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식(왼쪽 두번째) 코레일 사장이 지난 5월 14일 동해북부선 제진역을 방문해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오영식(왼쪽 두번째) 코레일 사장이 지난 5월 14일 동해북부선 제진역을 방문해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김도진 기자] 미국 현지 언론은 과도한 대북제재가 남북 철도 경협을 가로막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최대 압박’ 정책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분석도 제시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4일(현지시간) 한국이 북한을 거쳐 유럽까지 잇는 대륙 철도를 건설하려고 하는데 미국의 대북제재가 막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한국은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사천리 제진역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진역은 동해북부선 기차역으로 동해선 복원사업과 함께 2006년 3월 남북출입사무소로 준공했다. 2007년에는 남북 간 동해선 시험 운행을 했지만 그 이후로 활용을 못하고 있다.

WP는 남북한 철도 재연결은 한반도 긴장완화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워싱턴에 있는 한국 외교 파트너들은 한국의 계획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WP는 한국이 북한과 철도 네트워크를 재연결하려면 우선 미국이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 캠페인을 재검토하도록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압박이 이어지는 한 철도 협력도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트럼프 미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을 빨리 해제할 것 같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4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각국이 대북제재를 제대로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뿐 아니라 다른 국가도 대북제재에 나서라는 메시지다.

반면 한국의 남북 철도 협력 의지는 명확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 간 철도 네트워크 계획안을 구체적으로 담고 있는 USB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건넸다. 또 철도 네트워크 재연결을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한국은 이 계획안을 실행하기 위한 사전조사를 진행하고, 제진역을 다른 역들과 연결시키려 하고 있다. WP는 철도 협력이 남북한 간 통일을 향한 궁극적인 발걸음이자 스스로를 섬으로 만든 북한의 잔인한 20세기 역사를 시정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서해안 철도는 서울과 평양이라는 정치적 수도를 연결하는 의미가 있지만, 동해안 철도는 무역과 관광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WP는 강조했다.

이 같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대북제재가 풀리지 않으면서 한국 정부도 답답한 상태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우리는 북한에 대한 제재 때문에 더 나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고, 제재로 인해 남북한 간 철도 재연결이 늦어질 수 있다는 좌절감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북한을 방문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국이 심하게 통제하고 있어 (북한이)스트레스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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