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13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1차 전체회의에서 국가 부주석으로 선출된 왕치산(王岐山)이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지난 3월 1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13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1차 전체회의에서 국가 부주석으로 선출된 왕치산(王岐山)이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콘도 다이스케 일본 주간현대 편집위원 ] 7월을 맞이하며 올해 상반기 중국의 경제 통계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우선 GDP는 41조 8961억 위안을 달성하며 6.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국 규모 이상의 공업 증가율은 6.7%의 성장세를 보였는데, 특히 첨단 기술 산업 부분은 11.6%나 증가했다.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8.0% 증가했고, 국유 기업 매출은 10.6%, 순이익은 22.6%나 증가했다.

이 밖에도 화물 무역 총액은 7.9% 증가했으며, 세수는 15.3%가 늘어난 8조 1607억 위안에 이른다. 국민 평균 소비 지출은 명목 소비지출이 8.8% 증가, 실질 소비지출은 6.7%가 늘었으며, 국민의 평균 소득도 명목 소득이 8.7% 증가, 실질 소득이 6.6% 증가했다.

이처럼 중국 경제의 상반기 성적표는 모두 나무랄 데가 없는 수치다. 향후 10년 이내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 대국으로 부상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중국 경제는, 언뜻 보면 마치 반석처럼 단단해 보인다.

하지만, 미국이 무역 전쟁을 ‘개전’한 7월 6일 이후, 중국은 세계 제 2위의 경제 대국으로서의 여유를 찾아볼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오히려 경제 금융 정책의 사령탑인 중국 인민은행(중앙은행)과 재정부가 서로를 비난하면서 내분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7월 13일, 중국 인민 은행에서 금융 정책을 연구하는 ‘연구국’의 책임자인 쉬중(徐忠) 국장이 ‘최근의 상황에서 재정 정책을 더 발동해야 한다’라는 논문을 발표하여 재정부를 통렬히 비판했다.

<재정부는 적극적인 재정 지출을 도모한다면서 실제로는 적극성이 지극히 부족하다. 오히려 긴축 재정으로 몰아가고 있을 정도다. 올해 예산의 재정 적자율은 2.6%에 불과하며 지난해의 3.0% 보다도 적다. 적자율이 적은 적극 재정 정책은 마치 깡패가 행패를 부리는 경제 정책과 같은 것이다.>

이에 대해서 16일 재정부는 경제지 <재산 기록>에 칭츠(靑尺)라는 필명을 사용하며, ‘재정 정책은 누가, 무엇을 가지고 적극적이라고 말하는 것인가?’라는 반박 논문을 실었다.

<인민은행의 쉬중 박사가 적극 재정에 대한 재정부의 적극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지만, 본래 재정 당국은 금융 위험을 예방하는 중대한 책임을 가지고 있다. 현재 지방에서는 지방채를 남발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런 지방채 남발 상황에서 금융기구(국유 은행)는 대부분 ‘공범자’로 변하고 있지 않은가. 중국은 세계 제 2의 경제 대국이 되었으며, 재정 정책과 통화 정책에 있어서 당국자는 중대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소국(小國)이 아니라 대국(大國)의 관점에서 어떻게 문제들을 살펴가야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처럼 중국의 경제 재정 정책의 사령탑인 중국 인민은행과 재정부가 공공연하게 비난을 주고받는 것은 시진핑 정부 들어 처음 있는 사건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중국의 한 경제지 기자는 이번 사건에 대해 한숨을 섞어가며 다음과 같은 설명을 들려줬다.

"요는 미중 무역 전쟁으로 인한 중국의 금융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중앙은행과 재정부가 서로 ‘네 탓 공방’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시진핑 정부의 내부가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경제와 무역 협상의 책임자가 현재의 류허(劉鶴) 부총리에서 왕치산(王岐山) 부주석으로 교체된다는 말까지 난무하다고 있다. 류허 부총리는 시진핑 주석의 중학교 동창으로 시 주석의 신뢰가 두텁지만, 학자 출신인데다 예민한 성격으로 스트레스로 인해 머리가 하얗게 되어 버렸을 정도다. 반면 왕치산 부주석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후진타오 정권 하에서 미국과의 협상 담당을 맡았고, 리먼 사태의 혼란을 잘 극복한 경험이 있다. 안하무인의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저돌적인 타입이 적합하다는 것이다."

모든 것은 트럼프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어찌되었건 당분간 중국의 금융 리스크로부터 눈을 뗄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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