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7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통신사 CEO간담회에서 유영민(오른쪽 두번째) 과기정통부 장관이 하현회(왼쪽부터) LGU+ 부회장, 황창규 KT 회장, 박정호(오른쪽) SKT 사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뉴시스)
지난 7월 17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통신사 CEO간담회에서 유영민(오른쪽 두번째) 과기정통부 장관이 하현회(왼쪽부터) LGU+ 부회장, 황창규 KT 회장, 박정호(오른쪽) SKT 사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이민정 기자] 성장 한계에 부딪힌 통신업계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황금알을 낳아 온 통신사업이 포화상태에 접어들자 밖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SKT,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사 3사는 기존의 사업구조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 새로운 사업 분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통신사업을 넘어 미디어, 보안, 인공지능, 블록체인, 드론 등을 아우르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다만 신규 사업은 필요하지만 대규모 자금 투자가 필요한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블록체인, AI, 드론 등 4차산업혁명 기술에 주목

통신업계 1위 SK텔레콤은 블록체인을 활용한 신규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4월 SK텔레콤은 블록체인 스타트업과 투자자를 매칭시키는 역할을 하겠다는 새로운 사업 방향을 밝혔다.

통신사업과 연계할 수 있는 보안사업에 눈을 돌려 5월에는 보안업체 ADT캡스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성장성이 높은 인공지능 분야를 확대하기 위해 인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7월에는 인공지능 분야 연구개발을 책임지는 ‘AI 리서치센터’ 조직 구성을 완료했다.

KT도 블록체인이 핵심이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아파트·호텔·자동차에 자사 인공지능 서비스를 적용하고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7월 유무선 인프라, 5G 등 차세대 네트워크, 5대 플랫폼 사업 영역에 블록체인을 적용, 사업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겠다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블록체인 지역화폐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알렸다. 같은 달 자사의 AI 기술을 적용한 호텔도 공개했다.

LG유플러스는 사내 벤처 발굴에 나섰다.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서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의도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분야에서 신사업 모델을 발굴할 사내벤처 1기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사내벤처 운영 기간이 끝나면 최종 평가를 거쳐 서비스 사업화와 분사 여부가 결정된다. 지난 3월에는 드론(무인비행장치) 관련 사업을 본격 추진키로 결정했다.

가입자 뺏고, 뺏기는 싸움 “이제 지쳤다”

이통3사가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이유는 통신 중심의 사업이 한계에 부딪혔다고 판단해서다.

시장은 한계가 있는데 서로 가입자 뺏는 데에만 집중하다가는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을 느낀 것이다. 실제로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의 감소세는 몇 년째 이어지고 있고, 향후 전망도 좋지 않다.

통신사마다 부가서비스와 신규요금제를 출시하며 활로를 모색하며 가입자당평균매출 하락폭을 줄이고는 있지만 하락을 멈추는 건 힘들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이통3사는 제한된 파이를 놓고 벌이는 소모적인 경쟁보다 인공지능, 블록체인, 드론 등 미래 사업을 준비하는 방식이 더 생산적이라는 판단이 섰고, 이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

‘미디어 사업’이 효자네

가장 먼저 성과가 나오는 건 미디어 사업 부문이다. 올해 2분기(4~6월) SK텔레콤의 미디어 사업 핵심인 IPTV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가입자가 꾸준히 늘고 있고, 유료 콘텐츠 이용도 확대되고 있다. 모바일 IPTV ‘옥수수’도 가입자 및 월 순방문자 수가 점차 늘고 있다.

KT 역시 같은 기간 미디어·콘텐츠사업 부분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했다. IPTV 가입자가 확대되고, 지니뮤직 등 자회사들이 성장한 덕이다. KT가 가상현실(VR) 대중화를 위해 개관한 도심형 VR 테마파크 ‘브라이트’도 인기를 끌고 있어 매출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LG유플러스는 같은 기간 홈미디어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11% 올랐다. 유아서비스 플랫폼 등 콘텐츠 경쟁력을 높인 게 주효했다. LG유플러스는 IPTV 신규 가입자를 꾸준히 늘리면서 상반기 IPTV 가입자 순증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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