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발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전 세계 전기차 비중국산 배터리 출하량 순위에서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이 10위권 안에 자리잡았다. (사진=뉴시스)

[뉴시안=송범선 기자] 국내 배터리 출하량이 괄목할 만한 상황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1~6월) 전 세계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출하량 순위에서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빅3' 업체 세 곳이 모두 10위권에 포진했다. 그러나 이같은 국내 배터리 업체의 약진은 중국을 제외했을 때 가능한 것이다. 통계는 비중국산 배터리 출하량에 관한 자료를 집계해 순위권 안에 한국과 일본, 미국만이 이름을 올렸다.

14일 시장조사전문기관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을 제외한 순위에서 LG화학은 올해 상반기 1984.4 MWh(메가와트시)를 출하해 2위를 차지했다. 삼성SDI는 957.0 MWh로 4위, SK이노베이션은 109.8MWh로 7위를 차지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전년 동기 같은 순위를 유지했고 삼성 SDI는 한 계단 하락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빅3 업체의 성장세는 각 회사들이 탑재하고 있는 모델들의 판매 호조가 주 요인이다. LG화학은 주로 GM(제네럴모터스)의 볼트,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전기차 같은 배터리 전기차 모델 판매가 상승했고 삼성 SDI는 폭스바겐의 e-골프, BMW의 530e, 포르쉐 파나메라 등 BEV와 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가 출하량을 이끌었다.

SK이노베이션의 성장세는 기아자동차 쏘울 BEV와 니로 PHEV, 현대차의 아이오닉 PHEV의 판매 증가가 주 요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2위를 차지한 LG화학은 지난해 대비 36.4% 성장해 올해 상반기 점유율 20.8%를 달성했다. 삼성 SDI 역시 36.1% 성장해 10.0% 점유율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톱10을 차지한 업체 중 유일하게 124.7%로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점유율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 1.2%에서 1.9%로 0.7%포인트 상승했다.

배터리 시장에서 가장 강자는 일본이다. 일본의 파나소닉은 5568.7 MWh를 출하해 1위를 지켰다. 점유율은 절반 가까운 42.8%에 달했다.

중국이 반영되면 순위 떨어져

현재 중국 업체를 제외하면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우리 업체들은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중국을 포함하면 전기차 배터리 시장 판도가 달라진다. 올해 상반기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출하량 순위에서 중국의 CATL은 5713.6 MWh로 1위를 차지한 파나소닉을 바짝 추격했다.

CATL을 비롯한 중국 업체들은 엄청난 기세로 파나소닉을 맹추격하고 있다. CATL은 전년 대비 성장률이 324.4%에 달했다. 지난해 8.3%에 불과했던 점유율도 19.1%로 두 배가 넘었다. 올해 상반기 점유율 19.9%를 차지한 파나소닉과 큰 차이가 없다. 3위를 차지한 중국의 BYD(비야디) 역시 124.6% 성장한 3270.9 MWh 출하했다.

출하량 순위에 중국을 포함하자 LG화학은 2위에서 4위로 두 계단 떨어졌고 삼성SDI 역시 4위에서 6위로 떨어졌다. SK이노베이션은 톱10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중국 시장에 재진입하는 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린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는 중장기적으로 한국의 LG화학, 삼성SDI는 물론 SK이노베이션도 지배력이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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