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9월 25일 중국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25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과 대화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지난 해 9월 25일 중국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25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과 대화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콘도 다이스케 일본 주간현대 편집위원] 가구, 카펫, 자전거, 스키, 화장지, 핸드백, 애완동물 사료….

7월 10일 미국 트럼프 정부가 새롭게 6031개, 2000억 달러 상당의 중국 제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적용한다고 발표하자 ‘중난하이’(中南海=중국 간부들의 주택지)가 크게 요동쳤다.

중국은 당초, 7월 6일에 미국이 340억 달러 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25%의 추가 관세를 발동했을 때에는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며 같은 금액인 340억 달러 어치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서 25%의 추가관세 부과를 발동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중국의 지난해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액은 1539억 달러 밖에 안되기 때문에 이번 2000억달러 어치에 대한 '상응하는 조치'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은 추가 관세를 대신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대항 조치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카드는 자국민들에 대한 미국여행 자제령이다.

지난해에는 500만명이 넘는 중국인 관광객이 미국을 방문, 폭발적인 구매력을 과시했다.

뉴욕의 트럼프 타워도 황금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의 관광명소로서 자유의 여신상보다도 많은 인기를 누렸을 정도이지만, 여기도 파리만 날리게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현재 35만명이 넘는 중국인 유학생의 귀국도 뒤따를 것이 틀림없다.

인적 교류 단절의 다음은 중국 내 미국 제품 불매 운동이다. 이는 2012년 센카쿠를 국유화한 일본에게, 그리고 2016년에는 사드를 배치한 한국에 대해서 취했던 조치이다.

중국의 한 경제지 기자가 필자에게 전해준 말이다.

"중국 내 400개 이상의 매장이 존재하는 월마트는 이미 인터넷 쇼핑몰과 알리바바가 시작한 최신식 슈퍼 ‘허마셴성(盒馬鮮生)’등에 손님을 빼앗기고 있는 상황에서, 간부들까지 줄줄이 헤드헌팅으로 빼앗기고 있다.

이에 불매 운동이 가해지면 중국 시장에서 퇴출 위기를 맞이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맥도날드, KFC, 스타벅스 등도 표적으로 될 것이 틀림없다. 상하이 디즈니랜드도 개점휴업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실제 현 시점에서 이미 미국 제품은 인기가 급락하고 있다.

GM등 미국산 자동차는 벌써 전년 동기 대비 20% 가량 매출이 줄어들고 있다.

한때는 누구나가 갖고 싶어했던 아이폰마져도 인기가 시들해졌으며, 이제 중국의 젊은이들은 화웨이, 샤오미, VIVO, oppo의 중국산 4대 스마트 폰을 갖는 편이 멋지다고 생각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이제는 여친과의 데이트에서 헐리우드 영화를 보면(매국노라고 간주되어) 차인다는 말까지 들리고 있다."

대체적으로 중국은 이번 미국과의 무역 전쟁으로 급속히 국수주의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시진핑 정부는 아직 평정을 유지하며 ‘수세’에 만족하고 있지만 향후 트럼프 정부에게 계속 당하면서 잠자코만 있어서는 정권 기반이 흔들릴 것은 확실하다. 반드시 어느 시점에서는 대반격의 깃발을 들어 올릴 것이 틀림없다.

"지금 중국 정부 내부에서 들려오는 말은 "살적일천, 자손팔백(殺敵一千、自損八百=적군을 1000명 죽이면 자군도 800명의 손실이 나온다"는 내용이다.

즉 트럼프 정권이 언제까지 ‘800명의 손실’에 버틸 수 있는지를 지켜보는 것이다.

중국 측은 1000명 죽어도 감내할 수 있지만, 미국 측은 800명 죽는 것을 견딜 수 없을 것이니 끝내는 미국 측에서 휴전을 요구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반면 비관론도 나온다. 유명 인터넷매체인 ‘왕이(網易)’는 7월 6일 중국을 대표하는 금융학자인 천즈우(陳志武) 미국 예일대 종신교수의 롱 인터뷰를 게재했다.

"무역 전쟁이 일단 발발하면 중국의 손실은 미국보다 많다"라는 이 롱 인터뷰 기사는 중국 당국에 의해서 순식간에 삭제됐다. 전문을 읽어보면 엄청나게 길지만, 논지는 다음의 5가지이다.

① 이번 무역전쟁으로 인한 피해는 중국 경제가 미국 경제보다 크다.
② 미국 트럼프 정부가 생각하고 있는 것은 무역전쟁으로 인한 자국의 피해 규모가 아니라, 자국의 피해보다 중국의 피해가 크다고 보는 한 무역전쟁을 지속시킨다는 것이다.
③ 1만1000년의 인류사에서 핵심 기술이 태어날 때마다 부의 격차는 커졌다. 이번 무역 전쟁은 그러한 격차에 대한 불만의 분출이 배경에 있다.
④ 이번 무역 전쟁은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것이며 장기전이 예상된다.
⑤ 중국은 세계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대국으로서 세계에 대한 책임을 갖고 대처해야 한다.

매우 납득할만한 내용이다. 어쨌든 중국은 ‘14억명의 시장’이라는 최대 무기로 미국과 맞서 싸울 것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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