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의 석유 시추 현장. 국제 유가의 큰 상승에 의해 정유 업계와 화학 업계의 희비가 엇갈렸다. (사진=픽사베이)

[뉴시안=송범선 기자] 2분기 실적 발표 시즌을 앞두고 국제 유가의 큰 상승으로 인해 정유업계는 웃고, 화학 업계는 울게 됐다.

정유업계, 유가 상승으로 ‘방긋’

정유업계는 짧은 시간 동안 국제 유가가 오를 경우 재고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유가 상승이 호재다.

정유업계는 2~3개월 전 원유를 구입하는데 원유를 구입한 시점보다 판매하는 시점에 국제 유가가 올랐을 경우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제품 시황도 나쁘지 않아 대체적인 견해는 2분기에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는 쪽으로 모아진다.

정유업계에서는 자동차용 석유제품 시장이 성수기에 진입하는 한편 미국, 유럽 등 주요시장에서의 등유·경유 재고가 하락하면서 석유제품에 대한 수익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금융투자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의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2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2조9000억원, 영업이익 9300억원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2%, 영업이익은 121% 증가할 수 있다.

GS칼텍스 매출은 8조4000억원, 영업이익 5000억원을 기록할 수 있으며 전년동기대비 매출 21%, 영업이익 140%가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에쓰오일은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6조1500억원, 영업이익 5000억원을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오일뱅크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 88% 늘어난 매출 4조9500억원, 영업이익은 43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화학업계, 유가 상승으로 ‘울상’

반면 석유화학업계의 2분기 실적은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제품에 대한 수요는 견조하지만 원화 강세와 원재료로 사용되는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여파로 인해 지난해와 같은 훈풍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제유가는 2분기 기간동안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여왔지만 최근 혼조세를 보이며 가격 변동성이 낮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석유화학업계의 경우 국제유가 상승세와 환율 변수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1분기보다 가동률이 오르고 수요가 견조하지만 불확실성에 따른 매출 하락에 예상된다는 것이다.

국제유가가 최근 70달러 선을 넘어서면서 나프타 가격이 t당 620~690달러 선까지 치솟고 있다는 점이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나프타 구매 가격 상승으로 인해 제품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국내 화학 산업 경쟁력 하락은 물론 전방산업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LG 화학은 2분기 매출액 7조200억원, 영업이익 7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됐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배디 12% 가량 증가할 수 있지만 영업이익은 5~6% 감소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나프타 가격이 600달러 선까지 치솟아 제품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고 이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가 200~300억원 수준을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롯데케미칼의 2분기 매출은 4조600억원, 영업이익은 691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화케미칼은 매출 2조2000억원, 영업이익 1620억원 수준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페놀, 아세톤, BPA 등 가전제품 외장재 등 페놀유도체 업황 강세에 힘입어 2분기에도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매출은 1조4097억 원, 영업이익 1502억원 수준을 기록할 수 있다고 금융투자업계는 내다봤다. 매출은 13.8%, 영업이익은 239.8%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원재료 값이 올라간 부분을 제품에 전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이 경우 에탄과 석탄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제품 대비 경쟁력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며 "화학 설비 공급은 증가하고 있으며 제품 수요는 불확실한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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