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BMW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해 민관합동 정밀 분석에 착수한 가운데 6일 오전 서울 영등포 BMW 서비스센터에서 점검을 받으려는 차량들로 붐비고 있다.(사진=뉴시스)
정부가 BMW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해 민관합동 정밀 분석에 착수한 가운데 6일 오전 서울 영등포 BMW 서비스센터에서 점검을 받으려는 차량들로 붐비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신민주 기자] BMW 차량 피해 경험자 사이에서 차량에 불이 나기 전 냉각수 누수, 주행 중 출력 저하, 타는 냄새 등의 증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증상이 발생할 경우 차량 운행을 즉시 중단하는 게 최선이다.

BMW 차량 화재로 인해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혹시 본인 차량에서 사고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차주가 늘고 있다. 현재까지 안전점검 결과 10만여대의 차량 중 9000대 가량은 화재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서비스센터를 방문해 안전점검을 받았다면 걱정 없지만 만약 그 전이라면 전조증상을 관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냉각수 누수, 출력 저하가 가장 많아

6일 BMW코리아 관계자와 차주들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하기 전 가장 많이 발생하는 증상은 ‘냉각수 누수’다. ‘주행 중 출력 저하와 시동 꺼짐’, ‘주행 후 타는 냄새’ 등도 많았다.

BMW코리아는 6일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이어지는 차량화재의 주요 원인이 ‘EGR 쿨러 결함’때문이라고 밝혔다. 엔진에서 배기가스가 처음 나오면 온도가 약 800도까지 올라갔다가 흡기다기관에 들어갈 때 100도까지 낮아진다. 이때 쿨러에서 냉각수 누수가 발생하면서 내부에 침전물이 쌓이면 바이패스 밸브가 열렸을 때 과열현상으로 불꽃이 튀어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EGR 제어 소프트웨어에 오류가 있다는 지적에에 대해 요한 에벤비클러 BMW 품질관리부문 수석부사장은 “화재의 근본 원인은 소프트웨어가 아닌 하드웨어적 문제”라며 “EGR 쿨러 누수, 많은 주행거리 누적, 장시간 주행, 바이패스 밸브가 열렸을 때 등 4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차량에서 불이 난다”고 말했다. 

실제로 BMW 차량 화재 피해자들이 다수 가입한 인터넷 카페에 올라 온 70여개의 글 중 절반에 가까운 30개 이상이 냉각수 누수 관련 글이었다.

카페의 한 회원은 “지난 1월 냉각수 점검등이 들어와 서비스센터에서 냉각수 300ml를 주입하고 3월에 서비스센터에서 300ml를 추가로 보충했다”며 “그런데 3주만에 다시 점검등에 불이 들어와 서비스센터를 방문해 냉각수를 주입했지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결국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쿨러를 교체했다”고 적었다.

다른 회원은 “지난 5~7월까지 경고등이 떠서 매달 냉각수를 보충했는데 200km 거리를 주행하고 나자 냉각수가 다시 증발했다”며 “고속으로 장거리를 운행하면 냉각수 증발이 더 빨리 진행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냉각수 증가 외에 차량 운행 중 갑자기 속력이 떨어들거나 시동이 꺼진다면 차량 화재 발생 가능성이 높다.

자신을 2012년식 520d 차주라고 밝힌 한 회원은 “지난달 운전을 하고 있는데 계기판에 ‘최고출력저하. 서행하시오’라는 문구가 뜨면서 속도가 주욱 떨어졌다”며 “당시 서비스센터에서 약 200만원 견적서를 받고 차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결국 자기 돈으로 차를 고친 이 차주는 최근 리콜 얘기가 나오자 수리비 환불을 받을 수 있는지 센터에 문의했다. 그러나 본사에서 나온 지침이 없어 오는 20일 이후 리콜을 할 때 공식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전조증상 나타나면 즉시 운행 중단해야

BMW 측은 냉각수 누수 등과 같은 전조증상이 발생하면 운전자는 속도를 줄이고 안전한 장소에 차량을 주차해야 한다고 대응책을 제시했다.

그러나 자동차 전문가들은 BMW가 내놓은 대처법이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 방법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출력 저하나 타는 냄새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차량에서 화재가 시작됐다는 뜻”이라며 “BMW 측도 마땅한 대책이 없어 보이는데, 차라리 요즘 같은 폭염에는 차량 운행을 자제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도 “냉각수 누수가 생기면 바로 화재나 시동 꺼짐, 출력 저하 등로 이어지기 때문에 전문가들도 전조증상을 쉽게 파악할 수 없다”며 “출력 저하가 발생하면 가속페달을 더 밟지 말고 최대한 저속으로 차량을 갓길에 옮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BMW는 현재 전국 61개 서비스센터에서 긴급안전진단을 실시하고 EGR 쿨러 교체, 파이프 청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은 “5일까지 3만1000여대에 대한 진단을 마쳤고 1만5000여대가 남았다”며 “목표로 했던 8월 중순까지 진단을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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