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문재인 대통령이 소아당뇨 학생인 정소명군의 어머니 김미영씨의 환자대표 사례를 듣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송범선 기자] 정부 정책에 따라 체외진단기기의 시장진입 기간이 390일에서 80일로 대폭 단축될 전망이다. 이로써 의료비 절감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정부가 안전성 우려가 적은 의료기술 인·허가 제도를 '사전규제' 방식에서 '사전허용-사후규제'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보건복지부는 19일 이 같은 내용의 '혁신성장 확산을 위한 의료기기 분야 규제혁신 및 산업육성 방안'을 발표했다.

신 의료기술이 시장에 진입하려면 먼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허가(80일)를 받아야 한다.

이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여·비급여 대상 여부 확인(30~60일)을 거쳐, 보건복지부의 신의료기술평가(280일)를 받게 된다. 그 다음 보험급여 등재(100일)까지, 최대 520일까지 규제과정을 거쳐야만 체외진단기 시장진입이 가능했다.

이처럼 국내 체외진단기업들은 그동안 제품의 식약처 허가 이후 신 의료평가를 또 거쳐야 하는 이중 규제로 시장진입의 지연과 수익성 제한의 어려움을 겪어왔다.

특히 신 의료기술평가는 문헌을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개발이력이 짧고 연구결과가 부족한 혁신·첨단 의료기술은 탈락할 수밖에 없었다.

혁신 의료기술이 부족함을 개선하고자 정부는 지난 2012년부터 의료기기분야 연구개발(R&D)에 연평균 7.9%씩 투자하기 시작하고 규제기간을 단축했다.

그러나 의료기기 분야 산업 기술변화 속도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도 받아왔다.

이에 복지부는 내년 1월부터 인체 유해성 우려가 적은 분야를 대상으로 기존 사전규제 방식을 '사전허용-사후규제' 형태인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로 바꾸기로 했다.

내년부터는 식약처가 의료기기 허가만 내주면 심평원과 복지부 평가를 건너 뛸 수 있게 돼 최대 390일이던 시장진입 기간이 80일 이내로 줄어든다. 기존 기기와 비교했을 때 중대한 변경사항이 없다면 식약처의 변경허가도 면제해준다.

랩지노믹스는 20일 급상승했다가 오후장 하락해 음봉으로 전환했다. (차트=하나금융투자)

체외 진단검사 관련주 상승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규제타파 혁신성장을 위한 첫 행보로 분당 서울대병원 의료기기 산업현장을 방문해 규제 완화 방침을 발표하자 관련주가 20일 장 초반 일제히 상승세다.

문재인 대통령의 발표 내용은 의료기기 개발 이후 시장 진입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에 체외 진단검사 전문기업 랩지노믹스는 이날 10% 이상 급등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외에도 의료영상 솔루션 기업인 인피니티헬스케어, 세계최초 소변 이용 암 진단키트를 개발한 팜스웰바이오, 임신, 배란 테스트기 국내 생산 1위 업체인 휴마시스 등이 크게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오후 장 들어서 상승폭을 반납하고 차트 상 음봉을 유지하고 있다.

김충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의료기기산업은 규제의 방향성이 중요한데 향후 규제의 방향은 규제 완화나 철폐라는 측면보다 규제의 합리화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관측했다.

이어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규제혁신 방안에서 실질적인 대안이 발표된 품목은 체외진단, 만성질환, 생산성 증진 기기였다"고 말했다.

대부분 안전성 우려가 비교적 적은 분야로 의료기기 산업 전반에 대한 규제 완화 기대감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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