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6일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두 번째 정상회담 영상이 27일 공개됐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악수하는 모습.(사진=뉴시스)
5월 26일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두 번째 정상회담 영상이 27일 공개됐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악수하는 모습.(사진=뉴시스)

[뉴시안=정윤기 기자] 경제와 산업 분야에서 남북교류가 한창 모색 중인 가운데 ICT(정보통신기술) 분야가 새로 주목받고 있다.

정보통신방송 분야에 종사하는 민간과 학계 전문가들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남북 ICT 교류협력 방안 정책세미나'에서 북한의 ICT 인프라 구축은 기회라며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북한 ICT 인프라 현황을 먼저 파악할 것을 주문하면서 ICT 분야에서 남북교류를 활성화하고 협력해나갈 방향을 다각도로 논의했다. 

변재일 의원, 과거 미국 반대로 실패한 경험 공개 

이날 세미나를 후원한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의원(청주시 청원구)은 축사에서 정보통신부 기획관리실장으로 대북 사업에 참여했던 자신의 경험을 공개했다.  

변 의원은 “2002년 우리나라 이동통신사와 전자회사 6개 업체와 함께 30만 달러 기금을 마련해 북한에 CDMA 통신망을 구축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했으나, 미국의 지적재산권이 들어간 기술과 장비 등을 사용할 수 없다는 미국의 반대로 사업을 추진할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이제 남북, 북미 관계가 급속도로 개선되고, 북한도 과학기술 혁명으로 경제발전을 원하고 있는 만큼 이번에는 ICT분야에서도 빠른 시일 안에 협력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기대감을 비쳤다.

변 의원은 “우리의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한다면 우리나라에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을 북한에서는 할 수 있다”며 현재 북한의 통신 인프라 현황, 기술 수준 등을 파악해 남북경협 기회가 왔을 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준비하자고 독려했다.

북한 휴대전화 500만대, SW 전문 인력 수준 높아

이날 세미나의 발제자로 나선 최성 남서울대학교 교수에 따르면 북한은 장마당이 활성화돼 2017년 6월 말 기준 휴대전화 보급대수가 474만대에 이르며 현재는 500만대 이상이라고 한다. 최 교수는 “남북간 이동통신 기술표준 등을 일치시킨다면 미래 통일비용이 절감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발제한 이상산 핸디소프트 부회장은 2001년 중국 단둥에 설립했던 하나프로그램센터를 운영하며 북한 SW 전문 인력의 실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은 원천기술 분야에 집중돼 있어 우리나라의 SW 전문 인력과 협업할 경우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표창균 한국정보통신산업연구원 박사는 “정보통신공사업 분야의 남북 교류협력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부가 ICT 인프라 구축과 관련한 지원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며 “남북간 공동협의기구를 운영해 초기에는 북한의 ICT 인프라 실태조사 실시하고, 대북제재가 풀리면 본격적으로 ICT산업협력 등을 추진해야한다”고 밝혔다.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북한은 매력적 파트너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EBS 글로벌사업부 남한길 PD는 “남북 콘텐츠교류는 방송중심이 될 것이며 특히 에니메이션 분야가 강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에니메이터들의 수준이  아주 높은 반면에 인건비는 저렴해 인건비가 제작비 대다수를 차지하는 에니메이션 분야에서 “북한은 매력적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다만 2007년 뽀로로 공동제작시 우편을 통해 의사소통을 해야 했던 점 등을 지적하며 “향후 협력에는 한 공간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모든 발제와 토론을 경청한 변 의원은 “북한의 개혁·개방이 우리나라 산업과 경제가 한 단계 성장하는 기회일 수도 있고, 어려움이 될 수도 있다“며 ”한반도 경제권 형성이라는 장기 목표를 바탕으로 ICT 교류협력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 의원은 “정부 차원에서 도로와 철도 경협을 위한 실사단을 구성하는데, ICT 협력을 위한 실사도 함께 할 수 있도록 신경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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