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과 홍수가 거듭되면서 채솟값이 오르는 등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대비 2.2% 상승하고 '장바구니 물가'로 불리는 생활물가는 3.1% 뛰며 2012년 1월(3.1%) 이후 5년 6개월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사진=뉴시스)
가뭄과 홍수가 거듭되면서 채솟값이 오르는 등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대비 2.2% 상승하고 '장바구니 물가'로 불리는 생활물가는 3.1% 뛰며 2012년 1월(3.1%) 이후 5년 6개월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사진=뉴시스)

[뉴시안=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물가 상승의 원인은 크게 수요측 요인과 공급측 요인으로 구분된다. 전자의 경우 수요 확대에 따른 수요견인(demand-pull) 인플레이션을 의미하고, 후자의 경우 공급 측면인 원자재, 고용비용 등 생산비용 상승에 따른 비용인상(cost-push) 인플레이션을 뜻한다.

최근 국내 물가 상승은 경제 회복세에 따른 수요 회복으로 인한 요인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공급측 물가 상승 요인이 상존하는 것으로 판단되는데, 특히 향후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고용비용 증가 등 공급측 인플레이션 유발 요인들로 인해 물가 불안이 예상된다.

비자 물가, 최근 1%대 중반 수준으로 회복

최근 소비자물가는 상승 추세를 보이다 최근 상승세가 둔화되는 모습이며, 생산자물가는 상품물가를 중심으로 상승세로 전환하고 있다. 2017년 하반기 이후 급격한 하락 추세를 지속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최근 회복세를 보이다가 최근 상승세가 소폭 둔화되는 모습이다.

생활물가 상승률은 2016년 하반기부터 가파르게 상승하며 소비자물가 상승을 주도했으나, 이후 급격히 하락하며 2018년 초 0.8%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1%대 중반 수준으로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4년 하반기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던 생산자물가는 2016년 말 상승세로 전환되었으나, 2017년 상반기 이후 다시 하락 추세를 보이며 1%대 초반 수준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2018년 이후에는 2%대 중반 수준까지 회복하여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최근 상품물가의 가파른 상승 추세를 바탕으로 생산자물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비용인상 인플레이션 가능성 점검해야

(국제원자재가격) 2014년에서 2016년까지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한 반면, 2016년 이후 반등하는 모습이다.

국제유가는 2010년 초반 배럴당 100달러 수준에서 2016년 1월 26.9달러로 하락한 이후 상승세로 전환하여 2018년 8월 현재 72.1달러 수준이고 국제식량가격은 2016년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다가 최근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원화기준 수입물가는 2016년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특히 수입 비중이 높은 광산품의 경우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향후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내 수입물가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고용비용) 사업체의 노동비용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직접노동비용은 근로자의 임금 수준에 크게 영향을 받으며, 최근 노동비용 증가폭이 확대되는 추세다. 2012년 이후 하락 추세이던 임금 총액 증가율은 2014년 이후 상승 추세로 전환되었고, 2018년에 큰 폭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8년에는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 등으로 사업체의 노동비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숙박 및 음식점업, 도·소매업 등 일부 서비스업과 농림어업이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비용) 2017년 이후 미국 연준과 한국은행은 경기기 개선세를 반영하여 기준금리를 인상하였다. 이에 따라 가계와 기업의 신규대출 금리가 상승하는 모습이다.

가계의 예금은행 기준 신규대출 금리는 2016년 8월 2.95%를 기록한 이후에 꾸준히 상승하여 2018년 6월 기준 3.72%를 기록하였고, 기업의 신규대출 금리도 소폭 상승했다.

현재 국내 경제상황은 풍부한 유동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향후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가 상승할 때 단기적으로 자영업자와 기업의 금융비용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임대비용) 2017년 하반기 이후 상업용 지가상승률이 높아지고 있어 상업용부동산의 임대료도 상승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2017년 하반기 이후 국내 지가상승률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특히 상업용의 지가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한편 상업용 임대가격도 2017년 상반기 이후 중대형상가와 집합상가를 중심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상업용 지가 상승이 임차료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폭염) 폭염일수가 길었던 경우 신선식품 물가 상승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최근 지속된 폭염의 영향으로 채소 등 신선식품 물가 상승이 예상된다. 1991~2017년간 7~8월중 폭염일수가 평균(4.3일)보다 길었던 해의 신선식품 물가 상승률은 8.0%로 크게 높았던 반면, 폭염일수가 평균보다 짧았던 해에는 3.4%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특히 날씨에 크게 민감한 채소류의 경우 폭염일수에 큰 영향을 받았다. 한편 2018년 7월 전국 평균 기준 폭염일수는 15.5일로 7월 폭염일수가 가장 높았던 1994년 18.3일에 이어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8월 중순까지 폭염이 지속된다면 7~8월 기준 합계 폭염일수가 1994년(28.7일)을 넘어 역대 최대 수준도 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최근 지속된 폭염의 영향으로 향후 물가 상승 압력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관리 체계 강화가 충격 예방 관건 

향후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 노동비용 상승분이 물가에 반영되고, 금융비용과 부동산임차료 증가 가능성, 그리고 최근 폭염의 영향 등을 고려할 때 공급측 요인으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첫째, 비용상승형 인플레이션의 충격이 국내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물가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둘째, 생활물가 안정을 통해 가계의 실질 구매력 약화를 방지하고 가계소득 확대를 바탕으로 가계 소비여력을 확보하여 서민 경제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

셋째, 향후 국제식량가격 상승과 폭염의 영향이 국내 식탁물가 급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수급 조절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넷째, 민족 대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제수용품 등 설 성수품에 대한 물가 안정 노력을 통해 서민들의 물가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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