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의 1005 규격 초소형 10㎌ MLCC. (사진=뉴시스)
삼성전기의 1005 규격 초소형 10㎌ MLCC. (사진=뉴시스)

[뉴시안=송범선 기자] 삼성전기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호황에 올해 2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하반기에도 MLCC 공급 부족이 심화되면서 상승세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전기를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첨단 전자부품을 만드는 회사다.

이 전자부품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이 MLCC다. MLCC는 적층세라믹콘덴서로 불리며, 전류의 흐름을 제어하는 수동부품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MLCC는 적층방식으로 형성되며, 간단히 말해 신호등이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기판 위에 전기 부품이 있으면, 전류가 흐르며 이를 제어해주는 MLCC와 같은 신호등이 필요하다”며 “이에 전류가 흐르는 모든 제품 안에는 MLCC가 필수적이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와의 차이점에 대한 뉴시안의 질문에 “반도체가 스스로 작동하는 부품이라면, MLCC는 수동적인 역할을 한다”고 답했다. 수동적이라고 해서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는 말도 덧붙였다.

스마트폰 한 대에 800~1000여개의 MLCC가 들어갈 정도라서 ‘전자산업의 쌀’이라고 불릴 정도로 핵심부품이다.

또 삼성전기 관계자는 하반기 시장 전망에 대해 “올 하반기에도 MLCC가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답했다.

내년 MLCC 시장은 알기 힘들지만, 하반기 MLCC 공급 부족은 업계의 호황으로 이어질 것이란 설명이다.

글로벌 MLCC 시장은 전장화 및 IT 기기 고기능화, 5G 도입 등 수요증가로 인해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지면서 호황을 맞고 있다. 업계는 글로벌 MLCC 시장이 2017년 103억 달러에서 2019년 184억 달러로 확대되어 2년 만에 약 80%의 고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글로벌 MLCC 생산능력은 제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2017년 기준 공급이 약 10~ 15% 부족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19년까지 그 폭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MLCC 시장은 기술적으로 양산에 돌입하기 어려워 진입장벽이 높은 산업으로 알려져 있다. 주요 공급업체는 일본 무라타, TDK, 다이요 유덴과 삼성전기 등이다.

시장은 공급 부족을 호소하고 있지만 제조업체가 제한적이다 보니 수요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다. MLCC 공급 부족은 자연스럽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 상반기부터 '풀가동 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는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하반기 MLCC 수급 전망은 스마트폰의 플래그십 신제품과 중국 모바일 수용확대, 전장용 MLCC 수요증가로 공급 부족이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이라며 "하반기에도 풀가동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업체 간 하드웨어 기술 경쟁이 계속되면서 MLCC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출시가 예정된 주요 제품군 가운데 8K UHD TV와 폴더블 폰은 MLCC가 기존 제품보다 몇 배는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김형태 KB증권 연구원은 "2019년 삼성전자 전략 신제품인 8K UHD TV, 폴더블 폰의 MLCC 탑재량은 기존 제품대비 각각 5배, 3배 증가하고, 올 4분기부터 본격 생산 시작이 예상된다"며 "하반기 MLCC 수요는 시장 예상을 상회하며 품귀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8K UHD TV 1대에 필요한 MLCC 탑재량은 1만개 수준으로 4K UHD TV의 2000개 대비 5배가 많다. 내년 초 출시될 폴더블 폰 1대에 필요한 MLCC 소요원수는 2000개 수준으로 기존 스마트폰의 600개 대비 3배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기차 생산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자동차분야에서도 MLCC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과 일본 등 자동체 업체들이 전기차 양산을 계획하면서 관련 문의도 증가 추세다.

순수 전기차의 경우 1대당 필요한 MLCC가 3만개로 예상된다. 이는 기존 고급차 세단에 필요한 5000개 대비 6배에 이른다.

이에 MLCC 호황이 장기화로 성장세가 중장기적으로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MLCC의 빅사이클 장기화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으며, 전장 및 산업용 MLCC의 비중 확대로 중장기적 성장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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