한 담화’를 발표했다.

전문은 다음과 같다.

<7월 6일, 미국은 340억달러 상당의 중국 특산품에 대해 25%의 추가 관세부과를 개시했다.

미국은 WTO(세계 무역 기구)의 규칙에 위반되는 지금까지 경제 사상 최대 규모의 무역 전쟁을 일으킨 것이다.

이러한 추가 관세부과 행위는 전형적인 무역 패권주의이며, 전 세계의 산업 체인과 가치 체인의 안전을 현저히 손상시킬 만한 행위이다.

또 세계 경제의 부흥을 저해하며, 세계 시장에 동요를 일으키며, 세계의 많은 무고한 다국적 기업과 일반 기업,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며, 미국의 기업과 국민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그들의 이익을 해치는 행위이다.

중국 측은 선제공격은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국가의 핵심적 이익과 국민의 이익을 단호하게 지키기 위하여 필요한 반격에 나설 수밖에 없다.

우리는 앞으로 시기를 봐서 WTO 및 세계 각국에게 관련 상황을 통보하고, 자유 무역과 글로벌리즘을 공동으로 유지하고 보호할 것이다. 동시에 중국은 확고한 태도로 개혁을 강화하고 개방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 기업가 정신을 보호하고 산업의 권리 보호를 강화할 것이다.

중국에 진출한 세계 각국의 기업에게 양호한 영업·상업 환경을 제공할 것이다. 우리는 향후 관계 기업들이 받을 영향을 분석하여 효과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노력함으로써 기업을 도울 것이다>

그리고 3시간 뒤 중국 외교부의 정례 브리핑에서 루캉(陸慷) 대변인은 심각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미국 측의 잘못된 방식은 WTO의 규칙에 명백히 위반되는 것이다.

또한 전 세계무역 질서에 타격을 주고 세계 시장에 혼란을 일으켜 세계 경제의 부흥을 저해하고 세계의 많은 다국적 기업, 중소 기업 및 일반 소비자들 모두에게 피해를 준 것이다.

미국의 많은 기업들과 국민도 이미 날이 갈수록 자신이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사실 미국 정부가 최근 취하고 있는 일련의 일방주의라 무역과 투자 면에서 보호주의 조치는 이미 세계적으로 광범위한 우려와 비판이 일고 있으며, 적지 않은 국가의 반대와 보복을 자초하고 있다.

중국 측은 시종 일방주의 행동을 반대하고 무역투자면에서의 보호주의에 반대해 왔다.

우리는 항상 유관국들과 사이에서 글로벌리즘의 진척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무역 관계에서 나타나는 의견 차이와 문제를 이성적으로 처리하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다해왔다.

그러나 그것은 유관국도 그러해야 한다. 어떠한 일방적인 압력을 시도하더라도 그것은 모두 헛수고로 끝날 것이며, 그런 것에 환상을 품지 마라.

중국의 정당한 이익이 불공평한 대우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측은 당연히 필요한 반격에 나설 것이다.

앞서 상무부 대변인의 발표가 있었듯이, 우리는 타이밍을 보아 WTO에 유관상황을 통보하고 세계 각국과 협력하여 공동 자유 무역과 다자 무역 체제를 유지하고 보호할 자신이 있다."

중국민들 사이에 증폭되고 있는 불안감 해소 위해 안간힘 

이날 중국 시간 밤 7시부터 중국 중앙(CCTV)의 메인뉴스인 [신문 연파]에서는 앞서 상무부와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을 소개한 뒤, 아나운서가 최근 중국 경제가 얼마나 순조로운지를 강조하며 국민들 사이에 증폭되고 있는 불안감 해소를 위한 노력했다.

"세계은행의 최신 발표에 따르면 올해 제1분기(1월~3월) 중국의 GDP성장은 6.8%로 중국경제의 호황은 계속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중국의 소비가 늘고 있으며 중국의 경제성장은 연초 예상대로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GDP는 11분기 연속 6.7%~6.9%를 유지하고 있다. 공급 측 구조개혁은 부단히 강화되고 있으며, 5월 전국의 도시 실업률은 4.8%로 역대 최저 선이다.

1월부터 5월까지 전력 사용량, 철도 화물 수송량 등 실질 지표도 오름세를 유지했으며, 전국 신규기업 등록 업체 수도 12.3% 증가했다.

중국 인민은행이 발표한 제2분기 기업 조사에 따르면 기업 경영자의 미래 전망 지수는 75.8%로 전년 동기 대비 10.4% 포인트 올랐다.

6월까지 PMI(공업 구매자 담당 경기 지수)는 23개월 연속 50%선을 넘었으며, 5월의 소비자 수입 경기 지수, 취업 경기 지수, 소비 의욕 지수 등도 상당히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지금 중국은 미국에 대해서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지만, 사실 중국의 경제 규모는 미국의 3분의 2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장기전이 되면 불리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한국과 일본 기업에도 불안감 엄습

실제로 6월 25일, 시진핑 주석의 금융 브레인인 이양(李揚 66세) 국가금융발전실험실 이사장이 [금융 공황의 출현을 경고하다]라는 내부용 논문을 발표하여 중난하이(中南海)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앞으로 중국에 꽤 높은 확률로 금융공황이 몰려올 것"이라고 단언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 관계자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우리는 ‘삼살(三殺)’이라고 부르는데, 주가와 환율의 하락, 채권의 약세로 3년 만에 금융 불안 리스크가 급증하고 있다.

은행은 치열한 대출에 나섰고, 중소기업과 영세기업의 도미노 도산이 시작됐다.

그럼에도 시 정권은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데, 결국은 중국 내 미국 기업을 두들겨댈 것이다.

2012년 가을 일본 기업들에게 행해진 일들이 재현될 것이다."

일본 기업과 한국 기업도 ‘강 건너 불구경’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불안한 예감이 엄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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