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현지시간),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 사장이 미국 뉴욕시 콘레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바일 사업의 비전과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지난 10일(현지시간),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 사장이 미국 뉴욕시 콘레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바일 사업의 비전과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

[뉴시안=이태훈 기자] 삼성전자가 폴더블(foldable·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 '세계 최초 타이틀' 선점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고동진 삼성전자 IT·Mobile(IM)부문장 사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뉴욕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강조했다. 첨단 기술 주도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를 공고히 하기 위한 전략이다.

고 사장은 "폴더블 스마트폰에 대해서는 '최초'를 뺏기고 싶지 않다"며 "진짜 소비자들이 좋아하고 받아들이는 혁신을 통해 시장에 내놨을 때 제대로 만들었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당초 폴더블폰 시장의 '세계 최초 타이틀'보다는 제품의 완성도를 높인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내구성 문제 등 기술적 보완을 통해 소모적인 세계 최초 경쟁보다는 완성도 높은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이 삼성의 입장 변화에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완성도와 최초 타이틀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아야 

올 상반기 출시한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 S9이 기대이하의 판매량을 보였다. 삼성전자 IM부문의 2분기 실적은 매출24조원, 영업이익 2조 6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 34% 감소했다. 이번달 24일 출시를 앞둔 갤럭시 노트9도 1200만대 수준으로 출하량을 정했지만 침체된 스마트폰 시장에 불씨를 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어 중국 화웨이의 급격한 성장도 삼성의 입장 변화를 이끌었다. 

화웨이는 자국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와 협력해 올해 11월 '폴더블폰'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애플의 양강 구도를 재편한 화웨이가 '폴더블폰'까지 선점할 경우 침체된 스마트폰 시장 내에서 삼성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의 입장 선회 배경에는 폴더블폰이 갖는 '세계 최초 타이틀'이라는 '혁신' 이미지를 선점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폴더블폰은 성장이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을 변화시킬 대표적인 제품으로 꼽히고 있다. 

화웨이도 이 같은 이유로 폴더블폰 세계 최초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수량은 2~3만대로 실제 양산보다는 이벤트성 출시에 가까울 것으로 보인다. 공개 시점은 11월로 예정되어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드웨어 혁신이라는 관점에서 폴더블폰 세계 최초 개발이 가지는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해야하는 삼성전자의 입장에서 완성도와 최초 타이틀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싶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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