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박한우 기아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민주평화당 주최로 열린 ‘미국 25% 자동차 관세부과 대응 관련 광주 자동차 산업 위기극복 긴급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3. 박한우 기아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민주평화당 주최로 열린 ‘미국 25% 자동차 관세부과 대응 관련 광주 자동차 산업 위기극복 긴급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정윤기 기자] 박한우 기아자동차 사장이 미국의 수입차 관세 인상을 두고 “죽고 사는 문제”라며 범정부 차원의 대응을 요구하고 나섰다. 관세 인상 시 대미 수출 비중이 큰 기아차 광주공장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박 사장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민주평화당 주최로 열린 ‘미국 25% 자동차 관세부과 대응 관련 광주 자동차 산업 위기극복 긴급 간담회’에 참석했다. 미국이 25%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방식이 사실상 불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에 직접 나선 것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미국의 수입차 관세 부과 조치는 자동차 업계에서는 죽고 사는 문제”라며 “전 세계적으로 무역전쟁이 확산되고 있는데 수입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무역확장법 232조까지 시행된다면 상황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완성차업계는 물론 부품업계, 딜러 연합회가 함께 (미국 상무부에) 의견서를 제출했고 현대차 공장에 근무하는 현지 직원이 공청회에 참석하며 우리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정부나 국회 차원에서 자동차 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호소했다.

박한우 사장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관세 부과로 인해 예상되는 피해 때문이다. 기아차 광주공장은 전체 생산량 중 37.1%를 미국 시장에 수출한다. 특히 쏘울은 광주공장 생산량의 66.2%를 미국시장에 수출했다. 관세 부과로 인해 판매가 감소할 경우 생산라인 중단과 하반기 쏘울 후속으로 출시 예정인 신차 생산 일정에도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박 사장은 앞서 서울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백운규 산업자원부 장관과 12대 기업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도 참석했다.

간담회에선 백운규 장관에게 “자동차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출품목이지만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 등 보호무역 추세로 인해 수출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며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백 장관은 이에 대해 ‘민관 합동 대응체계’를 통해 파급효과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박 사장은 “트럼프 대통령 관세 정책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며 “미국 관세 부과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기아차뿐 아니라 현대차그룹도 관세 부과 대응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자동차 업계가 사활을 걸어야 할 만큼 중요한 사안이라는 의미다.

현대차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주도했던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특별고문으로 최근 영입했다. 국내 완성차업계, 부품업계, 딜러 연합회는 물론 미국 내 딜러십망과 투자자 등과도 공조하고 있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등으로 구성된 ‘범정부 민관 합동사절단’에 합류, 19~20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무역확장법 232조 관련 상무부 공청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사절단에는 강성천 통상차관보, 한진현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최근 경총 상근 부회장에 선임된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이 포함됐다.

민관 합동 사절단은 한미 FTA 개정협상을 통해 미국의 자동차 관련 입장이 반영됐고, 한국 기업이 대미(對美) 투자를 통해 미국 경제에 기여하고 있음을 강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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