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산타크루스에 있는 대마초 농장에서 지난 2017년 12월29일(현지시간) 재배되는 대마초. (사진=뉴시스)

[뉴시안=송범선 기자] 국내에도 의료용 자가 치료 '대마초'가 수입될 전망이다. 물론 의료용 대마초라 병원의 진단을 받지 않은 경우 사용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자가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봤을 때, 병원에서 일방적으로 주사 등으로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택에서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외에서 허가된 '대마' 성분 의약품을 자가 치료용으로 수입해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18일 밝혔다. 다만 이는 국내에 대체치료수단이 없는 뇌전증 등 희귀·난치 환자들에게만 해당되는 사안이다.

현재 해외에서는 대마초 합법화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많은 주에서 대마초 합법화가 통과되어 많은 대중들이 손쉽게 대마초를 구입할 수 있다. 네덜란드에서도 편의점에서 대마초를 농축한 마약류인 해시시를 일반인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또 지난 1월 4일 호주 정부도 의료용용 대마초 수출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AFP, AAP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그러나 한국에서 '대마'는 현재 대마초 섬유 또는 종자 채취, 공무수행 및 학술연구 목적을 제외하고 국내에서 수출·입, 제조, 매매 등의 행위를 전면 금지하는 등 대마 취급이 엄격히 제한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의 흐름에 국내도 점차 동참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대마초 사용에 대한 요청은 국내에서도 지속적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동안 시민단체, 환자단체(뇌전증환자) 등을 중심으로 대마성분 의약품 사용에 대해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이에 이번에 '대마' 성분(칸나비디올 등)을 의료목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국제적 흐름과 함께 하기로 결정됐다. 식약처는 국민적 요구에 맞춰 '대마' 성분 의약품을 자가 치료용으로 허용해 국내 희귀·난치 질환자의 치료기회를 확대되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에 식약처는 지난 1월 국회에서 발의된 대마 관련 법률안을 수정·보완해 해외에서 허가된 대마 성분 의약품이 자가 치료용으로 수입·사용되도록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이번 개정 법률안이 시행되면 영국·프랑스 등 해외에서 판매 중인 대마 성분 의약품이나 최근 미국에서 허가된 희귀 뇌전증 치료제 의약품 등을 자가 치료용으로 수입해 사용할 수 있다.

미국, 영국 등 해외에서 의약품으로 허가받은 대마 성분 의약품은 마리놀(성분명 드로나비놀), 세사메트(나빌론), 새티벡스(칸다비디올/THC), 에피디올렉스(칸나비디올) 등이 있다.

다만, 대마초에서 유래된 것이라도 해외에서 의약품으로 허가를 받지 않은 식품, 대마오일, 대마추출물 등은 자가 치료용으로 수입·사용이 금지된다.

환자가 자가 치료용으로 '대마' 성분 의약품이 필요하다는 의사 진료 소견서를 받아 식약처에 수입·사용 승인을 신청하면 환자에게 승인서를 발급한다.

또 환자가 해당 승인서를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직접 제출하면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가 해외에서 허가된 '대마' 성분 의약품을 수입해 환자에게 공급한다.

식약처는 의사협회 등 전문가 자문을 통해 오남용 및 의존성이 발생되지 않도록 철저한 검증 후 승인서 발급할 계획이다. 또 이 발급 승인서는 국외 허가된 의약품의 용법·용량, 투약량, 투약일수 및 환자 진료기록 등으로 판별된다.

식약처는 "이번 대마 성분 의약품 자가치료용 수입 허용을 통해 치료시기를 놓치면 치료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희귀·난치 질환자 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안전망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마 성분 의약품의 국내 허가 등 전면 허용에 대해서는 환자단체, 의사 등 전문가단체, 시민단체 등 각계·각층 의견수렴 및 필요성 여부에 대해 논의 중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마 사안은 향후 사회적 합의를 거쳐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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